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세의 도인
지리한 인생길 닮은 골목 휘돌아 큰길로 나서다
대낮도 밤 같은 길에서 사람 보다 많은 풍선을 만났다
죽은 거라 믿고 착각 아닌 착각 속에 빠졌다 싶으면
영락없이 벌떡 일어나 춤을 추고 있었다
바람 한 점 없는 거리를 누비는 집시의 몸부림인 양
가슴 마다 지번 없는 명패를 달고 무의식의 세계를 잠식한다
날마다 축제라고 우기니 딱히 따질 것도 없었다
면면이 다양한 인종이다 심상을 주억거리지 말고
오다가다 만난 인연도 소중히 하란 말,
죽음 앞에 선 꽃불처럼 선연한 그늘 아래
하루살이 태양이 목련 안대를 하고 건덜건덜거린다
월차를 보낸 긴밤 파수꾼에게 등불을 전하러 가나 보다
문득 그 집 앞에 서면 낯설기의 심연에 빠져들 것만 같아
잘 달리는 말의 갈피를 붙잡을까 말까 고민했었다
난데없이 댕기머리가 걸어와 구두발로 풍선을 걷어찼다
째지는 비명소리와 함께 풍선이 숨을 거두었다
사각틀에 매인 마네킹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웅성거렸다
하지만 단 한명도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탁하니 억하더라는 뜻만 표정으로 주고 받았다
첫댓글 마네킹은 눈물을 흘리지 않죠 정말 적절한 비유입니다 인상적인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마네킹과 풍선과 도인.
행간을 잘 파고들어야 이해할 수 있는 시입니다.
감상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즐거운 월요일 보내세요^^
꽃이
휘들어지게 핀 사월
꽃 같은 마음으로 나비 같은 사랑으로
몸도 마음도 가정도
꽃처럼 행복한 봄이 되세요
울님
울 카페와
화사한 글을 주시고
공감의 세계로
세세히 정을 나누며
꽃 같은
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