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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에서 만난 덤과 웃음 그리고 덕담 | ||||||||||||||||||||||||||||||||||||||||||||||||
정월대보름 장을 왁자지껄한 재래시장에서 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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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에 가면 왠지 마음이 편안하다. 고향에 온 느낌처럼 정겨운 맛과 멋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오후, 아내와 함께 보름날 먹을 부럼과 오곡밥 재료를 사기위해 충남 연기군 조치원의 재래시장을 찾았다. 그 전날 마트에서 대충 시장을 보았으나 보름을 하루 앞둔 오늘 만큼은 왠지 재래시장에 들려 할머니들이 직접 따서 말리고 다듬어 내다 파는 물건들을 사고 싶었다. 어쩌면 대보름 장의 정겨운 모습을 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조치원의 재래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길게 늘어선 좌판들이 눈길을 끈다. 평소보다 더 많은 노점상들이 양쪽으로 펼쳐져 있어 지나는 이들의 발목을 붙잡는다.
“이거 내가 직접 산에서 뜯어다 말려서 가져온 거여, 많이 줄게 사셔, 얼마나 드릴까?” “오곡밥 재료 안 사요? 나물도 있고 부럼도 있어요.”
할머니, 아주머니들의 구성진 목소리가 시장 안에 활기를 가져오고 가격을 묻는 사람들과 흥정이 오고갈 때면 값이 깎아지기보다는 덤이라는 정이 훈훈한 웃음을 자아낸다.
좌판을 열고 있는 한 할머니께 콩과 조, 쌀이 섞인 오곡밥 재료를 한 사발 달라고 하자 검은 비닐봉지에 쏟아 넣더니 이것 저것 덤으로 자꾸만 더 넣어주신다. 다양한 콩들이 조금씩 덜어져 검은 비닐봉지에 담겨져 내게로 온다.
“아니, 할머니 이렇게 많이 주시면 장사 하나마나 하잖아요. 도대체 뭐가 남아요?” “아 많이 남아야 맛인가. 이렇게 덤도 주며 사고 팔고 하는 재미가 있어야지.” “그래도 추운 날 이렇게 하루 종일 앉아서 있어야 하는데 많이 남아야죠.” “내가 직접 산으로 들로 다니며 농사짓고 따서 말린 거라 손해는 아니니께 걱정 말고 많이나 사요.”
“할머니, 장사는 잘 돼요?” “워디, 사람들이 점점 발길을 끊은께 힘들지.” “요즘은 사람들이 편한 맛에 큰 가게로 가는데 재래시장이 값도 싸고 덤도 많이 주고 인심이 좋은데 왜들 그 맛을 모르는지 몰러.”
사실이 그렇다. 나부터도 아내와 함께 시장을 볼 때면 주차장의 불편 때문에 대형 마트를 선호한다. 가끔씩 재래시장에 들르곤 하는데 마음과 달리 평소에 잘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우선 주차공간의 부족이다. 시장에서 먼 거리에 차를 세우고 재래시장에 들려 물건을 사면 차가 있는 곳까지 무거운 물건을 들고 한참을 걸어서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마트로 향하게 한다.
재래시장하면 사람들에게 고향처럼 정겨운 추억이 있는 곳이다. 순대국밥, 소머리국밥,칼국수 등 다양하고 푸짐한 먹거리 골목이 있고, 농민들이 직접 가꾼 과일과 채소를 파는 곳으로 후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런 재래시장의 특징을 잘 살려 활성화 시키면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이곳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나마 지금은 지역경제 활성화다 재래시장 살리기 운동이다 해서 각 지자체에서 지원도 하고 정비도 하여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재래시장이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정겨운 이웃을 만나고 흥겨운 흥정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 이곳 재래시장에서 덤과 웃음과 행복을 듬뿍 담아 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재래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정월 대보름이나 설 명절, 추석명절의 재래시장 풍경은 언제 보아도 즐겁고 인상적이다. 이번 정월대보름 장은 재래시장에서 보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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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2월 09일 20:16: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