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벌써 시리즈 20차 입니다.
올리면서 하나씩 앍어 보면서 한번쯤은 생각합니다.
갱의실과 경의실
흔히 옷을 갈아입는 곳을 가리켜 ‘탈의실’ 또는 ‘갱의실’이라고 하는데, ‘갱의실’의 표준어는 ‘경의실’입니다. ‘갱의실(更衣室)’의 ‘갱(更)’과 ‘경의실(更衣室)’의 ‘경(更)’은 동자이음어로 한자의 모양은 같지만 뜻이 다릅니다. ‘갱’은 ‘다시’를 뜻하고, ‘경’은 ‘고친다’를 뜻합니다. 참고로 국립국어원에서는 ‘경의실’을 대신해 ‘탈의실’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고난이도와 난이도
흔히 ‘어려움의 정도가 큰 것’을 가리켜 ‘고난이도’라고 하지 않나요? ‘고난이도 문제’, ‘고난이도 과제’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태반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뜻이라면 ‘고난이도’가 아니라 ‘고난도’라고 해야 합니다. 왜냐 하면 ‘난도’는 어려움의 정도를 가리키는 말로서 “난도가 높다.”와 같이 사용되지만, ‘난이도’는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를 가리키는 말로서 “난이도를 조정하다”와 같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거진반과 거지반
“거의 절반”이라는 뜻으로 ‘거진반(또는 거진)’이 옳을까요, ‘거지반(또는 거반)’이 옳을까요? 흔히 ‘거진반’이 옳은 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거지반’이 옳은 말입니다. ‘거지반’은 명사로 ‘거의 절반’을 뜻하며, 부사로 ‘거의 절반 가까이’를 뜻합니다. 그런데 ‘거지반(居之半)’이나 ‘거반(居半)’은 한자어이므로 “거지반(또는 거반) 했어.”라는 표현보다 “거의 다 했어.”라는 표현이 더 좋겠죠.
과부화와 과부하
흔히 “일을 너무 많이 맡은 상태”를 가리켜 ‘과부화가 걸렸다’라고 하는지요? 그런데 ‘과부화’는 ‘과부하’의 잘못된 표기입니다. ‘과부하’는 ‘과하다’의 어근인 ‘과(過)’에 ‘짐을 지거나 일을 맡김’의 의미를 갖는 ‘부하(負荷)’가 결합한 말로 ‘부하가 과하게 걸렸다’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과부화가 걸렸다’가 아니고 ‘과부하가 걸렸다’라고 해야겠지요.
개나리봇짐과 괴나리봇짐
흔히 “걸어서 먼 길을 떠날 때 보자기에 싸서 어깨에 메는 작은 짐”을 가리켜 ‘개나리봇짐’이라고 하지 않나요? 그런데 ‘개나리봇짐’은 ‘괴나리봇짐’의 잘못된 표기입니다. ‘괴나리봇짐’의 어원은 분명치 않지만, 끈을 늘어뜨려 메는 보따리 짐이라고 하여 ‘끈느리봇짐 > ?느리봇짐 > 긔느리봇짐’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개나리봇짐’은 잘못된 청각적 인지로 인해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간'과 오래간만
“어떤 일이 있은 날로부터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를 가리켜 ‘간만에’ 또는 ‘오래간만에’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를 간만에 만났다.” 또는 “친구를 오래간만에 만났다.”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흔히들 ‘간만에’를 ‘오래간만에’의 준말이라고 생각하는데, ‘간만에’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오래간만’의 준말은 ‘오래만’이라고 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다.” 또는 “친구를 오래간만에 만났다.”라고 해야겠지요.
어따 대고와 얻다 대고
자신에게 ‘삿대질’하는 사람에게 ‘어따 대고’라고 적어야 할까요, ‘얻다 대고’라고 적어야 할까요? 흔히 ‘어따 대고’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얻다 대고’라고 적어야 합니다. ‘얻다’는 “어디에다”의 준말이고 ‘대다’는 “어떤 것을 목표로 삼거나 향하다”라는 뜻의 동사인데 주로 ‘대고’의 형태로 사용됩니다. 반면에 ‘어따’는 “무엇이 몹시 심하거나 못마땅해서 빈정거릴 때 내는 소리”를 뜻하는 감탄사로 “어따, 잔소리 좀 그만해”처럼 사용합니다.
생떼와 생때같은
‘생떼같은(쌩때같은) 내 자식’이라는 문장에서 ‘생떼같은’이라고 적어야 할까요, ‘생때같은’이라고 적어야 할까요? 흔히 ‘생떼같은’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생때같은’이라고 적어야 합니다. ‘생때같다’는 “아무 탈 없이 멀쩡하다”라는 의미의 형용사인데 주로 ‘생때같은’의 형태로 사용됩니다. 반면에 ‘생떼’는 ‘억지로 쓰는 떼’라는 뜻의 명사이므로 ‘생때’는 잘못된 표기입니다. 앞으로 ‘생떼’와 ‘생때같은’을 구별하여 사용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