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음
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를 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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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읽기 참 좋은 십니다.
초심(初心)의 초(初)는 옷 의(衣)와 가위 도(刀)를 합친 것이니
옷을 만드는 시초를 뜻합니다.
처음에 세운 뜻을 이루려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초지일관(初志一貫)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초심을 잊지 않는다면 이루지 못할 게 어디 있겠습니까?
시인 이백(李白)에 따르면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일도 가능하지요.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摩斧作針)의 고사와 같이 말입니다.
삶의 과정에는 수많은 실패와 좌절이 있을 수 있지만
초심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초부득삼(初不得三)의 자세,
첫번에 실패한 것이 세 번째는 성공한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 회원님들 늘 처음 같은 '새마음'으로
올 한해를 살아 내시기 바랍니다.
(※ 한경닷컴, 고두현의 아침편지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