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기온이 30도를 크게 웃도는 무더위로 전력수요량이 급증하면서 기존 전기시설 용량이 수요량을 이기지 못하거나 시설 노후화로 정전사태가 우려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제조업체에서 에어컨 등 냉방기 가동으로 과부하가 자주 걸리고 있으나 수전설비 점검과 변압기 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전에 따른 생산량 감소와 2차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
1일 한국전력과 전기안전공사 전남지사에 따르면 10년전 지어진 광주와 전남지역 대부분의 아파트들의 변압기 용량은 350∼800kVA에 불과해 에어컨과 대형 냉장고 등 여름철 냉방기가 일반화된 최근 전력 사용량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
최근 지어진 아파트 변압기는 2000∼3000kVA 용량을 갖추고 있다. 99년 지어져 382세대가 입주한 광주시 서구 풍암동 모 아파트의 경우 변압기 3대로 1600kVA를 확보, 전세대가 동시에 에어컨을 사용한다해도 최고 1000을 넘기지 않지만 같은 세대규모로 91년 지어진 광주시 북구 오치동 모 아파트의 변압기 용량은 절반수준인 950kVA에 그쳐 과부하에 걸릴 위험이 높다. 또 상당수 제조업체와 고층 건물들이 전기설비가 노후화된 채 방치하거나 사용량에 따른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여름철이면 잦은 정전사태를 빚고 있다.
실제 지난달 31일 오전 10시께 광주시 북구 중흥동 모 건물 옥내 전기설비 고장으로 인근 50여 수용가가 3분여동안 정전되는 사태를 빚었으며, 지난달 29일에는 광주시 동구 모 극장 구내 전기설비 노후화로 13분동안 정전돼 고객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변압기 교체비용이 제품에 따라 1천만∼수억원대로 고가인데다 공사시 장시간 정전해야 하는 불편함이 수반되기 때문에 건물주들이 쉽게 전기설비를 교체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자가설비시설에 대해 3년마다 정기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단순히 정전 등 사고예방을 위한 지도에 그칠 뿐”이라며 “노후화되거나 문제가 발생할 때는 교체 등을 권고하고 있으나 건물주들이 비용 등의 문제로 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