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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 07
S#1. 특실 (아침)
오회장의 팔을 주무르고 있는 수아.
수아 : 아빠 ... 회사가 참 어려워요..신이사가 무슨 생각이 있긴 한 모양인데 ... 마냥 믿고 기다리자니 불안해요,
하지만 아빠가 믿으셨던 분이니까, 저도 믿어야겠죠?
문득 ... 오회장의 손가락에 경련이 인다.
오회장의 손가락을 쳐다보는 수아.
그러나, 다시 미동이 없는 손가락
수아 : (긴장해서) 아빠 .... 아빠!
오회장 : ....
수아 : 아빠, 제 말 들리세요? 제 말 들리시면 아까처럼 움직여보세요. 움직여보세요, 아빠!
화답이라도 하는 듯 오회장, 손끝을 가늘게 떤다.
기쁘고 놀라운 수아
수아 : 선생님! 선생님!
특실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수아, 막 들어서던 현태와 부딪치면
수아 : 아빠가 깨어나세요, 아빠가 움직였어요, 신이사님!
현태 : (내심 질겁) !!
수아, 그대로 뛰쳐나가면
잔뜩 긴장한 채 오회장의 곁으로 바짝 다가오는 현태
마치 현태를 알아보는 듯 두 눈을 부릅뜨는 오회장
슬쩍 주위를 살피더니 오회장의 얼굴에 달린 생명연장장치로 다가가는 현태의 손!!
네 놈이 그예 날 죽이려고? 노려보는 오회장의 눈동자
흠칫 놀라 멈추는 현태의 손, 이내 다시 스윽 생명 연장 장치로 다가가는데
수아와 함께 급하게 뛰어오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기척이 들려오자 재빨리 손을 거두는 현태.
오회장의 상태를 다급하게 체크하는 의사와 간호사.
그 옆에서 제발, 제발, 간절해지는 수아.
수아 : (의사에게) 깨어나시는 건가요?
의사 : (진찰을 마치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단순한 반사작용입니다.
수아 : (굳어지는) 반사작용이요?
의사 : 의식이 깨어난 상태의 움직임이 아닌 반사적인 움직임일 뿐입니다.
현태 : (표정 변화 없이) .......
수아 : (확신으로) 아니에요, 분명히 대답하셨어요,.제 눈으로 똑똑히 봤다구요. 선생님, 다시 한번만 진찰해보세요, 다시 한번만...
안타까운 눈으로 수아를 쳐다보고는 밖으로 나가는 의사와 간호사
절망적인 심정으로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 수아
수아를 힐끔 쳐다보고 서둘러 의사를 쫓아나가는 현태
S#2. 동 일각 병원 복도 (D)
의사와 간호사들 나오는데 뒤따라 나오는 현태.
현태 : 저, 선생님...
의사 : (돌아보면)
현태 : (다가와서) 깨어나실 확률은 전혀 없는 건가요?
의사 : 대개 의식이 깨어나는 경우는 두부 외상을 받고 나서도 대뇌 손상이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회장님께선...
현태 : ...
의사 : 신경과 전문의로써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안됐습니다만, 가망성.. 전혀 없습니다.
현태 : ...
현태에게 목례를 하고 돌아서 가버리는 의사.
살며시 미소가 번지는 현태.
S#3. 상해 (아침)
해 돋는 푸동의 아침.
외탄, 시내번화가 등 활기찬 출근길의 원경들 보여지다가
어느 시내길, 손님 싣고 달려가는 정현의 삼륜차.
정현, 더욱 유심히 사람들 살피며 간다.
S#4. 외탄 주차장 (D)
유란을 놓친 곳, 손님 기다리고 서있는 정현, 살피고
S#5. 상해 PC방 (D)
그 시선에서 상해 교민 사이트 뒤지는 정현.
S#6 SR전자 공장 (D)
순시중인 현태, 공장장과 연구진들 걸어가고, 음악 시작되면서
S#7. 신제품 개발실 (D)
붉게 “보안구역” 표식이 붙은 방.
상석에 앉아보고 듣고 있는 현태, 프로젝션 화면에 회로도등.
착착 슬라이드로 넘겨지면서 보고 있는 현태, 서서히 회심의 미소가 떠오르고
S#8. 상해 한국어 어학원 앞 (D)
한쪽에 정현의 삼륜차 세워져있다.
수업이 끝나고 수강생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나오는 춘복.
춘복을 가로막고 서는 정현.
놀라는 춘복.
노려보는 정현.
S#9. 황포강가 (D)
흐르는 강- 벤치 한 곳,
강을 내려다보며 고개 떨군 채 앉아있는 정현, 정현의 손에 유란의 사진이 쥐어져 있고,
그 곁에 앉아 진심으로 미안한 표정을 짓는 춘복.
춘복 :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렇게 기구한 사연이 있을 줄 정말 몰랐구만...
정현 : ...
춘복 : 내가 지금 소설을 읽은 것도 아니고.. 그래. 이제부턴 어떻게 할거야?
정현 : 어떻게든 찾아야죠. 이 하늘, 아래에만 있다면.
춘복 : 좋아 좋아. 찾아야지. 그런데... 그 여잘 찾아낼 때까지는 먹고자고는 해야 할 거 아냐?
정현 : ...
춘복 : 좋다! 내가 자네한테 죄지은 것도 있고 하니까 내 집으로 들어와. 방세는 아주 쥐꼬리만큼 받을테니까
정현 : (고개 돌려보면)
춘복 : 그리구 꼭 피를 나눈 형제만 형젠가? 그냥 날 형이라고 생각해.
정현 : ...
춘복 : (히죽 웃어보인다)
S#10. 춘복의 방 (D)
춘복이 정현을 데리고 들어온다.
방에서 뒹굴고 있던 팅팅이 보고 화들짝 놀라 숨으려는데-
춘복 : 팅팅 괜찮아. 이제 한집식구 됐어.
팅팅 : ... 정말?
춘복 : 나하고 일 같이 할거야. 다행히 지배인이 조선족 출신이라 조선족 사람을 채용해주거든? 말도 통해서 일하기도 좋고
또... 이 이춘복이 이래뵈도 부지배인인데 내 부탁 거절하겠어? ...
S#11. SR전자 회의실 (D)
임원회의 중-
민사장, 상석에 앉아있고
현태, 서전무, 수아 등 임원진들 둘러 앉아 있다
서전무 : 잠시 조정국면이던 주가가 어제, 오늘 다시 하향 곡선을 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그룹 전체의 재정을 우려해야 할 만큼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습니다.
본부장께서 이 국면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계신 듯한데 재무이사 이 상황을 정확히 보고해주세요.
수아 : (걱정스레 현태보는)
현태 : (묵묵히) ....
재무이사 : 네... 보고 드립니다. 작금 국내주식시장은 매우 불안정하고 예민해서 사소한 회사의 악재에도 주식이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양상입니다. 물론 저희 SR전자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그래서...
현태 : 결론만 얘기합시다, 이대로라면 회사가 휘청할 정도의 위기가 올 수 있다. 그런 뜻 아닌가요?
재무이사 : 그렇습니다.
현태 : 그러니 누군가가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그거죠?
재무이사 : ......
현태 : 전무님!
서전무 : (보면)
현태 : 제 말... 틀립니까?
