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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빛수레 광륜 스크랩 살며…사랑하며☆── 망상의 비빔밥 - 비로해 채상희
윤거사. 추천 0 조회 51 07.01.19 07:44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살며 사랑하며



망상의 비빔밥



비로해 채상희 (포교사)




계절은 어김없이 변화하여 겨울의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대지 속에 생명을 머금고 있던 새싹들이 하나, 둘 발아하여 산천초목을 싹틔우다 이젠 어엿한 푸르름의 한 장을 장식하는 녹음을 비추이고 있다. 그 여린 녹음의 빛이 아리도록 시리더니 장년의 기상만큼이나 듬직한 이파리에서 우린 삶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끼며 우리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자부심에 자못 어깨를 으쓱여 본다.


변화하기에 아름답다던 그 문구가 그저 글자에 불과하기만 하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덧없으며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허망하기만 할 것인가?

기왕에 변화할 것이라면 보다 더 좋은 방향으로, 보다 더 삶의 질을 높이는 곳으로, 보다 더 나와 타인을 위한 이타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기를 바라는 것이 비단 나 하나만의 소망은 아닐 것이다.


지난 겨울은 내게 특별한 시간이었으며 아주 특이한 체험을 할 수 있게 하여준 계기가 되었고 그 결과 난 아주 다르게 변화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철이 들고 난 이후부터는 부처님 전에 예불이며, 절이며, 천수다라니주력, 반야심경, 경전의 독경과 관음정근...하루 중에 항상 기도의 시간은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감히 자신의 치부를 드러 내 보이는 일 같이 창피하고 어리석음을 보이는 행위라 여겨 조금은 꺼림직 하였지만 또 다른 나와 같은 이들의 전례를 생각하여 감히 몇 자 적어보고 싶었다. 늘상하는 기도였지만 나의 기도는 늘 무엇인가를 구하며 하나의 의식적인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참으로 많은 시간이 흐른 뒤였다. 불자라는 하나의 관념에 빠져 늘 하였듯이 그저 입으로는 염불하고 몸으로는 절하면서... 그러나 흔들리는 나의 마음은 항상 번뇌 망상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었으며 나 자신은 안으로 안으로 점점 더 단단한 또아리를 틀고 조여들고 있었고 그 답답함을 글로서... 그 잘난 글 몇 자 써가면서 자신의 마음을 삭여가고 있던 즈음, 지난겨울, 그동안 알고 지냈지만 평소 말씀을 잘하지 않으셨던 스님께서 내게 모처럼 입을 여셨다. 오로지 50여년 동안을 참선수행으로 일관해 오신 그분은 세간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으셨지만 평소 그분의 수행은 아시는 분은 익히 잘 알정도로 물같이 바람같이 걸림없이 사셨던 분이셨다.


간간이 그분이 내게 선지식으로 다가와 한마디씩을 던져주실 때 난 마치 어두운 통로에서 빛을 만난 듯 하염없이 그 빛을 향해 빠져 들어가곤 하였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항상 주위의 시선을 피하지 못하고 때로는 즐거워하며 때로는 속이 상해서 가슴 아파할 때 그분은 내게 “이 세상에서 인간을 병들게 하는 것이 바로 칭찬이야. 비난에는 망가지지 않고 더욱 자신을 가다듬어 올바르게 가려고 노력하지만 칭찬에는 사람들이 자신이 망가지는 것조차 못느끼고 날뛰다 스스로 무덤을 파게 되지. 세상의 칭찬이나 비난은 그저 지나가는 소리에 불과한데 왜 그것에 그리들 마음을 두고 있는지 잘 생각해보라.”곤 하셨다.


또한 스님은 내게 “똑똑하지만 불편하고 피곤한 사람으로 살 것인가?조금은 바보스럽지만 마음 평안하고 행복한 사람으로 살 것인가?”를 말씀하셨다. 그 말씀은 항상 나 자신이 남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일종의 우월감을 가지려고 애쓰고 살아왔던 나의 자아를 무참히 눌러 버리는 일갈이셨던 것임이 분명하였다. 그 이후의 나의 삶은 조금씩 방향을 바꾸게 되었고 급기야 지난 겨울 스님은 내게 다른 시도를 권하셨던 것이었다.


