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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시죠? 설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저는 오늘까지 휴일입니다. 미리 월차를 썼거든요.
일단 휴가도 끝나가는 마당인데 그냥 갈 수는 없겠죠? 당분간 일에 치여서 감상문도 쓰지 못할 거고요. 그래서 서평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책은 2권이나 돼요.
도서명: 스타터스 엔더스
저자: 리사 프라이스
* 이 작품들은 각각 아이프리 도서관 9번 문학에 1번 판타지와 4번 일반소설에서 다운이 가능합니다. 혹은 20번의 전체 자료 코너에서 한꺼번에 다운받을 수도 있습니다.
* 소개글 서평
‘스타터스’라는 책의 소개글을 읽은 지는 제법 되었다. 하지만 끌리는 스토리였음에도 곧장 다운받지는 않았다. 혹시 시리즈물이라면 전권이 다 업로드된 다음에 읽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엔더스라는 2부 작품이 등장했다.
소개글에서 스타터와 엔더의 이야기가 테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3부가 있을 가능성은 적어 보였다. 그래서 결심하고 리사 프라이스의 ‘스타터스’와 ‘엔더스’를 다운받았다.
생존을 위한 렌탈, 그 속에 도살인 음모, 그 중심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소녀 캘리!
종말론이 대두될 때마다 과연 지구 멸망의 날이 올 것인지, 최소 한 번쯤은 생각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만약 온다면 어떤 식일까? 공룡을 멸족시킨 소행성 충돌일까, 해일과 지진과 화산 폭발의 자연 재해 콤보일까, 그도 아니면 원자력 문제나 핵 문제로 인간이 알아서 자폭할까?
이런 시나리오 중에서도 이 소설은 인간의 전쟁을 배경으로 삼는다. 핵전쟁의 위협과 더불어 근래에는 생물학적 전쟁의 위험이 회자되고 있다. 상상하기조차 싫은 이 생물학전이 바로 이 작품의 모티브이다. 태평양연안의 국가들이 서로에게 총질을 하다 못해 결국 생물학 포자 미사일을 미국에 쏘게된다. 그 결과 백신을 맞은 어린아이들(스타터)와 노인(엔더)를 제외한 젊은이 및 중장년 층들은 전멸하게 된다. 부와 권력 등 기득권을 쥔 엔더들은 자신들의 일자리 보존을 위해 ‘연장자 고용보호법’을 만들고, 십대 스타터들의 취업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부모와 조부모까지 죽어 길거리로 내몰린 고아 스타터들은 살아남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는 짓도 서슴치 않는다. 그러나 홈니스 청소년들의 척박한 환경은 그뿐만이 아니다. 그들을 구속하려는 집행관이 있기 때문이다. 집행관에게 발각되어 수용소에 감금되면 자유가 없는 비참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런 스타터들 중에 캘리가 있다. 단란한 가정의 행복한 아이였던 그녀는 생화학전쟁으로 부모님을 잃고 남동생 타일러와 길거리형 스타터가 된다. 친구 마이클 역시 전쟁 중에 부모를 잃고 같은 상황에 처한다. 캘리가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은 돈이다. 몸이 약한 동생을 잘 돌보려면 따뜻한 옷과 좋은 먹거리, 그리고 안전한 집이 필수인데 그것들은 전부 돈이 있어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십대가 일하는 것이 불법이 된 제도 아래서는 돈을 벌 수단이 마땅치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캘리는 마침내 결심을 하고 부유한 엔더들에게 젊은 몸을 불법적으로 렌탈해준다는 ‘바디 뱅크’를 찾게 된다.
원래 십대가 일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지만 그녀가 택한 일은 더욱 끔찍한 불법이다. 자신의 몸을 대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50세를 훌쩍 넘겨 살게된 노인들에게는 젊고 건강한 스타터들의 육체가 필요했다. 캘리는 바디 뱅크인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의 커리큘럼에 따라 몸을 단장하고 뇌에 칩을 이식받는다. 그로써 컴퓨터와 연동해 렌탈을 원하는 엔더와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몸은 젊은 십대지만 머리는 엔더인 ‘렌탈자’가 탄생하게 된다. 3번의 렌탈 미션을 채우면 동생의 약과 안락한 생활, 그리고 돈을 손에 쥘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렌탈 미션 중 갑자기 의식을 회복하게 된다. 어째서? 아직 렌탈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캘리가 렌터인 노부인 헬레나 부인과 교감하게 되었다는 거였다.