서전무 : 나는 단지 회사가 어떤 처방안을 갖고 대처해야 할지를 얘기해 보자는 것 뿐일세
현태 : 처방... 처방이요. (옆의 전화기 버튼 누르고) 개발팀들 도착했나요?
비서 : (F) 네, 본부장님.
현태 : 들여보내요.
임원들 무슨 말인가 서로 쳐다들 보는데
문 열리고 들어와서는 개발팀장, 팀원들, 인사하고 작은 백하나 테이블위에 올려놓는다.
현태 : 보고하세요.
개발팀장 : 신기술 개발팀장 이창민입니다. (인사) 이 자리에서 임원님들을 모시고 신기술 개발에 대한 결과 보고를 드리게 되서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서전무 등 무슨 말인가 싶어 주목하는데
빽에서 신제품 샘플 꺼내드는 팀장.
개발팀장 : 새롭게 개발한 기술 솔루션을 응용한 신제품입니다. 지난번 핵심기술 유출사건 이후 저희는 모든 신기술과 신물질
등에 대해 세계특허를 득한 후 상품 출시를 하기로 원칙을 세웠습니다. 사실 기술 개발은 진작에 완료했습니다만
특허를 취득하기전까진 철저하게 보안 유지가 필요해 발표를 미뤄왔었던거구요. 이름하여 프로젝트 V-
이 신기술 개발은 이미 2년전에 당시 신현태 이사님의 지시로 추진하게 되었고 그 이후 개발 1년 8개월과
특허 취득기간 4개월, 정확히 2년만에 세상의 빛을보게 된것입니다. 이 상품! (들어보이고)
이것은 명실공히 세계 특허를 취득한 신기술을 적용한 신상품입니다.
전부들 놀라움으로 웅성이고, 몇몇은 성급히 박수를 쳐대는데
민사장 : 예상되는 시장점유율과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개발팀장 : 예, 사장님. 사실 이 제품의 폭발력은 저희도 예측하기 힘듭니다. 이전의 기술을 단순 업그레이드 시킨게 아니라
기술의 혁명이랄 수 있는 수준의 전혀 새로운 솔루션입니다. 그러면서도 제품 단가를 충분히 낮춰 출시해도 될만큼
생산비도 저렴합니다. 그런만큼 이 상품이 출시되면 기존의 상품들은 거의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지 않을까,
예상을 해 봅니다.
재무이사 : 그러니까 시장성에 대해선 자신 있다. 그런 말입니까?
개발팀장 : 이점에 대해선 겸손하게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예상되는 시장점유율은 최소 50%입니다.
말 떨어지기 무섭게 전부 일어나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서전무, 굳은 얼굴로 천천히 일어나 박수치는데
현태 : (서전무를 스윽 한번 쳐다보며) 중국에서 불길한 소식을 접했을 때 우리 모두 시장 잠식을 우려했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 시간에 우리는 또 하나의 차세대 기술이 완성단계에 있었습니다.
(박수, 환호) 여러분, SR전자의 신화는 계속됩니다.
수아, 감격한 듯 박수치며 현태를 본다.
현태, 담담히 앉아있고
민사장 :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본부장!!
서전무 : (끙- 암담해지는) ...
수아 : (환한 미소)
S#12. 홍보이사실
현태, 수아 들어온다.
수아 : (조금 들뜬 기분으로) 본부장님을 믿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까지 준비를 해놓으셨으리라고는 짐작도 못했어요.
현태 : ....
수아 : 정말 고마워요. 아빠가 아신다면 얼마나 좋아하시겠어요?
현태 : ...
수아 : 우리 근사한데 가서 저녁 먹어요. 오늘 저녁은 제가 살께요.
현태 : (미소 지어보이며) 영광이네요. 저녁식사초대를 다해주시고... 그런데 ...
수아 : (보면) ?
현태 : 홍보이사로써 해외사업본부장을 초대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오수아 개인이 저 신현태 개인을 초대하시는 겁니까?
수아 : (미소) .. 둘 다요
현태 : (미소) .. 전 후자 쪽이 더 좋은데 ...
수아 : ....
수아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고 방을 나가는 현태
그런 현태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는 수아의 모습에서
S#13. 홍보이사실 앞
밖으로 나와서 문을 닫는 현태, 언제 웃었냐는 듯 미소가 싹 가신 얼굴로 멈칫, 수아의 방을 쳐다 보다 비식 웃음을 짓는다.
이대로만 가면 오수아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는 건 식은 죽 먹기다
여유만만,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 현태
S#14. 서전무실의 집무실
복잡다단한 심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는 서전무, 고개를 한껏 제켜 천정을 쳐다보는데 들리는
노크소리-
서전무 : 예!
문 열리고 현태 들어온다.
서전무, 자세 고쳐 앉는데
현태, 천천히 서전무를 지나쳐 창가로 가서 밖을 보며
현태 : 이제 보니... 이방에서 밖을 보는 전망이 제방에서의 전망보다 훨씬 좋네요.
서전무 : (어금니를 꽉 깨문다.)
현태 : (서전무를 쳐다보며, 낮게 힘주어) 게임오버, 아닌가요?
서전무 : ....
현태 : 아직 남았습니까?
서전무 : ...
현태 : 일전에 전무님께 드렸던 제 호의를 ... 그때 받아드렸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습니다. (서전무를 스쳐지나가며)
유럽 쪽으로 나가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서전무 : (노려보는) ...
현태 : (문 쪽으로 가다, 돌아보며) 저보다 어린나이에 SR전자에 들어오셔서 한생을 바치신 분에 대한 최선의 배려입니다.
현태, 잔인한 미소 지어보이고 문 열고 나가면
현태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서전무,
그 두 사람이 한 프레임에 잡히면서
S#15. SR전자 엘리베이터 앞 (복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수아 (퇴근하는 차림으로)
땡, 소리나면서 엘리베이터 문 열리면 내리려는 동욱과 직원들
수아, 타려다가 동욱을 보자, 정현을 본 듯 움찔 놀란다.
동욱, 그런 수아의 모습에 가슴이 아프고 ...
수아, 얼른 작은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엘리베이터에 타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동욱, 닫히는 문 넘어 수아를 물끄러미 보는 그 모습에서 ...
S#16. SR전자 로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또각또각 걸어나오는 수아, 애써 무심하게 걷는 그 얼굴에서 ....
S#17. 호텔 레스토랑 (N)
아름다운 음악 흐르고 정장을 한 웨이터들이 정중히 서빙을 하는 품격 높은 분위기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수아와 현태
수아 : 중국 최상류 층 5%만 잡아도 6000천만 인구는 될텐데요. 이번에 개발된 프로젝트 V 상품, 중국 시장만 잘 공략해도
충분히 승산 있는거죠?
현태 : 중국 뿐 아니라 유럽, 미주 등 전 세계 시장을 잠식해야죠
수아 : 정말 뿌듯해요
현태 : 수아씨가 조금만 도와주면 전 세계 시장 석권도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
수아 : (놀래서) 제가요? 제가 어떻게요?
현태 : 수아씨가 직접 프로젝트 V상품에 모델이 되는 겁니다
수아 : (다소 놀라워) ... 말도 안돼요.
현태 : 왜 말도 안돼요?
수아 : 저보다는 전문 배우를 쓰시는 게 낫죠..
현태 : (O.L) 기업주가 직접 자사 제품을 광고하는 건
제품 신뢰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기업이미지 전환차원에서도 훨씬 효과적입니다.
수아 : (보는) ...
