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은 약 61년 전이다.
나는 그 해에 태어났다.
그 해에 서울의 어느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당시 대학생들은 우리사회 최상층의 엘리트였다.
약 1천 명의 학생에게 물어보았다.
"35년 후인 1999년에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얼마나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300달러 안팎이 28%로 1위를 차지했다.
나머지 72%는 그 만큼에도 마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전쟁 이후 조국의 현실은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뉴 밀레니엄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전 세계가 부푼 꿈으로 들썩였던 1999년 세모.
그 당시 우리의 국민소득은 28%의 대학생들이 1위로 꼽았던 기대치의 거의 30배에 달하는 8,595 달러를 기록했다.
35년 전인 1964년도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놀라운 수준이었다.
내가 태어났던 그 무렵.
어느 신문사의 유명 칼럼니스트는 이렇게 썼다.
"상상해 보라. 대한민국 가가호호에 전화기가 한 대씩 있다면 세상살이가 얼마나 편해지겠는가?"
지금은 한 집에 전화기 한 대씩이 아니라 온 국민이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시대다.
작금의 휴대폰은 과거의 최신식 데스크탑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빠른 디지털 디바이스가 됐다.
그랬다.
국민도, 학자도, 언론인과 정치인도 미래를 예측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변화가 더뎠던 과거에도 그랬는데 격변과 혁신의 시대엔 두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저 열린 마음으로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세상이다.
세상은 절대로 우리가 예측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러므로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이젠 선택이 아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6,000달러를 뛰어 넘었다.
이미 일본도 따돌렸다.
인구 5천만 명 이상의 국가들 중 우리보다 소득이 더 높은 나라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태리 밖에 없다.
어느새 한국이 여섯번째다.
자랑스럽다.
변화를 적극 수용하며 자기 진부화에 힘쓰자.
그 길밖에 없다.
파이팅이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