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8일 (목요일)
◈ 답사경로
상봉역
남춘천역(05:29-06:43)
춘천터미널
사창리터미널(07:00-07:55)
명월2리(08:14)
만산령(09:02)
청정아리풍차펜션(10:39)
신대교(12:18)
화천대교(13:40)
강변길(15:05)
살랑교(17:01)
꺼먹다리(17:48)
처녀고개(18:01)
풍산초교(18:56)
화천터미널
춘천역(19:30-20:07)
상봉역
◈ 답사거리
41.6km
◈ 답사시간
10시간 42분
◈ 후기
군부대 인원 감축 때문인지 전보다 썰렁한 사창리에서 택시를 타고 명월2리로 가서 의례 몰려드는 초파리들을 쫓으며 빗물이 줄줄 흐르는 가파른 시멘트 임도를 타고 만산령을 넘어 앞에 우뚝한 백적산을 바라보며 내려가니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온 주민과 이른 아침부터 배낭을 메고 숲에서 나온 남자가 버섯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돼지열병 철망 출입문마다 개인들의 번호 키 자물쇠로 굳게 막혀있는 현실에 개탄하며 부지런히 임도를 걸어가다 10여 명씩 모여서 예초기 작업을 벌이는 노인 분들을 몇번이나 지나 마치 심산유곡처럼 맑은 물이 철철 흘러 내려가는 계곡 따라 전에 백적산에서 내려와 보았던 펜션들을 지나쳐 비래바위 들머리를 보며 거점센터인 청정아리풍차펜션으로 내려간다.
굽이굽이 소리 내어 흐르는 구운천을 지나 신대교를 건너서 물보라를 일으키며 기세 좋게 나타난 파포천과 합류해 곳곳의 정자에 앉아 선선해진 바람을 맞으며 간식을 먹고 곳곳이 물에 잠겨있는 천변 시멘트 소로 따라 화천천과 만나 산천어 축제장을 지나서 화천대교로 내려가 근처의 편의점에서 찬 음료수와 컵라면으로 허기를 때운다.
예전의 아득했던 화천의 추억을 떠올리며 화천대교로 돌아와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는 상시노선과 숲으로다리를 이용하는 비상시 노선 갈림길에서 당연히 숲길을 선택해 북한강을 건너고 삼거리에서 너른 그늘 공터에 화장실까지 있는 쉼터에 홀렸는지 간동면 대리울로 이어지는 무인지경의 임도를 마냥 올라가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돌아오느라 어언 40분은 까먹고 만다.
관광 안내판이 서 있는 숲길 입구의 정자에 앉아 미련한 자신을 탓하며 편의점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 북한강을 바짝 끼고 밧줄 난간들이 쳐져 있는 호젓한 산길을 마냥 즐기며 걸어가다 갑자기 강물 앞에서 끊어져 버린 다리에 놀라서 주위를 살피고 바로 위의 출입 금지 경고판을 넘어 계속 이어질 샛길로 들어간다.
쉬지 않고 몸에 걸리는 굵은 거미줄들을 걷어가며 지계곡을 건너고는 사라진 발자국을 찾다가 강물로 들어갈 수는 없어 하나하나 나무들을 잡고 진흙에 발 계단들을 만들며 절벽 수준의 가파른 사면을 바짝 긴장해서 통과해 쉽게 나타나지 않던 능선에 기진맥진해 올라서서야 그간 축적된 짬밥의 힘을 느끼며 한시름을 놓는다.
나타났다 사라지는 인적을 살피며 민가로 떨어져 키를 넘는 성하의 잡초들을 뚫고 검은 그물망으로 가려있는 돼지열병 철망을 가까스로 넘어서 살랑교로 내려가 두 시간도 넘게 걸려서야 사라졌던 리본을 만나지만 또 강을 따라가다 돌아와 다리를 건너 비로소 화천대교에서 시작한 평화의길과 합류하니 거듭되는 실수에 진저리가 난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잘 정비된 강변 시멘트 산책로를 따라가다 종착지인 풍산교까지 앞으로 족히 10킬로 이상은 남았는데 시간은 한 시간 반 남짓밖에 없어 일단은 포기하고 전투전적비와 화천수력발전소와 꺼먹다리를 연달아 지나서 오른쪽으로 딴산을 바라보며 딴산유원지를 지난다.
시간이 많이 남아 풍산교를 지나 칠성신병교육대까지 가서 택시로 돌아올지 머리를 굴렸던 그 아둔함에 실소를 지으며 처녀고개를 넘어 풍산리로 들어가 지겨운 시멘트 소로를 진땀을 떨구며 마냥 속보로 걸어가다 대로로 나가 풍산초교 앞에서 욱신거리는 몸을 느끼며 1-2 킬로를 남기고 답사를 마친다.
선선한 강변 바람을 느끼며 18시 50분에 풍산리 종점에서 출발한 2번 군내버스를 홀로 타고 화천 시내버스 터미널로 나와 시외버스 터미널 화장실에서 흙과 낙엽으로 지저분한 옷을 갈아입고 금방 이어지는 동서울행 버스를 타고는 어둠에 잠긴 구불구불한 강변도로 따라 상시로 나타나는 차멀미를 참아가며 춘천역으로 나간다.
▲ 만산령
▲ 백적산
▲ 장승마을
▲ 당겨본 비래바위
▲ 청정아리풍차펜션
▲ 파포천
▲ 화천
▲ 산천어 축제장
▲ 화천대교
▲ 화천대교에서 바라본 매봉산과 용화산
▲ 매봉산
▲ 강변 길
▲ 끊어진 다리
▲ 살랑교
▲ 살랑교에서 바라본, 반대쪽 끊어진 다리와 우회한 강변
▲ 전투전적비
▲ 꺼먹다리
▲ 딴산
▲ 처녀고개
▲ 수리봉 (?)
첫댓글 산 길보다 바닥 독도가 더 어려운 게 팩트이며, 저도 숱하게 겪었지요..
물론 앱 사용하면 쉽지만 그건 또 재미없어서..
그냥 촉으로 가는 게 익숙해졌네요^^
강변 길이 끊어져서 고생 좀 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우기에는 운영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참 고생을 무자게 하네요. 저도 11월 부터는 나머지 경기 둘레길을 뛰어서 가보려 합니다
전무님 말씀처럼 걸을 수만 있으면 행복한 거라고...
남은 경기둘레길도 뛰어서 잘 끝내시고.
요즘 무지막지 다니시네요 ㅠㅠ
무지막지는 아니구요...
평평한 도로 걷는 것도 무더위에는 만만치 않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