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옥수수가 여물어 가는 계절입니다. 장마가 끝남에 따라 습도가 낮아져서 하늘이 더 푸르러지기 시작하며, 뭉게구름이 한가로이 두둥실 떠다니고, 매미의 노래 소리가 반기는 시골길 원두막이 더없이 정겨워 보입니다. 밤에 하늘을 보면 별들이 더 초롱초롱하게 반짝이며, 은하수가 하늘의 가운데를 흐르는 것이 뚜렷이 보이고 칠월 칠석(양력 8월 25일)에 견우직녀가 은하수를 건너서 정말 만나는지 밤하늘을 한번 더 쳐다보게 합니다.
이 달에는 장마전선이 한˙만 국경너머로 이동해 감에 따라서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게 되므로 남고북저형(南高北低型) 기압배치를 나타내게 되며, 남서풍이 주로 불고 7월보다 좋은 날씨가 많아집니다. 그러나 중국 양자강 지방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저기압이 접근해 올 때에는 장마전선의 일시적인 남북진동과 연계되어 큰비를 내리게 하며, 또한 태풍이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진입하는 달이기도 한데, 지난 30년간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의 빈도는 연 평균 8월에 1.2회, 7월에 0.9회, 9월에 0.6회순이며, 태풍과 연관하여 이 달에는 많은 기상기록 값들이 관측되었습니다.
우선 자연재난만 보더라도 재작년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우리나라를 덮친 태풍 올가에 동반된 전국적인 집중호우는 64명의 인명손실과 1조 2천억 원의 재산피해를 주었으며, 1998년 7월 31일부터 8월 16일까지 지리산, 서울, 경기, 당진, 보은, 상주, 등 전국 곳곳에 쏟아진 연속적인 집중호우로 345명의 인명과 1조 5천억 원에 달하는 재산피해를 입혔고, 1936년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태풍의 영향으로 1,232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습니다. 미국에서도 1992년 8월 23일부터 26일까지 허리케인 엔드루에 의하여 74명이 사망하고 300억불의 피해를 입은 바가 있습니다.
태풍이 지나갈 때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게 되므로 울진에서는 순간 최대 풍속이 남동풍 49.0m/sec(1986년 28일)을 기록하였으며, 이외에도 서귀포에서 북북동풍 44.0m/sec(1987년 30일)이 나타났었습니다.
이 달의 평균 강수량은 강화와 산청지방이 330mm정도이고, 다른 지방은 130~200mm로서 7월 달보다 조금 적은 편이지만, 우리나라의 강수량은 때와 장소에 따라 그 차이가 큼으로 평균 강수량으로 특징 지울 수가 없을 정도로서, 1998년 이 달에 서울에 내린 비의 양은 1237.8mm로서 연 강수량과 거의 같습니다. 일일 최다 강수량 기록도 이 달에 많아서 동두천이 377.5mm(1999년 1일), 서울이 154.7mm(1920년 12일), 충무가 340.5mm(1979년 25일) 등 여러 곳이 됩니다.
특히 이 달에는 소나기가 많이 내리는데 "여름철 소나기는 소잔등이를 경계로 해서도 다르다"고 하는 속담이 있듯이 국소적이고 단속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달의 평균기온은 중부 산간지방이 19°C 정도로 7월 달과 비슷하지만, 다른 지방은 약 1°C가 높아서 24~27°C입니다. 이 달 초순은 전국적으로 기온이 가장 높은 기간으로서 대부분의 지방에서 연중 최고기온이 나타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높은 기온인 40.0°C가 1942년 1일에 대구에서 관측되었으며, 비공식 최고 기록인 46.0°C(영주 1944년 1일) 와 43.5°C (경주 1942년 12일)가 나타났고, 강릉의 38.9°C, 인천의 38.9°C, 서울의 38.2°C, 정읍의 37.5°C ,제주의 37.0°C도 모두 이 달에 나타났습니다. 1일의 서울, 부산, 광주지방의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은 각각 23.8°C와 31.2°C, 23.9°C와 30.0°C, 24.0°와 32.2°C이지만, 31일에는 20.4°C와 27.3°C, 22.0°C와 28.5°C, 21.0°C와 29.2°C로서 약 3°C가 낮아집니다. 보통 15일이 지나면 한 낮에도 수영하는 것이 약간 싫을 정도이며, 하순에는 아침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기분을 자아내게도 합니다.
낮의 길이는 점차로 짧아져 가며, 서울의 1일 일출시간과 일몰시간은 각각 05시 36분과 19시 40분이지만, 31일에는 06시 01분과 19시 03분이므로 낮의 길이가 한달 사이에 1시간 2분이나 짧아지게 됩니다. 그러나 일조시간이 7월달보다 약 10%정도 많아지게 되므로 곡식과 과일들이 여물기에 점차 좋은 조건이 되어갑니다.
벼이삭이 돋아 나오게 되는 이 달에는 절기 상으로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立秋)가 7일이고 말복(末伏)이 15일이며 처서(處暑)가 23일이기 때문에 성급하게 가을을 생각하게 하지만, 우리나라의 여름날씨는 해양성 기류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대륙의 내부지방보다는 약 한달 정도 계절이 지체되어 나타남으로, 우리나라의 8월 달은 하순에 가서도 한 낮에는 늦더위가 남아 있는데, 습도가 점차 낮아지게 되므로 7월 달보다는 훨씬 상쾌한 느낌을 지니게 됩니다.
이 달에는 바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장 많을 시기입니다. 작렬하는 태양아래 푸른 파도와 녹음진 그늘아래 개울물도 좋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태풍과 집중호우 등 맹렬한 기상현상이 가장 많이 출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항상 기상변화에 주의하시고 기상정보를 입수하여 내 자신은 물론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