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7014 유리
제목 : 나는 주인공 이다
“레디, 액션!” 메가폰을 잡은 내 목소리가 들려온다. 감독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다. 우리가 모두 인생의 감독이자 주인공이다. 때론 영화 “봄날”처럼
변하는 사랑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거고, 영화 “추격자”처럼
쫓기고 쫓는 긴장 넘치는 스릴러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거다. 우리 인생의 줄거리는 과연 삼류일까? 흥행작일까?
대부분 영화의 목적은 관객의 공감이기에 나는 매일 관객의 공감을 얻기 위해 살아간다. 반복되는 아침이 지겹다. 눈을 뜨자마자 상쾌한 아침 바람을
맞이하고 싶지만 그건 바램일 뿐이다. 환승 버스를 놓칠까 봐 아침마다 긴장하는 내 모습이 마치 스릴러 영화의 주인공 같다. 스릴러를 다 찍고 나면
나는 곧바로 학교에 도착한다. 학교 선배와 연애 중인 나는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이다. 항상 티격태격 하지만 우리 둘의 대사가 관객의 재미와 공감을
동시에 얻는다. 코미디 영화는 볼 때는 재미있을지 몰라도 그 끝에는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의 연애도 그렇다. 함께 있을 때는 너무나도 즐겁지만
헤어지고 나면 더 오래 남고 싶은 아쉬움이 항상 남는다. 우리 영화의 로맨틱 코미디는 아직도 상영 중이다. 영화의 흐름으로 이즘 되면 명대사도
하나쯤 등장한다. 관객의 기억에 남을 만한 그런 명대사다. 집으로 향하는 버스 안 나는 이어폰을 끼고 생각에 잠겨 든다.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은
나는 매일 같은 꿈만 꾼다. 이러한 내 모습은 휴먼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다. 내 인생의 시나리오는 과연 관객의 공감을 얻었을까?
대답은 아직이다. 흥행 영화는
비록 영화 성적이 좋고 많은 공감을 얻지만, 자꾸 보다 보면 지겨워지길 마련이다. 이와 비교되는 독립영화들은 10번을 넘게 돌려봐도 지겹지 않고
여운이 오래 남는다. 우리는 모두 흥행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지만, 독립영화를 거쳐야 흥행도 따라오는 법이다. 영화는 끝났지만 내 시나리오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다음날 다시 들려올 “레디, 액션”을
위하여 잠시 메가폰을 내려놓는다. 난 내일을 위한 대본을 쓰다 곤히 잠이 든다.
첫댓글 역시, 유리 학생!
연애와 영화.
유리 학생의 최근 관심사이자, 가장 로맨틱한 소재를 이어서 글을 썼군요.
소재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도 잘 녹아있고..
글처럼 유리 학생도 멋진 인생 살길...
유리의 무대는 수많은 공감을 얻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대중을 의식하여 끼워맞춘 이야기가 아닌 그 어떤 시나리오 보다도 진솔함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잠시 메가폰을 내려놓는다."에서 여운이 울려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