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복지관의 본질적 역할 찾기1
–사회복지관의 3대 기능에 대한 고찰-
김용길 관장
(세화종합사회복지관 관장/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정책법제위원)
사회복지 환경이 요동치고 있다.
사회보장계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커뮤니티케어, 찾동, 마을복지공동체, 사회서비스원, 종합재가센터, 맞춤형 돌봄, 주민자치 등등
사회복지 정책과 환경의 급변화는 사회복지 실천 영역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 혼란속에서 여전히 아직은 문제가 없다라고 안주하고 있는 기관도 있고
적극적인 대책을 찾아 보고자 노력하는 기관도 있다.
그러나 심지어 아직도 나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방관하는 기관도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방향이나 역할에 대한 재정의가 없는 상황속에서 섣불리 방향을 설정해서 이게 정답이야라고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한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변화는 진행되고 있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여러 방면에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일단 옳고 그름을 떠나서 성찰하여 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과거의 방식대로 안일하게 우리는 종합적으로 이런 저런 일들을 이렇게 하고 있으니 더 많은 지원을 해 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역사회복지관이 확대되기 시작했던 20여년전의 사회복지 환경과 지금은 너무나 달라져 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과 태도는 변해야 하고 변하지 않으면 퇴보되고 경쟁에서 밀리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종합사회복지관이 과거 독보적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사회복지서비스의 중심기관의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그 역할을 세분화하여 여러 사회복지 전문기관들이 생겨났고 종합사회복지관의 종합이 무색하리라 만큼 다양한 전문기관들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 종합사회복지관의 주역할이라고 하고 있는 3대 기능 다시 말해 사례관리 기능, 서비스 제공기능, 조직화 기능이 여전히 주역할이라 할수 있겠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최근 한국사회복지관협회에서 복지관 기능 방향성에 대한 공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있었기도 했지만 과연 그것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성인가에 대한 고민은 사실 해결되지 않은 과제라고 생각된다. 한편으로 한국사회복지관협회의 현실적이고 여러 산적해 있는 현안들과 함께 풀어야 하는 상황속에서 내린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최선인지에 대한 그리고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고유한 역할이라는 점에서는 여전히 의문과 고민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정부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과 지역사회복지관의 3대 기능을 비교해서 우리의 본질적 역할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사례관리 기능” 측면이다.
이 기능은 관주도의 사회복지 서비스로 정책될 가능성이 높다. 찾동, 행정복지센터, 커뮤니티케어 등을 통해 사회복지 전문인력을 대거 선발하고 지역에 투입하여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관주도로 진행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례관리 영역에서 민의 노하우와 지역사회 안에서의 전문성 등을 인정받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갈 때 과연 그런 것들이 민의 장점으로 귀속 될것인가는 의문이 든다. 관이 하는 사례관리가 숙련되고 지속적인 지원과 정보력, 자원동원 능력 등은 민의 역할보다 월등하게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사례관리 기능이 장기적으로 지역사회복지관의 고유한 기능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고수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관련 기능의 예산적 지원은 점차 민에서 관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 과연 우리 종합사회복지관은 그 기능을 고수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성일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 “서비스 제공기능” 측면이다.
이 기능은 관과 사회적 경제를 통해 점유될 확률이 높다. 사회적협동조합, 사회서비스원,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등
서비스 제공 기능 측면에서 제공되고 있는 돌봄서비스 사업과 교육사업의 경우는 위에서 말한 사회적 경제를 통해 대치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생각된다. 특히 사회적 협동조합, 마을기업, 융복합 차원의 IT기술의 유입 등은 기존의 사회복지관에서 주도하였던 사회적 서비스의 역할을 대치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대안적 역할을 할수 있는 기업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심지어는 로봇의 역할이 점차 늘어 갈 수 있기에 기존의 사회복지관의 서비스 제공 기능은 점차 줄어들거나 대치 될수 있기에 이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요즘 사회서비스원에서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인 돌봄(요양)서비스의 경우는 사회복지사의 역할보다는 요양보호사 혹은 요양지도사에 의해 운영될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렇게 대치될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 영역을 무리하게 수행하려고 하거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면 사회복지관 운영자체가 더욱 어려워 질수 있고 서비스 경쟁에서도 이겨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서비스 제공 기능도 사회복지관이 장기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고유의 영역으로 보기가 어렵다고 할수 있다.
세 번째로 “조직화 기능”측면이다.
이 기능은 상대적으로 관의 역할이 전략적으로 집중할 수도 없고 점차적으로 민간 복지관에 의존 할 확률이 높은 영역이다. 마을복지 공동체, 주민자치회 등등
마지막인 조직화 기능은 관이 주도하면 본질적 기능이 사라진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다. 그래서 지금 초기에는 관이 주도하는 듯 보이지만 점차 주민주도 민간 기관이 주도하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다. 주민자치가 관치가 되면 그 본질과 취지가 왜곡되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관에서 추진하는 것은 방향성과 지원대책을 마련해 줄 뿐이고 마을의 문제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해 나가는 과정으로 변화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속에서 지역사회복지관의 마을의 중심기관으로서 주민을 모으고, 교육하고, 나누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고 그리고 그 역할에 대한 요청을 지속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과연 우리 사회복지관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과 역할찾기 잘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정체성에 대한 확립은 사회복지관의 존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지금의 기조속에서 기존의 역할을 유지하고 협력하는 정도로 나아가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이겠지만 좀더 장기적으로 그리고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속에서 살아남고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우리의 고유한 역할, 본질적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변화해야 하고 혁신해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어느 누구도 알아서 주도해 주거나 세부적인 방향성을 제시해 주시는 곳도 없다. 물론 협회 단위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장기적 대안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복지관들의 실험적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고 그것을 통해 우리의 고유한 정체성에 대한 작은 검증들이 나타나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한목소리가 되어 정책과 법에 반영되어 지역사회복지관이 종합사회복지관이라는 모호한 정체성에서 벗어나서 고유하고 전문적인 역할로 브랜딩(branding)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변화에 민감해야하고 그 변화속에서 고민해야 하고 창조적 파괴의 혁신도 필요하다.
그럼 지역사회복지관이 고민하면서 변화의 초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은 다음 글에서 하고자 한다.
※ 본 글은 이론적 근거에 의한 것도 아니고 학술적 검증을 통해 작성된 글이 아닌 점을 고려해 주시고 단지 개인적 경험에서 판단되는 생각을 정리한 소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