현태 : 이 기회에 수아씨가 모델로 나서면서 우리 SR전자의 company identity를 바꾸는 겁니다!!
21세기 비젼을 제시하는 기업, 어때요?
수아 : (망설이는) ....
S#18. 화평대반점
지배인 앞에 춘복과 정현 서있다.
지배인 : 사장님께서 한민족인 사람들에게 배려를 많이 해주시는 만큼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해주게.
정현 : 예
지배인 : 그리고... (돈봉투를 꺼내 건네주며) 부지배인이 하도 간곡하게 부탁을 해서 6개월치 선불까지 주는 거니까네
게으름을 피우거나 하면 내 입장이 곤란해져
정현 : (받으며) 열심히 하겠습니다.
춘복 : 걱정 꽉 붙들어매십시요 지배인님. 제가 잘 가르치겠습니다. (너스레를 떨면서도 정현의 돈봉투에 시선이 쏠리는)
S#19. 탈의실
옷을 갈아입는 춘복.
정현에게도 갈아입을 옷을 내밀며
춘복 : 이 옷으로 갈아입어.
정현이 옷 받아들고 갈아입으려는데
춘복이 정현의 손에 쥔 돈 봉투를 낚아채며
춘복 : 사람 찾는다는 게 말이지,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거 아니라구. 이 넓은 상해 바닥에 넘치는 게 여잔데
달랑 사진 한 장 가지고 쉽게 찾아질리 있겠어? 그러니 이 돈 받는 거 나도 내키진 않지만
어차피 여러 사람들 풀어야 가능한 거 잘 알 거야. 그러니까 결론적으루!! 나 냉정하게 생각하지 말고. 응? 알지?
정현 : 알았어요. 그 여자만 찾아줘요.
춘복 : 이해해주니 고마워. 그리고 이 중 일부는 팅팅에게 줄테니 그 녀석에게 중국말 배우는 수업료라 생각해.
자! 빨리 옷 갈아입어. 아까 인사한 주방장있지? 그 사람이 시키는대로만 하면 돼.
S#20. 동 밖
옷을 갈아입은 춘복과 정현이 탈의실에서 나온다.
춘복 정현을 끌고 나와 주방 쪽을 떠밀면 정현 주방으로 들어가고
돌아오던 춘복. 갑자기 반색하고 입구 쪽으로 달려간다.
거기 럭셔리한 링링 들어오는.
S#21. 별실
테이블 위에 놓여지는 최고급 술과 안주.
춘복 : (선채) 우어 넝 워이 닌 또우 이뻐이 쥬마? (제가 한잔 따라도 되겠습니까?)
링링 : (가만히) 앉으세요.
춘복 : (처음이다) 쓰언머? 쓰으. (예? 아, 예.) (얼른 앉으며 본다)
링링 : (글썽이며 길게 한숨)
춘복 : 부부, 닌 유 쩐머라? (아니, 또 무슨 일이...)
링링 : (말없이 잔을 들어 내밀면)
춘복 : (얼른 술을 따르고 술 마시는 링링을 바라보는데)
링링 : (잔 내려놓으며) 요즘 부쩍 외롭네요. 왠지 모르겠어요.
춘복 : (순간 얼굴에 떠오르는 밝은 미소, 금방 울상이 되어) 아이유, 왠라 이 쓰 나양. (예에. 그러셨군요.)
링링 : 뭔가 돌덩이 같은 게 가슴을 누르는 느낌. 그런 거 알아요?
춘복 : 땅란라. 우어 타이 쯔으 또어우 러. 아--! (그럼요. 너무 잘 알죠. 아 -!) (눈시울이 뜨러워온다는 듯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타이, 타이 쯔으 또어우러! (그럼요. 너무 잘 알죠. 아-! 너무, 너무 잘 압니다.)
링링 : (춘복을 보면)
춘복, 가슴팍에서 접혀진 편지 한 장 내밀어 준다.
링링 받아 펴보면 거기 적혀있는- “韓國結婚 傳統的 强制 結婚 我 不幸! 孤獨!! (한국결혼 전통적 강제 결혼 아 불행! 고독!)”
링링 : (보면)
춘복 : (길게 한숨, 글썽)
링링 : 우어먼 취 이거 띠팡 퉁퉁롸롸띠 허쥬바. (우리 모처럼 어디 가서 죽도록 한번 마셔볼까요?)
S#22. BAR
링링 : (춘복에게 술 따라주며) 어쩐지. 춘복씨도 볼때마다 그늘져보였어요.
춘복 : (괴로운 듯 술 한잔 마시면)
링링 : (슬픈 눈으로) 많이 외로우시죠?
춘복 : (눈치보며) 아-! 어디에서 나의 반쪽은 오늘도 나를 못찾고 헤매고 있을꼬?
하다가 그 시선 무대 쪽으로 향하는데 거기에 노래 부르고 있는 유란.
춘복 놀래서 눈 비비고 다시 보다가 품속에서 사진을 꺼내본다. 틀림없다! 눈 부비고 다시 보는데
링링 :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춘복 : (계속 유란 쪽 보며) 아, 아닙니다.
링링 : 아는 여자에요, 저 여자?
춘복 : 아, 아닙니다.
링링 : 당신 애인일리는 없고. 당신 혼자 짝사랑이라도 하는 거예요?
춘복 : 아, 아닙니다.
링링 : 아니든 사실이든 실컷 저 여자 얼굴만 쳐다보세요! 밤새껏 이요!
벌떡 일어나는 링링.
춘복 : 아니, 그게 아니구요. 아니, 그게 아니라니까요, 글쎄. 아니에요!
계속 아니라는 말만 하며 쫓아나가는 춘복.
링링 : 너는 아니라는 말 밖에 모르니!
춘복, 울상이 되어 뒤쫓고
S#23. BAR 앞
힙 흔들며 빠른 걸음으로 나와 대기 중인 택시에 올라타는 링링.
춘복 링링의 팔을 붙잡는데 다짜고짜 춘복의 뺨을 치는 링링.
링링 : 바보! 멍청이! 쪼다! 병신자식!
춘복을 밀쳐버리고 택시 타고 떠나는.
춘복 속이 타는 듯 차 쪽을 바라보고 서있다. 한순간 번쩍! 뒤돌아 뛰기 시작한다.
그 큰 몸 마구 허우적거리며 달려간다.
S#24. 화평대반점 주방 (N)
정현, 주방 마무리 청소를 하고 있는데
춘복, 헐레벌떡 뛰어들며
춘복 : ...차...유...란!
정현 : 찾았어요?
춘복 : (헉헉 숨차 고개만 끄덕끄덕)
정현 : 어딘데요?
정현, 청소도구를 내던지고 춘복과 함께 뛰쳐나가는데
S#25. BAR 안 (N)
정현, 춘복 헉헉대며 BAR에 도착했다.
그들의 시선에 보이는 무대는 조명이 완전히 꺼져버린 텅빈 무대.
정현, 주위를 둘러보면 BAR 마무리 청소하고 있는 직원 하나 눈이 띄이고 ...
정현 : (급하게 달려가 유란 사진 건네며)
춘복 : (중국어) 이 사람 어디 있어요?
직원1 : (중국어) 퇴근했는데요.
춘복 : (중국어) 퇴근요? 언제?
직원1 : (중국어) 금방. 옷 갈아입고 나가는 거 봤는데.