헬레나는 자신의 손녀 엠마를 찾던 중 ‘프라임’에 숨겨진 음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렌탈한 스타터 캘리의 칩을 개조해 ‘살인’을 계획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캘리는 헬레나를 막고자 노력하고, 하나의 육체의 소유권을 놓고 주도권 다툼을 버린다. 그러다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이 획책하고 있는 음모와 그 배후에 도살인 흑막 ‘올드맨’에 대해 알게 되는데...... 일시적인 렌탈이 아닌 연구적 렌탈, 영원토록 십대의 몸을, 젊음을 소유하길 원하는 부유한 노인들. 돈만 있다면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 끔찍한 현장의 한 가운데서 캘리는 ‘올드맨’과 바디 뱅크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에 맞서 생존을 건 게임에 뛰어든다.
그러는 와중에 만나게 된 소년, 블레이크. 상원의원의 손자이자 매력적인 이성, 그리고 캘리의 첫사랑...... 하지만 그녀는 블레이크에게 선뜻 다가서지 못한다. 자신은 본래 집도 절도 없는 스타터이고, 헬레나 윈터힐이 렌탈했기 때문이다. 화려한 옷과 멋진 자동차, 크고 으리으리한 저택 등은 캘리의 것이 아니라 헬레나의 것이다. 게다가 ‘올드맨’의 마수가 서서히 다가드는 상황이기까지 하다. 과연 십대 소녀 캘리는 온전한 삶의 스타트(start)를 쟁취할 수 있을까?
단 하나의 ‘메탈’을 놀이는 손길, 소녀 캘리의 게임이 다시 시작된다!
2부인 ‘엔더스’는 프라임이 붕괴한 그 후 캘리의 이야기를 다룬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문제가 전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바디 뱅크가 괴멸되면서 캘리의 삶도 평온을 찾은 것처럼 보인다. 안전한 집과 풍족한 먹거리, 길거리를 전전하던 생활과는 천지차이의 나날이다. 무엇보다 더 이상 엔더들에게 자신의 몸을 렌트하지 않아도 되며, 바로 옆에는 소중한 동생 타일러와 친구 마이클이라는 가족도 있다. 블레이크와의 일이 마음에 걸리고, ‘올드맨’의 그림자가 찜찜하고, 머리의 ‘칩’이라는 흠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평온한 현재에 비할 수는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캘리의 일상에 먹구름이 다가들기 시작한다.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이 남긴, 뇌에 칩을 이식한 스타터, ‘메탈’들을 추적하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이다. 목덜미에 표범 무늬 문신을 한 엔더. 그가 ‘메탈’들을 쫓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속한 조직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것만으로도 벅찬 현실인데, 수면 아래로 잠수했던 ‘올드맨’이 다시 나타난다. 그녀의 머릿속에 있는 ‘칩’을 통해 경고를 보낸 것이다. 더불어 백화점, 캘리의 눈앞에서 한 ‘메탈 소녀’의 머릿속 ‘칩’을 폭탄으로 이용함으로써 무력 시위까지 곁들인다. 이대로라면 동생 타일러와 친구 마이클이 위험하다.
그녀는 올드맨을 피하다가 ‘하이든’이라는 소년을 만난다. 놀랍게도 그는 ‘올드맨’의 아들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와는 달리 제대로된 인격의 소유자로서 캘리를 돕는다. 보호를 위해 캘리와 마이클, 하이든 외 다른 ‘메탈’들을 모으고 올드맨이 획책하고 있는 모종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올드맨의 마수는 시시각각 다가들고, 그럴수록 캘리의 삶은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올드맨이 그녀를 노리는 이유는 캘리, 그리고 그녀가 가진 ‘칩’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다른 메탈과 달리 살인이 허용된 몸이고, 여러 명의 렌터들이 칩에 동시 접속할 수 있으며, 렌터들이 칩에 접속할 때 캘리는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 장점을 보고 ‘캘리 = 돈’이라는 공식이 성립해서 집착하게 된 것. 그 와중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의 생존 소식과 함께 마침내 ‘올드맨’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과연 메탈 소녀 캘리는 목숨을 건 게임을 엔드(end)로 끝낼 수 있을까?
젊음(young)과 노년(old)의 양극단, 그들 사이의 조화란?
