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우려에 포장.배달만 가능
일회용컵 사용 다시 급격히 늘어
"죄송합니다. 음료는 일회용컵에만 담아드립니다"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개인컵에 커피를 담아 달라고 하자, 점원은 이렇게 말했다. 스타벅스는 2007년 부터 개인컵을 지참해 음료를 담아가면 커피값 300원을 할인 혜택을 줬는데, 지난 3월 코로나 확산으로 중단했다가 5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자 할인 혜택을 재개했었다. 그러나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다시 정부 방역 지침이 강화돼 26일부터 다시 모든 음료는 일회용컵에만 담아 파는 것으로 지침을 바꿨다"고 했다.
30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이른바 '2.5단계'로 격상하면서 특히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대해 매장 운영을 금지하고, 배달이나 포장 판매만 가능하게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과 포장 판매는 일회용기 사용이 더 늘 수밖에 없다"고 했다. 매장 이용이 가능한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도 사정은 같다. 서울 마포구 한 커피숍 점주 한모(31)씨는 "매장 내에서 유리잔으로 음료를 마실 수 있다고 안내해도, 테이크아웃이든 매장 고객이든 열에 아홉은 일회용컵에 담아 달라고 한다"고 했다.
일회용기 사용이 늘면서 '폐플라스틱 '중 일회용컵에 쓰이는 재료의 폐기물 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일회용 플라스틱컵 뚜껑에 쓰이는 PS(폴리스티렌)의 8월 kg당 수도권 가격은 467원으로 전년 동기( 581원) 보다19.6% 떨어졌다.
환경부는 2월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되자 지난 2018년 8월 금지했던 식품접객업소 매장 내 일회숑컵 사용을 다시 허용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회용기가 코로나에 더 안전하다는 게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 성급하게 정부가 일회용기를 허용했다"고 지적한다.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포가티국제센터 연구감독을 지낸 마크 밀러 박사 등 세계공중보건 전문가 115명은 "기본 위생 수칙을 잘 지키면 다회용품 재사용은 안전하다"며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일회용품과 다회용품이 비슷하고, 오히려 버려진 일회용품은 청소원 등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우려가 있다"고 성명을 냈다.
출처 : 조선일보 2020년 9월 1일 화요일 윤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