정현, 말 떨어지기 무섭게 몸을 돌려 밖으로 뛰어나가는
S#26. BAR 밖
길 뛰쳐나와 사방을 둘러보며 찾아보지만 없다.
다시 BAR로 들어가는 춘복, 정현.
S#27. BAR 안
창 너머 마임처럼 보여지는-
춘복 : 닌 넝부넝 꼬우쑤 워 띠쯔으? (혹시 주소 좀 알 수 있나요?)
직원1 : (중국어) 글쎄요.
춘복 : (100원짜리 지폐 한 장 건네며 웃으면서) 츄츄 니, 꼬우쑤워 띠즈으 호마? (주소 좀 부탁드릴게요.)
직원 : (좌우 쓱 둘러보고 돈 받아 넣는)
S#28. 거리
달려오는 택시.
S#29. 차안
주소지 기사에게 보여주며
춘복 : 콰이 콰이. 추아리 챈찐. (빨리 빨리!! 전속력!!)
정현 : (마른 침 삼키는)
S#30. 거리
차, 달려와 서면, 내려서 가는.
가게로 들어가 주소 묻고 다시 가는 둘. 급한 발걸음.
S#31. 다리 위
다리 건너오는 두 사람.
가게 아줌마에게 다시 쪽지 보여주며 물어보고
셰셰! 인사하고 다시 앞장서 가는 춘복. 뒤따르는 정현.
S#32. 인써트
수로에 한가히 배 지나가고
S#33. 유란 집 앞 (N)
유란을 기다리는 정현과 춘복.
정현, 유란이 사는 집을 올려다본다. 다 쓰러져가는 판자집 2층.
정현 : 주소 틀림없어요?
춘복 : 글쎄, 몇 번을 물어? 맞대잖아.
정현 : ..... (초조한데)
춘복 : 정히 지루하면 우리 각자 이름으로 삼행시나 지을까? 나부터 해봐? 자, 이춘복의 이.
정현 : ......
춘복 : 이! (하는데)
정현, 서서히 일어선다.
춘복 보는데 저편 다시 건너기 시작하는 유란.
정현 그녀다! 확인되는 순간 성큼성큼 걸음 옮긴다.
S#34. 다리 위
걸어 올라오던 유란, 한순간 멈칫하는데
정현 우뚝 서서 그녀를 내려다본다.
순간 당황하는 유란.
정현 : 차유란...!
두려움이 일지만 태연하려고 기를 쓰는 유란
퍼렇게 눈에 불이 켜지는 정현의 모습에서
S#35. 유란 방 (밤)
침대에 내동댕이쳐지는 유란.
분노에 차서 겉옷을 벗어던지며 사납게 다가서는 정현.
유란 : 참 대단하구나? 결국 여기까지 와 날 찾아냈네?
정현 : 그냥 끝날 줄 알았니?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그냥 땅 속에 묻혀버릴 줄 알았어?
유란 : 왜 날 이렇게까지 찾아내려한 거야?
정현 : 몰라서 물어? 누구야? 누가 나한테 누명을 씌운 거야?
유란 :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정현 : 내가 얘기하지. 누군가 회장님을 죽이고 나한테 뒤집어씌울 작정을 한 거잖아? 넌 하수인 노릇을 한거고.
그날 밤 그곳으로 날 부른 게 누구야?
유란 : 회장님이 전화 하셨다고 했잖아.
정현 : 회장님이 직접?
유란 : 그래. 회장님이 직접 전화하셨어. 도대체 뭘 의심하는 거야?
정현 : (애써 참고) 그래, 그 말이 사실이라고 치자. 근데 당신 법정에서 뭐라고 증언을 했지?
S#36. 법정 (회상)
유란 : 사건이 난 후에 뒤늦게 저도 깨달았습니다. 모멸감 때문에 회장님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됐을수도 있겠구나, 하고요.
유란 : 그런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았던 것은 이정현씨에게 전화를 했었을 때 입니다. 회장님이 찾는다고 하자
굳이 이 밤에 사람을 불러내느냐며 불만스런 어투로 얘기하더군요.
유란 : 이 밤에 꼭 거기를 가야하느냐고 탐탁치 않아했습니다.
S#37. 유란 방
정현 : 생각나? (와락) 거짓말이잖아!!!
유란 : 난, 내 기억엔... 당신이 그렇게 말한 것 같았어.
정현 : 말한 것 같았다? 말한 것 같았다구!
유란 : 부, 분명히 그렇게 들은 것 같았어!
정현 : 그건 그냥 느낌이잖아! 그냥 느낌만으로 그렇게 얘기할 수 있어? 그것도 한 사람의 인생이 달린 일에? (와락 잡으며)
그 결과 그 결과 무슨일이 벌어졌는 줄 알아? 니가 사실대로만 말했더라도, 내 인생이 이렇게 부서지진 않았어! 내 인생이..
(제 가슴을 쥐어뜯는다)
유란 : ...
정현 :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런 누명을 씌운 거야? 이 끔찍한 일을 시킨 게 도대체 누구야? 어떤 사람들이야? 말해! 말해!!
유란 : 나한테 이래봐야 소용없어. 난 아무 것도 아는 게 없으니까.
정현 : (노려보다가) ... 죽인다...
유란 : (흠칫) ...
정현 : 말하지 않으면, 넌 죽어... 이 자리에서 넌 죽어. (목을 움켜쥔다)
유란 : (비로소 처음 그의 눈에서 살기를 느낀다) 이, 이봐요.
정현 : 이 일이 있기 전 나는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던 인간이었어. 자식이 전부인줄만 알고 살아오신 어머니.
그리고 사랑하던 한 여자. 큰 욕심 없이 그저 평범한 행복을 꿈꾸며 살던 평범한 인간이었어.
그러던 어느 날 아무 죄도 없는 내게 살인범이란 누명이 씌워졌다. 얼마든지 내 누명을 벗을 수도 있었지만
니 증언 한마디로 인해 난 살인범이 되고 말았어.
유란 : 그게 왜 나 때문이야? (말끝이 떨리는)
정현 : (O.L) 그 결과! 자식을 살인범의 이름으로 살게 할 수 없어서 내 어머닌 목숨을 버리셨어.
유란 : (움찔)
정현 : 어떤 이유로 니가 그런 증언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 결과는 내겐 너무 참혹했어. 제발 부탁한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거기 도착하기 전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제발 말해줘.
유란 : (차갑게) 몰라. 난 아무 것도 몰라.
정현 : 제바알!
유란 : 법정에서 난 그냥, 내가 본 거 내가 들은 거 내가 느낀 걸 얘기했을 뿐이야. 그밖엔 아무것도 아는 거 없어. 정말이야!
정현 : 정말, 정말 죽고 싶어 그래? 이 자리에서 정말 죽고 싶어서?
유란 : 그래 차라리 죽여. 죽여 봐. (하는데)
정현 : (유란의 목을 와락 움켜쥐고 조르면서) 말해말해말해! 정말 죽고 싶지 않으면. 말해! 말해!
극도의 흥분 속에 정현 유란의 몸을 타고 올라 목을 짓누르고
그 아래 유란 한동안 발버둥치다가
유란 : (캑캑 숨이 넘어가면서) 정말 날 죽일 셈이라면 죽여. 죽여 봐, 어디!
당신 말대로라면 당신 무죄를 밝혀줄 사람이 나 뿐인데, 죽인다고? 그래. 죽여 봐.
