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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악산은 경기 오악(감악, 관악, 송악, 운악, 화악) 중 한 산이다. 이들 오악 중 개성의 송악은 가볼 수 없는 곳이고, 관악은 서울과 경기의 경계선상에 솟아 있는 도시공원 같은 산이다. 나머지 삼악 중 운악은 서울에서 비교적 가깝고 또 교통편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많은 산꾼들이 즐겨 찾는다. 60~7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의 산꾼들은 도봉 북한을 근교의 산으로, 그리고 운악산은 원정 개념으로 생각했었다.
운악산 종숙 누님댁
산마을
운악산 산행은 현등사로 오르는 길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즉 현등사 입구 가평군 하면 하판리가 운악산 산행의 나들목이라는 뜻이겠다. 이곳에는 옛 모습 그대로 상가가 형성되어 있고 20여 업소가 영업하고 있다. 이들 여러 업소 중 ‘운악산마을펜션’, ‘운악두부골(031-585-6172)’이란 간판이 걸린 집이 단연 눈에 띈다. 실제로 운악산을 잘 아는 산꾼이나 산악회에서는 이 집만을 고집하며 단골로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러 차례 이 집을 들러 많은 시간 머물면서 알게 된 것은 음식맛이 끝내준다는 것이다. 음식점으로서 기본이 튼튼하다는 것이 많은 단골을 확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란다. 이 마을의 대부분 업소가 두부를 주재료로 하고 있는데, ‘산마을’에서는 ‘이모’로 호칭되는 70대 할머니가 그 오랜 손맛을 발휘, 식당 입구에서 직접 두부를 만드신다.
- 집주인이자 주방장 역할까지 맡고 있는 상냥한 미모의 여인, 박종숙님이 이 두부로 조리해내고 식탁 서빙까지 해주고 있다. 단골 산꾼들은 이 여인을 보고 ‘종숙 누님’이라고 부르며 누님이 바쁠 때면 직접 주방까지 뛰어 들어가 도우기도 한다니 ‘산마을’의 편안함과 인정은 알만했다. 원점회귀형태의 산꾼들은 산행에 앞서 필요치 않은 장비를 이곳에 맡겨 두기도 하고, 회귀 때는 먼저 내려온 대원들이 미리 진을 치고는 하산주 한 잔 먼저 걸친다.
묵은지손두부 7,000원, 생굴도토리전·산나물도토리무침 각 10,000원. 가평잣막걸리 3,000원. 동동주 5,000원. -
- 산천의구하니 맛도 따라 가는구나
가평 하판리쪽과 포천 화현리쪽의 먹거리집들 -
- 47번 국도상 화현리 명업소
장수촌
운악산은 가평군과 포천시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그런데 운악산 산행 나들목으로는 가평의 현등사쪽만 생각하기 쉽고, 실제로 또 그렇게 오르내리고 있다. 그렇지만 골수 산꾼들은 회귀형 산행을 하지 않고 등산과 하산 코스를 달리 하는데, 운악산 한쪽 자락이 포천시 화현면 화현리쪽이다. 이 47번 국도쪽에는 골프장이 여럿 있고, 스키장 베어스타운도 있다. 그만큼 국도변에는 음식점들도 많이 들어서 있는 편이다.
운악산 서북자락에는 배상면주가와 운악승마장이 있고, 이곳을 들르는 사람들이 많아 한동안 주변 식당들이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지만, 지금은 확 트인 우회도로가 개통되어 47번 국도의 옛 도로변 식당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화현2리의 ‘장수촌(031-533-9207)’은 꾸준히 영업할 수 있다고 하니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겠다. 운악승마장을 이용하는 승마인들의 단골집이자 연예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집의 동갑내기 주인 김두천(49)-이종순(49)씨 내외는 장수촌의 세 가지 인기 메뉴가 효자노릇을 해준 결과일 것이라며 즐거워했다.
좌석수 100석. 승용차 20대 동시 주차 가능. 순두부보리밥 5,000원. 생선구이쌈밥 6,000원. 생선구이 청국장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