“신데렐라가 왕자에게 고백하려고 한 적이나 있나? 아니지, 신데렐라는 그저 순간을 즐겼잖아.”
소설 ‘스타터스’의 배경은 생화학전쟁으로 십대와 노인만이 살아남은 극한 사회이다. 초반부에 신체 대여에 대한 캘리의 두려움과 대여를 준비하고 하는 부분은 느긋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주인공의 심리적 갈등이나 어쩔 수 없는 상황, 부득이한 선택 등을 묘사하는 과정이라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올드맨’의 음모를 파해치고 ‘프라임’을 공격하려고 사람들을 모으고 일을 진행시키는 과정에서는 너무 진행이 빨랐던 것 같다. 좀 더 세부적으로 표현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반대로 말하자면 속도감 때문에 더 흡입력이 높았던 듯도 싶다.
생화학 무기가 터진 뒤라 아예 젊은 아이들과 늙은 노인밖에 남지 않은 세계가 배경인 ‘스타터스’에서는 젊은 아이들의 미래보다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더 유지하고 즐기기만 한다. 그 상태로 계속 나아간다면 자멸밖에 보이지가 않는데도 말이다.
소설에 나오는 엔더들과 일부 스타터들은 묘하게 ‘신데렐라’를 닮았다. 한순간을 즐기고 끝나는, 미래가 없는 ‘신데렐라’ 말이다. 젊고 아름다운 육체와 욕망을 쫓는 엔더들, 순간의 대가로 안락함을 쫓아 자의로 ‘프라임’에 문을 두드린 스타터들. 물론 그중에는 어쩔 수 없어서, 살기 위한 목적으로 나선 십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엠마’처럼 헛된 미몽에 사로잡혀 경솔한 선택을 한 스타터도 적지 않으리라 본다. 미래는 생각하지도 않고,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움직이는 엔더와 즉흥적인 희락을 바라며, 경솔한 판단을 내리는 스타터의 모습들은 참 추하게 여겨졌다.
물론 주인공 캘리의 경우는 경솔한 십대와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그녀는 기득권인 노년층에 의해 생계 전선으로 내몰린 청소년층이니까 말이다. 서로 반목하고 소통하지 못한 사회는 앞으로가 없다. 그래서 그 구성원조차 순간의 향락만을 쫓게 된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1부 ‘스타터스’는 ‘바디 뱅크’의 ‘영구 대여’ 음모를 캘리가 밝히고 ‘프라임’을 무너뜨리면서 끝난다. 그리고 후속작인 ‘엔더스’에서는 전작에서 등장한 ‘올드맨’이 더욱 거대한 음모와 악으로 다가오고, 캘리는 다시금 생존 게임에 뛰어들게 된다. 그런 상황 속에서 작가 리사 프라이스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전개로 임팩트 있는 반전을 선사한다. 특히 ‘올드맨’의 정체가 그렇다.
“나는 여전히 어떤 칩이라도 접속할 수 있어. 게다가 무기로 바꿀 수도 있지.”
‘스타터스’나 ‘엔더스’ 모두 기본적인 세계관 자체가 디스토피아를 표방하는 작품이라서인지 소설 속에서도 돈이 최고였다. 인권이니 윤리니 하는 온갖 가치는 무시되고 부와 권력만 있으면 안 되는 게 없다. 세상에, 아무리 황금 만능 시대라지만 양극단으로 치달은 현실이 남일 같지만은 않았다. 비단 십대와 노인으로 분화된 상황만을 놓고 말하는 건 아니다. 인권 혹은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방향의 전개까지 포함하는 뜻이다.
예를 들면 캘리의 렌터 헬레나는 캘리를 통해 바디 뱅크의 불법적인 사업을 막으려 한다. 일단 그녀가 세운 목적은 좋다. 하지만 수단이 나빴다. 렌터를 통해 살인을 하려 하다니...... 막말로 애한테 살인을 하게 하는 저 중동의 이슬람 소년병과 똑같지 않은가. 렌탈이 끝나면 충분한 보상을 해준다지만, 본의 아니게 살인자가 된 소녀의 정신은 어쩌란 말인가? 살인은 헬레나가 한 거지만 몸은 캘리 아닌가? 차라리 킬러라도 고용하든가 자기가 직접 폭탄이라도 투척하든가. 왜 죄 없는 애를 이용하느냔 말이다. 게다가 캘리가 의식을 차리지 않았다면 그녀는 평생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모르고 살 거 아닌가? 그 어느 쪽이든 끔찍한 상황이다.