그런 유란을 분노에 차서 내려다보는 정현의 모습에서
S#38. 유란 집 외경 (밤)
멀리 보이는
S#39. 유란 방
등을 돌린 채 앉아있는 두 사람.
정현 : 너도 누명을 쓴 거야, 이용당한거야. 니가 산업스파이라구? 그건 소설이나 있는 얘기야.
그런데 왜 니가 누명을 썼을까? 탈주한 내가 널 찾아갈 거란 걸 놈들이 안거지.
유란 : ... (입술을 깨무는)
정현 : 니가 입을 열면 위험하니까, 널 중국으로 내쫓았어. 그리고 영영 돌아올 수 없게 산업스파이 누명을 씌운 거야. 억울하지?
너도 가슴에 불이 솟지? 널 이렇게 만든 인간을 죽이고 싶지?
유란 : (흔들리는) ...
정현 : 하루아침에 산업스파이란 누명을 쓰고 아무도 없는 낯선 땅에서 그저 맨손 하나로 거리로 내몰렸을 때 당신은 어땠어?
유란 : ...
정현 :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는 가족들 그 누구도 볼 수도 만날 수도 없게 돼버렸을 때 당신 맘은 어땠어?
유란 : ... (이윽고 눈물 고이는)
정현 : 나도... 나도 행복할 수 있었어. 당신들만 아니었다면. 누구나처럼 나도 행복할 수 있었다. 당신은... 당신은 어땠어?
유란 : (참았던 울음이 조금씩 새어나오는) ...(울음소리 좀더 커지고) ...
S#40. 유란의 집 외경 (이른 아침)
유란의 집 앞을 흐르는 수로 위에 여명의 붉은 빛이 물든다.
멀리 노를 저어가는 작은 배 한척.
S#41. 유란의 방 (이른 아침)
침대 다리에 유란의 다리가 묶여져있다
나일론 끈으로 유란의 손을 뒤로해서 칭칭 동여매는 정현
유란 : 이런다고 내가 입을 열 것 같애?
정현 말없이 유란을 결박하고 밖으로 나간다.
S#42. 춘복 집 부근 길 (아침)
걸어오던 정현 춘복 집으로 들어간다.
S#43. 춘복 방 (아침)
춘복 : 뭐? 돈?
정현 : 당분간 그 집에 함께 있어야 될 것 같아서요. 그래서 돈이 좀...
춘복 : (순간 당황하다가) 돈 없는데? (잡아뗀다)
정현 : 지난번에 내가 드린...
춘복 : (O.L) 그게 어떻게 여태 있냐? 벌써 다 똥 됐지. 니 돈 버얼써 똥 되서 저 황포강 하류로 떠내려간 지 오래라고.
보고 있던 팅팅 비로소 끼어들며
팅팅 : (한국말) 구두쇠-.
춘복 : 뭐라고?
팅팅 : 구두 닳을까봐 쇠붙인 게 구두쇠라며? 싸부가 그랬잖아.
춘복 : 그런데?
팅팅 : 싸부 구두쇠.
춘복 : 이것이! (머리 쥐어박는데)
팅팅 : 뭐든지 말하랄 땐 언제고?
춘복 : 그랬냐? 내가 그랬어? 언제? (정현 보면)
정현 : ...
S#44. 춘복 집 앞 (아침)
계단 내려온 정현. 길모퉁이 돌아나가는데 위에서 들리는
팅팅 : 형 잘 가! 자주 와! (손 흔들면)
정현 : 그래. 그래. (마주 손 흔들어주고 돌아서 뛴다)
S#45. 상해 거리 (낮)
버스정류장에 서있는 정현. 차 도착하면 그쪽으로 움직이고
그 등 뒤로 보이는 전자제품 대리점(작은 규모)직원 하나 다가와 쇼윈도우에 광고포스터를 붙인다.
거기 SR전자 신제품 모델이 된 수아의 사진.
정현 탄 버스 떠나고.
S#46. 시장 (낮)
쌀과 찬거리 등 사는 정현.
S#47. PC방 앞길. (낮)
장 본 것 들고 걸어오다가 멈춰서면 눈에 들어오는 PC방.
S#48. PC방 (낮)
상해거리에 있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PC방
이제 막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는 정현, 커플 다이어리를 열지만 차마 일기를 보지 못하고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창을 닫고 SR전자 사이트를 연다.
검색 창에 “산업스파이” 자판을 치는 정현.
잠시 후 “검색 결과 없음” 글씨 떠오르고.
게시판을 클릭해 들어가는 정현. 몇 줄인가 글을 읽어 내려가다가 회사 소식 배너를 마우스로 클릭하는 순간
환한 미소의 수아의 얼굴이 뜬다.
돌연한 이 상황에 눈을 꿈벅이던 정현. 자세히 화면을 살피면 그 광고 포스터 아래 보이는-
“신제품 모델로 나선 홍보이사
금년도 우리 SR전자 신제품 모델로 자사 홍보이사인 오수아님이 직접 나섰다. 이는 회사의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 뿐 아니라
상품의 혁신적 기능을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방편이 될 것이라는 게 홍보팀의 설명이다.
한편 이 신제품 홍보와 중국 시장의 런칭을 위해 이달 하순 신상품 모델이된 오수아 이사와 신현태 본부장이 상해를 방문할 예정."
그 기사 읽어 내려가는 놀랍고 반가운 정현 ...
S#49. 유란의 방
침대 다리에 여전히 다리가 묶이고, 팔이 뒤로 묶인 채 입에는 굵은 테이프가 붙여진 유란, 묶인 줄을 풀려고 안간힘이다.
서서히 서서히 끊어지고 헐거워지면서 유란의 팔목에도 붉은 핏자국 드러나는데 이 악무는 순간
불쑥 들어서는 정현
정현 : 너무 애쓰지 마. 여기서 빠져나가봐야 어차피 또 잡힐 걸.
유란 : (테이프 붙인 채) 나쁜 자식!
정현 : (쇼핑한 것 내려놓으며) 피차간에 원치 않는 동거가 시작되는군.
쌀과 찬거리 좀 사왔는데 나보단 당신 음식 솜씨가 더 낫지 않을까? 어때? (테이프를 벗겨낸다)
유란 : 너나 실컷 먹어.
정현 : 그래? 고맙네. (다시 테이프를 입에 붙여버리는)
유란 : 음! 으음! (고개 흔드는데)
S#50. 같은 곳 (시간경과)
식사 중인 정현. 유란 보란 듯이 게걸스레 먹는다. 김치 쭉 찢어 입에 넣고
유란 그런 정현 보다가 외면하는데
정현 : (먹으며) SR전자 소식 들었나? 수아랑 신현태 이사.
유란 : (시선 돌리면) ...
정현 : 두 사람이 여기 상해에 온대.
유란 : (놀래서 풀어달라고 끙끙대다 발버둥치면)
정현 : (숟가락 내리며 쳐다보는)
유란 : (테이프 떼어내려고 푸푸 거리고)
정현 : (유란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며) 왜? 밥 안 먹겠다더니?
유란 : 언제?!
정현 : 이달 하순.
유란 : 정말이야? ... 그거 정말이냐구우?!
정현 : (그녀의 모습 유심히 보는)
S#51. SR전자 전경
S#52. 해외사업본부장실
현태와 수아, 여비서에게 상해 일정에 관한 브리핑을 듣고 있다.
