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 산행월일/집결 : 2020년 10월 10일(토) / 6호선 고대역 3번출구 (10시 30분)
◈ 참석자 : 14명 (세환, 종화, 윤환, 경식, 승렬, 윤상, 재웅, 용복, 정한, 문형, 영훈, 광일, 근호, 양기)
◈ 산행코스 : 고대역-홍릉수목원-천장산숲길-중량천힐링길-중화역근처-뒤풀이 장소
◈ 동반시 : "구절초꽃"/ 김용택
◈ 뒤풀이 : 돼지갈비에 소·맥주 및 막걸리 / '태능배밭갈비'<중화역 근처, (02) 973-9292>
이번 홍릉수목원 산행에는 카톡에 공지된 후 친구들 보다 늦게 참석의사를 표하면서 예상대로(?) 홍 총장님으로 부터 산행기자로 지명되었다.
그런데, 행사지역이 나의 거주지와 가까운 관계로 자연스럽게 뒤풀이 장소라든지 수목원 이후 코스에 대한 계획과 진행이 내 임무로 다가와 준비 시간이 촉박했지만, 나름대로 적극 임하여 적절한 안을 만들어 카톡에 올리고 친구들의 동의를 받아 본의 아니게 홍 총장님의 1일 대리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오늘 날씨는 일기예보보다 더 좋아 전형적인 가을 하늘을 우리에게 선사하였다. 수목원 입구에서는 경비원 선생님께서 무심하게 체온계를 손목에 대더니 오케이 사인을 보낸다.
시간이 남아서 시산회 카톡에 수목원 진입 시 체온 확인 외에 가방검사는 없다고 홍어를 운반해 오는 재웅 산우의 근심을 덜어드리고 진입로 한쪽 햇빛이 조금 비치는 쪽에 서서 친구들을 기다렸다.
먼저 양기 산우가 씩씩하게 들어온다. 이어서 윤환, 정한 산우가 손을 흔들며 모습을 보였다. 한참을 있다가 나머지 친구들이 한꺼번에 입구에 몰려들어 왔다. 모두 모여 안내간판 앞에서 오늘 탐방 코스를 설명하고 우측 소로를 이용하여 침엽수 구역부터 걷기운동을 시작하였다.
가는 길에 오랜만에 오는 수목원 이니까 각종 나무의 이름표와 해당된 나무를 확인하면서 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였지만, 사실 꽃피는 계절도 아니어서 나무들을 확인하며 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외곽으로 돌면서 안내간판이 부실하여(아니면 우리가 잘 몰라서) 원활한 길 안내가 되지 않아 그냥 자유롭게 걸어 다니기로 하였다.
계속 걷다가 '홍릉'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된 조선 말기 고종황제의 왕비였던 명성황후가 1895년 을미사변으로 시해된 후 안장되었다가 1919년 고종승하 후 남양주 금곡동 현재 홍릉으로 합장될 때까지 22년간 묻혔던 홍릉터를 둘러보았다.
주변 지형을 관찰하던 임용복 지관(?)께서 명당조건을 갖춘 곳이 분명하다고 확인해 주기도 하였다. 인접한 작은 동산에서 잠간 쉬면서 세환 산우가 만들어온 '테라로사' 커피를 맛보다가 갑자기 군대 계급 논쟁이 벌어져 “특명소령”(방위의 다른 표현)으로부터, 육군 원수, 전경, 하사까지 들먹이며, 옛적의 군 생활을 회고해 보았다.
홍릉수목원을 한 바퀴 둘러본 후 경식 친구의 제안으로 인접해 있는 천장산 숲길에 들러 재웅 산우가 야심차게 준비한 홍어회 맛을 즐겨보기로 하였다. 천장산 숲길로 접어들어 한참을 올라갔지만, 적당한 곳을 발견하지 못하여 할 수 없이 산책길 중간에 만들어 놓은 긴 의자들로 구성된 휴게장소에 자리를 잡고 오늘의 핫 아이템 홍어회를 맛나게 먹을 수가 있었다. 홍어 말고도 종화 사모님께서 준비해 주신 왕새우 튀김도 맛있었다.
여러 과일들과 음료수로 간식 타임을 잘 보내고,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 홍릉초등학교 입구에서 273번 시내버스를 단체로 탑승하여 다음 코스인 중랑천으로 향하였다. 버스를 반 전세 내서 10여 분간 경희대와 외대를 지나 이문동을 유람한 후 이화교 삼거리 중랑천 산책로 입구에서 하차하였다.
아침에 홍 총장ㄴ께서 오늘 진행 도우미인 산행기자의 안내에 잘 협조해 주라는 권고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여 버스 승하차를 비롯하여 산책로 걷기 등 모든 과정에서 오늘 참가한 13명 친구들의 협조는 최고였다.
중랑천 서쪽 산책로를 의정부 방향으로 걷기 시작하다 중간쯤에 있는 파고라의 벤치에서 잠간 몸을 쉬면서 가을 낮의 상쾌함을 느끼는 산우들의 얼굴엔 평화로움이 깃들어 보였다.
일어나 계속 걷다가 성북구와 경계선에서 동부간선도로를 넘어가는 잘 생긴 다리를 건너 물위에 놓인 대리석 징검다리에 다다라 중랑천 잉어의 환영을 받으며 조심스럽게 건너편의 중랑구 지역 장미공원 산책로로 진입하였다.
"서울 장미축제"의 영어 표지 앞에서 단체 인증사진을 찍고 이번에는 중랑천 동편 산책로를 남쪽방향으로 걷기 시작하여 장미도서관과 장미화장실을 지나 뚝방 아래로 내려가 오늘의 뒤풀이 장소인 태능배밭갈비식당으로 들어갔다.
사전에 여러 차례 전화와 직접 방문하여 확인한 대로 식당은 2시에 맞추어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 방문자 명부를 작성하거나 일부는 스마트폰 QR 코드로 식당방문 체크인을 한 후 자리에 앉아 예정된 메뉴인 왕 돼지갈비를 주문하였고, 오늘의 동반시 "구절초꽃"(김용택 시인)은 산행기자인 내가 낭송을 하였다.
"구절초꽃" / 김용택
하루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로
산그늘을 따라서 걷다 보면은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밀려오는 강기슭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하루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 너머 그 너머 검은 산 너머
서늘한 저녁달만 떠오릅니다.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
달빛만 하얗게 모여듭니다.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
모두들 대체로 오늘의 메뉴에 만족하는 것 같았다. 술은 소주와 맥주를 적절하게 섞어 마셨다. 분위기는 평안하고 화기애애 하였다. 약 한 시간 반정도 산우들은 정담을 나누었다.
약 3시 반경, 아쉽지만 오늘의 일정을 모두 마치기로 하고 산행기자인 내가 "우리 회원 모두가 코로나-19에 절대 걸리지 말고 이 고비를 잘 넘기자. 그리고 다음 산행에서 또 보자"고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부 회원들은 헤어지기가 아쉬워 인근 당구장으로, 나머지 산우들은 근처의 지하철역인 중화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친구들아! 오늘 하루도 부족한 산행기자 안내에 따라주시느라 수고들 많으셨네. 평안한 밤 되시게. 안녕!
2020년 10월 10일 이승렬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