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전날 문준용 특혜 관련 "대외비 문서 입수 경위 밝혀야" 주장
문준용 "곽상도 의원이 이미 언론에 유출한 것"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에게 대외비 문서 입수 의혹을 제기하자, 준용씨가 "곽상도 의원이 이미 언론에 유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배 의원은 28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의 심사 관련 대외비 문서를 입수해 보았다고 한 것과 관련, 청와대의 직접 해명을 요구한 바 있다. 준용씨가 문예위 지원사업에 선정된 걸 두고 공정성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배 의원은 준용씨가 대면 면접 과정을 거쳐 6900만 원의 지원금을 수령한 것에 대해 "아무런 압박 없이 심사가 공정했을지 국민들은 의아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준용씨는 지난 2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곽상도 의원과 배 최고위원이 2차 면접에서 "문준용입니다"라고 밝힌 것이 특혜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는 질문에 "녹취록을 보니 면접 심사 당시 사무처 직원이 '참석자 소개 및 지원 신청한 사업 설명 부탁드린다'고 먼저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이를 두고도 "당당히 녹취록을 봤다는 것으로도 대단한 특혜"라며 "정부 대외비 문서인 심사 관련 녹취록의 정체와 입수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 연합뉴스
이에 준용씨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건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이미 언론에 유출한 것이다. 대외비인데도"라며 "여기서 녹취록이란 회의록을 말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곽상도 의원이 회의록과 심사 채점표 등을 입수, 대외비임에도 중앙일보와 월간조선에 유출했다"며 "월간조선은 회의록 스캔본을 공개했고 제가 본 것은 이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준용씨가 언급한 월간 조선 기사는 지난 23일자로, 면접 회의록 일부 스캔본이 곽상도 의원실 제공으로 본문에 포함돼있다.
준용씨는 "경향(신문) 인터뷰 기사를 보면, 제가 본 녹취록이라며 월간조선 스캔본이 그대로 발췌돼있고, 출처는 곽 의원 유출본임이 명기돼있다"고 전했다.
준용 씨 페이스북 캡처
준용씨는 "배 의원은 왜 이런 헛발질을 할까"라며 "자기 팀이 판 함정에 스스로 걸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곽상도 의원이 제가 면접에서 이름을 말해 심사위원들을 떨게 했는데, 굳이 이름을 말할 이유가 없었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면서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를 다루는 월간조선 기사 자체에 그 이유가 드러나는데, 스캔본 회의록에는 '참석자 소개 및 지원 선정한 사업 설명 부탁드립니다'라고 진행자가 먼저 요구한 것이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곽 의원이 자기 주장에 허점이 있으니 일부 매체에만 흘렸다고 의심한다"며 "그런데 하필 월간조선은 스캔본까지 노출해 버렸고, 배 의원은 그걸 보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지난 23일 본인 페이스북에 공유한 중앙일보 단독 기사. 배현진 페이스북 캡처
배 최고위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청와대와 문준용씨는 누가 어떻게 이 문서를 전달해주었는지 밝혀야 한다"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녹취록이 아닌 회의록을 요구한 의원실은 4곳. 국민의힘 배현진·김승수·이용 의원실과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누가 봐도 저 김의겸이 문준용씨에게 문서를 전달한 것처럼 말했다"며 "문예위에 해당 자료를 요청해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자료를 준용씨에게 전달하거나 어디에도 보낸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곽상도 의원을 향해서도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자료 제출 요구 권한은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자 하는 거지 대외비까지 함부로 유출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회의원의 권한을 이런 식으로 행사해도 되는 거냐"고 반문했다.
또 배 최고위원에게도 "언론인 출신으로서 사실관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분이라 믿는다. 실수라 믿는다"며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