여비서 : 도착당일, 상해 정부측 인사들과의 오찬이 있으십니다. 당일 밤, 7시부터 000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으시고
다음날 아침 첫 비행기로 돌아오시는 일정입니다
현태 : 너무 빠듯하지 않나...? (수아에게) 상해 근처에 소주니 항주니 아름다운 곳이 아주 많습니다.
하루 정도 쉬었다 오는 건 어떻겠어요?
수아 : 아뇨... 일 끝나는데로 바로 돌아와야죠. 아빠 놔두고 관광이라뇨.
현태 : (수아의 효심에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번진다, 잠시 수아를 보다가 비서에게) 상해 지사 쪽과 발표회 준비 상태
다시 한번 점검하고
여비서 : 네, 본부장님 (인사하고 아웃)
수아 : 콘티 보니까 첫인사를 제가 하는 것으로 되어있던데 아무래도 본부장님께서...
현태 : (O.L) 잊지마세요 수아씨. 수아씬 SR전자 오병무회장의 따님이십니다.
비록 직책은 홍보이사지만 장차 SR전자의 오너가 될 사람이예요
수아 : (미더운 눈으로 현태를 보면)
현태 : (웃으며) 꼭 소풍가는 것 같네요
수아 : (보면) ?
현태 : 일 때문이긴 하지만 둘이 함께 가는 여행, 처음이죠?
수아 : (미소를 짓는)
현태 : (미소로 보는)
S#53. 증권사 외경
S#54. 지점장실
현태와 마주앉은 지점장.
지점장 : 자네가 하한가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SR전자의 주식을 매입하라고 했을 때...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 그러려니 하고
시키는 데로 하긴 했었지만, 내심 불안했었어
현태 : (여유로운 미소만)
지점장 : SR전자의 신제품개발과 중국진출이라는 호제 때문에 벌써부터 SR 전자 주가가 반등세로 돌아섰어.
현태 : 앞으로는 상한가로 치솟게될거야
지점장 : (끄덕이고) 자네가 상해를 다녀온 다음엔 더욱 그렇겠지?
현태 : 물론이지
지점장 : 알겠네. 추이를 지켜보면서 그동안 매입했던 주식을 매도하도록하지
현태 : (흐뭇한 미소로) ....
S#55. 홍보이사실
기획서를 검토하고 있는 수아
이내 똑똑 노크소리 나고 들어오는 동욱
수아 : (보고) 어머, 동욱씨
동욱 : 그냥 갈까 했는데 아무래도 수아씨, 아니 이제 이사님이죠. 뵙고 가야할 것 같아서 들렸습니다.
수아 : (서운해서) 편하게 말해요. 동욱씨 이러니까 남 같잖아요.
동욱 : 나 ... 사표냈어요.
수아 : (놀래서) 사표요? 왜요?
동욱 : 아무래도 나같은 놈은 직장생활이 적성에 안맞는 것 같애요. 9시땡 출근, 6시 칼 퇴근, 영 적응이 안되네요.
수아 : 좋아했잖아요, SR전자 입사했다고 ...
동욱 : 그것도 정현이가 있었을 때 얘기죠. 오다가다 그 자식 책상 쳐다보면 복장 터지고
여기서 불쑥, 저기서 불쑥 튀어나올 것 만 같구 ...
수아 : (간신히 잊고 있었던 생각이 떠올라) ...
동욱 : (당황해서) 미안해요, 내가 괜한 소릴 했네요 (일부러 과장되게 주먹 불끈 지어보이며) 수아씨! 힘내요
뭐,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 가끔 연락할께요
수아 : (애써 미소)
동욱 : (과장되게 미소지어주고) 상해 잘 다녀오세요.
나가는 동욱
그런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수아의 얼굴 위로-
몽타주
- 1부 학사주점에서의 동욱과 정현과 수아
- 1부, 엘리베이터에서 동욱의 말에 킥킥 웃던 수아와 정현
- 야간산행중에서 동욱에게 먼저 구조대를 찾으러 가라던 정현
- 동욱과 함께 정현을 면회 갔던 때
- 어머니 장례식장에서의 정현의 모습에서
S#56. 비젼 (3부 씬 63)
정현 : 천만원 짜리 수표 한 장, 그게 너의 아버지가 나에게 건넨 너를 포기하는 댓가였어, 그거 알아? 그 심정 니가 알아?
피가 거꾸로 솟는 모욕감으로 내가 했어, 그일 내가 해버렸어!
S#57. 홍보이사실
정현의 그 말이 심장을 때리는 듯 몹시도 괴로운 얼굴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는 수아의 모습에서
S#58. 춘복 방 (낮)
라면 먹고 있는 춘복과 팅팅.
춘복 : 아 그 녀석 하나 없어졌는데 괜히 기분이 허하네 이거? 식구 하나 준다는 게 이런 건가? (하며 라면 그릇 든 손 내리는데)
팅팅 : (그 틈에 얼른 춘복의 라면 뺏어오며) 맞아요.
춘복 : 야! 너! 싸부의 밥그릇에 손을 대?
팅팅 : 쏘리! 싸부!
춘복 : (흘겨보다가 문득) 가만 이참에 너만 나가면 되겠다, 응? 너만 이 집에서 나가면 나 장가 들어도 되겠다고.
너하고 라면 한 그릇 갖고 옥신각신하는 이 시간에 링링과 마주 앉아 서로의 그윽한 눈을 마주 보면서...
그녀의 도톰한 입술을 바라보면서... (하다가 혼자 킥킥거리기 시작)
팅팅 : (그 모습 한심한 듯 쳐다보고)
춘복 : (웃음 멈추고) 팅팅. 이제 우리 헤어져야할 때가 된 거 같구나. 이 싸부를 위해서 제발 가출 좀 해다오. 응?
팅팅 : 가출? 가출이 뭔데?
춘복 : 방 빼라 이 말이야 이 놈아. 방 빼!
팅팅 : 방 빼가 뭔데?
춘복 : 아이구우! (가슴을 친다)
S#59. 유란의 방
마주 앉아 술을 마시는 유란과 정현
유란, 이미 꽤 취했다
유란 : 수아를 사랑한다구? 사랑해서 결혼하겠다구? (피식 웃으며) 그래서 당신이 당한거야, 그렇게 순진하니까.
정현 : (긴장하는)
유란 : 적어도 난 그런 바보는 아냐. 내 분수, 내 위치를 알거든, 내가 올라갈 수 있는 정상이 어딘지 ... (하더니 슬픈 얼굴로)
나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여기까지 왔어. 순전히 내 힘으로. 내가 이대로 주저앉을 것 같애?
천만에. 올라설 거야, 손톱발톱이 다 빠지는 한이 있어두 붙잡고 올라갈 거라구 ...
정현 : 알았어, 알았는데. 내가 당했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푹 고꾸라지는 유란
정현 : (유란을 흔들어대며) 이봐, 이봐, 차유란!! 차유란!
완전히 골아 떨어져서 옆으로 쓰러져버리는 유란
정현, 답답해 죽을 지경이고 ...
S#60. 화평대반점 주방 (저녁)
요리사들 음식 만드느라 분주한데 옆에서 재촉하는 춘복.
춘복 : 콰이, 콰이디앤깐! 요우라이 꿔이커! (빨리빨리 하라니까! 귀하신 분 오셨단 말야!)