항상 하는 기도의 시간이나 일정한 양을 떠나서 이제는 늘상 아침부터 밤에 잠을 잘 때까지 화두를 들고 있는 것처럼 행주좌와어묵동정이라 한시도 마음속에서 주력을 놓지말고 해보라는 말씀이셨다. 또한 그동안 하던 수행이 천수다라니 주력이니 다른 것을 하려하지 말고 오직 다라니 하나만 가지고 하루 종일 매진해 보라고 하셨다. 그것은 내게 색다른 주문이었으며 조금은 쉬워보였지만 실제로 한시도 다른 곳에 마음을 둘 수가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갔다. 스님의 말씀에 따라 하루,이틀..열흘,백일...하다보니 내게는 참으로 이상한 변화가 일기 시작하였다. 모든 것을 다 접어두고 그동안 내가 살아있는 흔적이라고 여기며 글쓰기를 하여왔던 나 자신이 단 한 줄의 글도 써내려갈 수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진정 내게는 커다란 변화였으며 지난 몇 달 동안 단 한 줄의 글도 쓰지 않았던 것이었다. 난 스님께 “스님, 저...글을 쓸 수가 없어요.”하니 스님은 “왜 그러는데?”하고 물으셨다. “글을 쓰려면 다라니를 잠시 쉬어야하며 쓰려는 생각을 일으켜야 하는데 그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스님은 내게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곳으로 끌리게 되어있지. 보살이 그렇게 글쓰기를 좋아하였는데 이제는 다라니주력이 더 좋은가 보군. 그러면 글을 쓰지 않으면 되잖아.” 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혹여라도 앞으로 글을 쓸 수 없으면 어떻게 하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의 맘을 읽기라도 하듯 스님은 내게 “그동안 보살이 써왔던 글은 아마도 ‘망상의 비빕밥’쯤 되겠지. 앞으로 수행을 더 열심히 하다보면 언제인가 그때는 또 다른 더 좋은 글들이 나오게 될 것이야. 그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보살의 화현으로 다가겠지. 지금은 공부하고 수행 할 시기라 여기고 앞으로 글 쓰는 것을 당분간 자제하는 것이 좋을 듯싶군.”하시는 것이었다.


스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보다도 먼저 내 자신이 글 쓰는 것 자체가 망상을 일으키는 작업이라는 것을 느끼고 나니 섣부르게 다가가기가 어려웠다. 이러한 방식의 공부법을 따르다 보니 나 자신의 마음은 한없이 평온하여졌으며 주변에서들 내게 얼굴이 평안한 것이 보기가 너무나 좋다라고 평하기 시작하였다. 시간시간 그저그저 행복하기만한 것이 어떠한 어려움도, 걱정도 사라졌으며 이 순간 그대로 극락이라는 것을 조금씩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내게 스님은 그동안은 기도하는 시간만 갑옷을 입었지만 이제는 매순간 갑옷을 입고 있으니 어떠한 독화살이 날라와도 보살의 몸속에는 침범하지 못할 것이라고 염불하는 사람의 공덕을 말씀해 주셨다. 실지로 내게 다가오는 인연들을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 볼 수 있을 만큼의 여유가 생겼으며 어떠한 일에도 성급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수행을 통해서 지혜가 증장하게 되고, 이러한 지혜를 바탕으로 올바른 생각이 나게 되고 그러한 올바른 생각으로 비로소 사물을 바로 보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물을 바로 보게 된다면 이 세상이 공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그러한 이유로 일체 세상의 모든 것에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마음 둘 것이 없다는 것을 바로 보게 될 것이다.


변화하는 나자신속에서 무아를 체득하게 될 것이고 나 또한 공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제행이 무상’하며 ‘제법이 무아’라는 말의 의미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으로만 끝이 난다면 이 세상은 허망하기에 우리에게는 ‘불생불멸불구부정부증불감’하는 영원불멸한 본래 청정함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씀하셨다. 우리가 올바른 수행을 통해서 자신의 본성을 바로 볼 수 있는 그 날, 우리의 진정한 행복은 완성될 것이다.

이러한 방법을 일러주신 선지식이 가까이 있음을 감사드리며 부처님 곁에 한 발짝 다가가는 불자로서 이 한 생 멸려정진 하고져 한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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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7.01.19 10:48

    첫댓글 ....(행주좌와어묵동정이라 한시도 마음속에서 주력을 놓지말고 해보라)......감사드립니다.......()()()

  • 07.01.19 12:42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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