기아 포수 김상훈(25)은 아무래도 ‘홀짝 게임’에 재주가 없는 듯하다. 홀짝 게임에서 정답을 맞힐 확률은 무조건 50%다. 그러나 김상훈은 4번 연속 홀짝을 바꾸어 말했고 5번째도 맞힌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또 다시 틀릴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김상훈의 홀짝 게임은 바로 ‘드림팀’ 선발이다. 지난 해 대만 월드컵까지 4차례의 드림팀 선발에서 김상훈은 드림팀 Ⅱ와 Ⅳ에 뽑혔다. 드림팀 Ⅱ는 아시아 선수권(1999년)이었고 Ⅳ는 야구 월드컵(2001년)이었다. 그러나 모두 병역 면제 혜택과 무관한 대회라 군미필자인 김상훈에게는 ‘실속’이 없었다.
반면 김상훈이 안 뽑힌 드림팀 Ⅰ과 Ⅲ는 모두 병역 혜택이 주어지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참가했다. 태국 방콕 아시안게임(1998년)에 나선 드림팀 Ⅰ은 금메달을 땄고 호주 시드니 올림픽(2000년)에 참가한 드림팀 Ⅲ는 동메달을 획득, 병역 미필자들은 모두 면제라는 특전을 받았다.
우승할 경우 병역 면제 혜택이 있는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드림팀 Ⅴ 명단이 지난 26일 발표되자 김상훈에게는 다행과 불행이 겹쳤다. 다행인 것은 일단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고 불행은 최종 확정된 명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표팀 주전 포수가 유력한 삼성 진갑용이 1차 도핑 테스트에서 위험 수치가 나오는 바람에 2명만 뽑으려던 포수를 일단 3명 선발한 것이다. 재검 결과에 따라 포수 한 명은 결국 탈락하게 된다. 홍성흔(두산)과 김상훈 중 탈락자가 나온다면 김상훈일 공산이 크다.
결국 김상훈의 드림팀 합류 여부는 진갑용의 재검진 결과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갑용은 드림팀 Ⅰ선발 때도 막차로 대표팀에 선발됐고 당시 피해자 역시 고려대 후배인 김상훈이었다. 한편 최종 엔트리 제출 마감일은 오는 2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