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동네의 그리 크지않은 마트에 다녀왔다.
쌀을 사러간다는 말에 아들은 기꺼이 동행하며 나서준다.
들어다 주려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팔짱끼고 걷는다.
마트에 진열되어있는 물건들을 가리키며 아들은 한마디 한다.
" 여기가 바로 몇년전 우즈벡의 천국이에요 ! "
"야쿠르트 도 한줄사고 !, 과자는 유효기간 1년이 지났어도 먹었는데 뭘.
빵가루도 있어. 그땐 빵을 말려 가루를 내서 떨어진 것들 주워먹고 그랬는데.. "
" 그때를 생각하며 감사해야해요. 불평할거 전혀없어요 "
완전 어른처럼 말하네 ㅋㅋ
어렸을텐데도 기억이 나는가 보다.
물론 우즈벡도 지금은 다국적 기업의 슈퍼마켓들이 들어서서 물건도 많고 다양하고 충분하다.
그때는 물건도 부족했고 구하기 힘들었고 귀했다. 모든게...
우리 애들은 지금도 1회용 간식넣은 ziplock 봉투도 버리지않고 집에가져온다.
"혹시 엄마 필요할까봐서 가져왔어요 "
깨끗이 씻어 씽크대 앞에 널어놓은것을 보아왔으니까...
처음에는 라면봉투도 버리지 못하고 모아서 사용했었다. ㅎㅎ
(예전에 우리 엄마도 우리들 점심 도시락에 구운 김을 싸주실때 라면봉지에 넣어 주셨는데 ㅎ)
아들이 좋아하는 간식인 찹쌀떡(못찌)을 먹으며 얘기가 나온다.
초등학교 1학년때랑 학교에서 혼났던일,
벌서서 반성문(다음에 안하겠습니다 뭐 이런..) 썼던 얘기,
벌로 운동장 뛰고 오라한것이 오히려 신나게 뛰던일,
학교입학시험에 다른한국엄마들은 들어와서 도와주는데 엄마는 없고..
언어가 잘 안되어서 마음대로 표현하지 못해 속상하고 억울했던 일..
소라이모가 미술선생님 할때의 일.. 친구들 얘기..
마트에서 시작된 우즈벡의 천국 얘기는 저녁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다.
물론 나쁜 감정과 추억이 있을테지만, 좋은감정 좋은 추억들을 더 많이 기억하며
항상 감사하며 살았으면 하는마음이다.
첫댓글 어렸을때 한국에 잠깐 나오면 할머니가 마트에 데리고 가서 카트를 주며
"네 마음껏 고르고 싶은것 골라담아봐라~ " 하셨단다.
그때의 부요함과 행복감을 이렇게 표현한다.
"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