요리사들 그런 춘복을 보고 히죽거리고
S#61. 화평대반점 홀 (저녁)
음식 들고 오는 춘복. 별실로 가는데 웨이터 옆에 따라오면서
웨이터 : 칭닌 부요우 친즈 뚱써우. 랑워 쭤바. (아니 왜 직접 서빙을 하신다고? 이리 달라니까요.)
춘복 : 랑카이! (저리 못 비켜?) (가면)
웨이터 : (킬킬거리고)
S#62. 화평대반점 별실 (저녁)
원탁에 둘러앉은 젊은 남자들 틈에 끼어 큰 소리로 요사스럽게 웃고 있는 링링.
들어오는 춘복. 음식을 내려놓는데 링링 옆에 있던 남자 링링의 어깨에 팔을 두르자
춘복 질투로 부르르 떨고 서 있는데
남자 : 깐선머? 콰이취 칸칸! (뭐해? 나가보지 않고?)
춘복 : 쓰, 즈또우러. (아 예.) (그대로)
남자 : (중국어) 나가보라니까?
춘복 보다가 꾹 참고 뒷걸음질로 나가면 문 닫히기 무섭게 등 뒤에서 터지는 웃음소리.
S#63. 유란 집 외경 (짙푸른 하늘)
S#64. 동 유란의 방 (밤)
홑이불로 만든 커튼이 방 한가운데 쳐져있다.
침대에 누워있던 유란, 언제 취했냐싶게 두 눈을 반짝 뜨고 커튼으로 쳐진 홑이불을 살짝 들어 본다
웅크리고 잠든 정현 ...
조심조심 일어나는 유란, 살금살금, 정현을 피해서 방을 빠져나가는 순간
자신의 발목을 잡아끄는 무언가가 있다, 내려다보면
유란의 발목과 정현의 손목이 연결된 끈!!
잠에서 깨서 유란을 쳐다보는 정현
문지방 앞에 서서 암담한 얼굴로 정현을 쳐다보는 유란
정현 : 어딜 가?
유란 : 씻으러! ... 나도 여자야. 나도 사람이라구. (쏘아본다)
정현 : ... (마주 보다가 다가가 묶인 줄을 푼다)
S#65. 세면장 (밤)
머리에 샴푸를 하는 유란. 문 앞에서 그 모습 보고 서있는 정현.
머리에 물을 끼얹다 정현을 보고 다가와 세면장 문을 쾅 닫는 유란.
S#66. 유란 방 (밤)
그릇에 고추장과 밥을 벅벅 버무려 입안에 퍼 넣고 있는 유란.
목이 메이는지 가슴을 두어번 치면 정현 물 따라 컵을 내밀고 그 컵을 확 잡아채 마시는 유란.
S#67. 유란 집 부엌 (밤)
설거지하고 있는 유란.
문턱에 기대앉아 부엌 쪽을 내다보고 있는 정현.
유란 : 걱정하지마. 더 이상은 나도 절대로 도망 안 칠거니까. 나 죄 진 것도, 더 이상 겁날 것도 없어.
정현 : 그래. 죄 진 것도 겁날 것도 없다면 사실을 말할 수 있겠네. 그런데 왜 말을 못하는 거야?
유란 : 약속했잖아. 말한다구.
정현 : ... (쳐다보는)
S#68. 유란의 방 (밤)
유란 : 당신을 찾는 전화를 건건 회장님이 아니었어
정현 : !! (움찔, 보면)
유란 : ... (먼 시선)
정현 : (뚫어지게 보는) ... 그럼?
유란 : (담담하게) 신현태 이사
정현 : 뭐라구?
유란 : 신이사가 전화를 했어, 회장님이 당신을 찾는다고
정현 : (놀랍다) 그럼 신이사님이...? 어떻게 됐다는 거야? 신이사님이 이 일에 개입이 돼있단 거야? 그 사람이 왜?
유란 : 앞서가지마. 난 그 사람 개입돼 있다곤 안 했어.
정현 : 그럼 무슨 말이야? (생각하다 천천히 고개 들고) 그런데 왜 넌 위증을 했지? 왜 회장님께서 직접 전화를 했다고 한 거야?
신이사가 한 것을 왜?!
유란 : ...
정현 : 왜 말 못해, 왜? (다그치면)
유란 : 당신이 오수아를 사랑하듯, 나도 신현태를 사랑해
정현 : (놀라는) !!
유란 : 그냥 그 사람을 보호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래서 그 사람 이름을 꺼내지 않았어.
그 사람은 회장님을 살해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니까.
정현 : ...?
유란 : 신이산 회장님이 오수아랑 결혼하라고 했을때도 거절했던 사람이야. 신이사 맘속엔, 신이사 바로 옆엔 늘 내가 있었으니까.
정현 : ... (놀라운 느낌)
유란 : 사건이 나고, 불행히도 당신이 뒤집어쓰고 난 뒤... 나도 혼란스러웠어.
그리고 당신이 탈주를 했던 다음 날 난 중국지사로 발령이 났고 얼마 되지 않아 산업스파이로 몰렸어.
정현 : (유란을 유심히 본다)
유란 :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내야해, 내가 알아내야 당신도 살 수 있어.
정현, 유란의 말이 어디까지 진실일까 ... 망설여진다
유란에게 등을 보이고 일어나, 창가로 가서 선다
그 얼굴에서 DISS 되면서
S#69. 인서트 (D)
하늘을 날고 있는 점보기.
S#70. 중국 공항 (D)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수아와 현태
직원들과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상해지사장
나오는 두 사람을 향해 깍듯이 인사하면 반갑게 악수하는 현태
수아도 역시 웃으며 인사를 하고
S#71. 공항로 (D)
자기부상열차가 지나가면서 달려와 멈추는 럭셔리한 리무진 서 너대
롤스로이스를 보호하듯 앞뒤로 벤츠가 달라붙고
그 뒤를 따르는 취재진 차량 10여대 행렬이 가히 국빈급이다.
S#72. 푸동대교 (D)
와이탄과 푸동을 잇는 다리 위를 질주하고 있는 수많은 세단들.
S#73. 차 안 (D)
수아 창밖을 내다보면 하늘로 치솟은 푸동의 마천루들.
수아 : 듣던데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모습이네요.
현태 : 물론입니다. 중국과 인도 시장만 합쳐도 세계 시장의 절반은 확보한 겁니다.
비단 인구수뿐만 아니라 경제 규모도 천문학적이라 할 수 있죠.
수아 : ... (심호흡하면)
현태 : 긴장할 것 없습니다. 준비하신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회장님께서 보시면 무척 대견스러워 하실텐데....
수아 : ... (창밖으로 시선)
S#74. 호텔 앞 (D)
럭셔리한 리무진 행렬들 호텔 정문 앞으로 미끄러져 들어와 서면
앞뒤로 멈춰서는 차에서 쏜살같이 튀어나오는 지사장과 직원들
롤스로이스의 뒷좌석 문을 열어주면 먼저내리는 현태, 이내 따라 내리는 수아를 에스코트해서 안으로 들어가고
리무진에 실린 수아와 현태의 여행용가방을 챙겨드는 직원들
S#75. 호텔 로비
중국 공안과 한국 측 보디가드들의 경호를 받으며 들어오고 있는 일행들.
S#76. 유란 집 (D)
정현 세수 마치고 수건으로 닦으며 방으로 들어오다 보면
화장대 앞에 앉아있는 유란 정성껏 화장을 한다.