또 양심이고 나바리고 다 내버리고 오로지 돈만 쫓는 올드맨도 최악의 어른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그는 단연코 작품 최고의 악역이다. 물론 그의 고객인 부유한 엔더들 또한 인간 말종이다. 나이 들더러도 곱게 들어야지, 그렇게 추하게 늙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그리고 ‘연장자 고용법’인가 뭔가 하는 제도를 만든 엔더들도 마찬가지다. 의료기술이 발전하다 보면 앞으로의 미래는 나이는 들어도 더 오래, 건강하게 살게 되는 걸까? 성형의 진보로 더 젊게 살 수 있을까?
요즘에도 화제 시 되고 있지만, 생명을 연장하는 게 순기능만 있는 건 아니다. 돈 없고 의지할 곳 없고, 믿을 만한 처우가 없는 노후만큼 비참하고 초라한 모습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마냥 오래 살게 된다면 그 결과는 생각도 하기 싫을 정도로 암울할 것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나이 든 구직자도 많고,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점차 기계화되고 그나마 임금을 주는 곳도 값산 노동력을 찾아 제3세계로 공장을 이전해 가는 상황이다. 그런 현실 속에서 얼마 없는 일자리를 위해 젊은층과 노년층이 서로 경쟁하는 구도는 더는 남일이 아니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리사 프라이스의 세계가 더욱 실감나게 다가왔다. 정년이라는 개념도 없어질 것중 하나인 당금 현실에서 어쩌면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정말 젊은이와 노인 간의 대결 구도로 가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 출산율도 감소하는 상황이니 죄다 엔더만 남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는 늙는 것을 두려워하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어 삶이 막막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게 아닐까? 그러나 희망은 절망 속에서 움튼다고 했던가. 암울한 현실에서도 훈훈함은 살아 있었다. 캘리의 첫사랑 블레이크와의 로맨스가 그렇고, 친구 마이크와의 미묘한 감정선이 그렇고, 하이든과 나누는 교감이 그렇다. 긴박한 사건 사고들이 펑펑 터지는 마당에, 그건 때가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그런 만큼 싹을 틔운 ‘사랑 이야기’가 한층 애틋하게 다가왔다. 또 캘리와 동생 타일러, 우-애가 돈독한 남매의 사이도 감동이었다. 타일러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내던진 캘리의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짠했다. 또 한편으로는 참 부럽기도 했다.
또 캘리가 표범 무늬 남자 일당들에게 잡혀서 온갖 실험을 당하고 평범한 인물과 친구에게 사격을 가해야 하는 부분에서, 그녀가 저항하는 장면에서는 캘리의 심정에 같이 공감하며 분노하고 안절부절 못하기도 했다. 제 아무리 홀로그램이고 방탄조끼를 입었다고는 하지만 너무나도 비인간적인 실험에 ‘징그러운 엔더’라는 단어가 공감되었다. 저들 나름대로는 이유가 있고 필요가 있었다지만, 그래도 사람으로서 할 짓이 있고 못할 짓이 있는 법이다. 솔직히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올드맨’과 다르다고 여겨지지 않았다.
결말만 놓고 보자면 희망적으로 마무리가 되었지만, ‘스타터스’와 ‘엔더스’의 세계에서는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다. 신체를 영구 대여하는 사업, 그로 인해 젊은 아이들의 삶이 끝나는 것, 그 음모는 막았다. 머릿속의 ‘칩’을 매개로 한 인신매매와 비인권적이고도 비윤리적인 거래도 저지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그 노인들은 앞으로 어떤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 스타터스는 미들이 되고, 엔더스는 후진을 잘 양성하게 될는지 그런 문제는 아직 해결을 보지 못했다.
작가 리사 프라이스가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 진실된 삶인지 생각해 보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인생의 스타트를 제대로 끊었는지, 미들의 길을 걸으면서 바르게 살고 있는지, 삶의 끝에서 후회하지 않을 엔드를 마지할 수 있을지......
청소년 성장 소설이지만, 생각해 볼 거리와 더불어 스릴과 모험, 로맨스와 SF까지 재미의 요소는 다 갖추었다. 그러나 미완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열어놓은 스토리라고 하기에도 어딘가 미심쩍음이 있다. 이런 점을 제외하면 캘리의 이야기는 꽤나 즐기며 읽을 맛이 나는 작품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