정현, 돌아서 옷을 입는다.
S#77. 유란의 집 밖 (D)
걸어 나오는 두 사람의 팔이 줄로 묶여져 있다.
유란, 모처럼 잘 차려입었다.
걸음이 급해지는 유란, 정현 뒤에서 줄을 당기면
유란 : 제발 이것 좀 풀고 가면 안돼? 오늘까지 이래야 하냐구?
대꾸 없이 걷는 정현. 유란 끌려가고.
S#78. 푸동 전경 (석양)
붉게 물든 푸동의 하늘.
S#79. 호텔 주차장 (석양)
들어와 서는 택시.
내리는 정현, 유란. 계단 뛰어 올라가는데
S#80. 로비
들어서는 둘. 후론트로 걸어가는데 한쪽에서 들리는 현악 4중주.
파티장의 두런거리는 소리. 두 사람 기웃하고.
S#81. 리셉션장 (저녁)
호화롭기 그지없는 연회장
중국 가전제품 업체의 관계자들과 상해 중앙당 간부들
그들을 현태와 수아에게 소개하는 지사장과 반갑게 악수하거나 인사하는 현태와 수아.
그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바쁜 기자들
지사장 : 지금부터 혁신적인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로 세계 모든 고객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
SR전자의 올해의 신제품 발표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다가오는 정현, 유란. 뒤쪽 적당한 곳에 몸을 숨기고 둘러본다.
귀빈석을 훑던 정현의 시선, 이윽고 수아를 찾아내고 유란 역시 현태의 모습 찾아내는데
지사장 : 먼저, SR전자의 핵심 역량이 집약된 신제품에 발표에 앞서 SR전자 오병무 회장의 따님이시자
손수 이번 신제품의 광고 모델로 활약하신 오수아 홍보이사의 감사말씀이 있겠습니다.
수아 : 일찍이 한국과 중국은 동맹국이며 형제국이었습니다. 그 뜨거운 우애를 기반으로 이번에 저희가 개발한 000를
중국대륙에 맨먼저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이 제품의 모델로써 여러분을 찾아뵙게되어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000 상해 시장님, 000 비서장님 000님, 또한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수아의 멘트 계속되는 가운데 그 일각에서 수아를 쳐다보는 정현 가슴이 미어진다.
그러다 한순간 일각에서 현태를 쏘아보던 유란, 정현을 잡아끈다.
S#82. 동 호텔 후미진 곳 (밤)
유란 : 제발, 제발 이것 좀 풀어줘.
정현 : ...
유란 : 도망 안 가. 오늘 중으로 집에 돌아갈게. 제발!
정현 : ... (망설임)
S#83. 리셉션장
끈을 제거한 두 사람. 리셉션장 사람들 사이사이를 지나 엘리베이터 앞으로 간다.
버튼 누르고 기다리는 사이, 수아와 상해시장의 건배 제의. 수아의 당당하고 아름다운 그 모습 눈에 담는데,
잡아끄는 유란.
둘 엘리베이터 올라타면 수직상승하는 엘리베이터.
투명한 그 시야로 내려다보이는 화려한 리셉션장 전경.
S#84. 푸동 명주탑
파란 스카이라인 아래 환하게 불 밝혀진 명주탑.
S#85. 호텔 14층 복도 엘리베이터 앞 + 수아의 방 앞 (밤)
땡, 엘리베이터 멎으면 내리는 수아와 현태, 수행원들.
웃으면서 수아를 에스코트해서 수아의 방 앞까지 온 현태
현태 : 오늘 정말 수고많았어요
수아 : 본부장님도요
현태 : 언제까지 날 본부장님 본부장님 그렇게 부를거예요?
수아 : (엷은 미소로) ...
현태 : 잘자요, 내일 아침 모닝콜 해줄테니까
수아 : 안녕히 주무세요 (방으로 들어가는)
그런 수아를 보고 돌아서는 현태, 엘리베이터 앞에서 수행원들 보내고 자신의 방으로 가기위해 커브를 트는 순간
그의 앞에 나타나는 유란
내심 기겁했어도 태연한 현태
냅다 현태의 뺨을 때리는 유란
현태 천천히 유란을 보는데 뺨을 한 대 더 올려붙이는 유란.
현태의 등 뒤에 나타나는 정현, 그 둘의 모습 보고 서 있다.
이윽고, 현태 가만히 양팔을 벌리면 젖은 얼굴로 서 있던 유란 그의 품에 뛰어든다.
현태 : (유란을 끌어안고) 무사했었구나.
유란 : !?
현태 :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어? 전화번호라도 남기지. 어디 있다는 단서라도 남기지.
유란 : 그걸 말이라구 해? 수도 없이 전화했어. 수도 없이.
현태 : 일단 들어가자, 들어가서 얘기해.
동 일각, 그 두 사람을 지켜보는 정현
이내 유란을 데리고 호텔방으로 들어가는 현태
S#86. 현태의 호텔방 (밤)
들어서는 유란, 현태.
잠시 서있는 듯 하더니 유란, 현태의 목에 팔을 두르고 잡아 끈다.
S#87. 동 복도
천천히 다가와 현태의 방 앞에 서는 정현.
잠시 서성이다 생각, 자리 뜬다.
S#88. 현태 호텔방 (N)
가운 정도 걸친 두 사람. 침대에 누워있다
유란의 쪽으로 몸을 틀어 그녀의 머리칼을 어루만지고 있는 현태
현태 : (안쓰러운 눈으로) 그동안 어떻게 살았니?
유란 : (눈물이 핑돈다/ 하지만 아직도 현태를 믿을 수는 없다/ 쏘아보는)
현태 : 널 데릴러 왔어
유란 : (뜻밖이다)
현태 : 니가 산업스파이로 몰리고 난 뒤, 내 입장두 이만저만 난처한 게 아냐
유란 : 누가 우리 관계를 알아?
현태 : 누군가 우리가 함께 있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내 피시로 보냈어
유란 : (놀라는)
현태 : (자책으로) 내 힘으론... 널 체포하겠다는 걸 막는 것 밖에 없었어. 미안하다. 아직은... 내 여자 하나 지켜낼 힘이 없었어..
유란 : (마음이 다소 풀어지는데)
현태 : 이번에도 민사장이 와야 하는 걸 바듯이 온 거야. 널 데릴러 온 거라구. 아직도 내 말이 안 믿어지니?
유란 : (보는).....
현태 : 가짜여권을 만들어 두었어. 오늘 새벽 0시까지 00공원 000로 나와. 슈메이란 남자가 널 기다릴거야
(유란을 껴안으며) 살아있어줘서 고맙다, 유란아.
유란 : (어지간히 마음이 풀려) 현태씨 ....
S#89. 동 복도 (시간경과)
벨보이와 서 있는 정현. 그의 눈앞에 100달러짜리 지폐를 다섯 장 세어 내민다.
외면하는 벨보이. 다시 다섯 장을 더 세어주면
그때야 좌우 둘러보고 얼른 받는 벨보이, 앞장 서 걷기 시작.
S#90. 호텔 스위트룸 앞 + 안
문을 따주는 벨보이
살그머니 안으로 들어가는 정현, 어둠에 눈이 익도록 잠시 서 있다가 침대로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거기 안쓰럽게 잠이 들어 있는 수아
천천히 다가오는 정현
그 얼굴을 미어지는 가슴으로 쳐다보는 정현의 모습에서.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