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2)
* 이 글은 주술에 관한 프레이져의 글을 요약한 것이 아니고, 황금가지에서
통째로 가져온 글이다.
일반적으로 고대의 왕은 동시에 사제이기도 했다는 사실만으로 왕이 행했던 직무의 종교적 측면을 완전히 설명할 수는 없다. 당시에는 왕을 둘러싼 신성이 단순히 명목에 그친 것이 아니라 진지한 신앙의 표현이었다. 많은 경우 왕은 단순히 인간과 신을 중개하는 사제라기보다는 오히려 신 그 자체로서 숭배받았기 때문이다.
(왕을 신으로 숭앙하는 것이 바로 종교였다. 왕에게 올리는 행위들이 바로 종교 의례 였다.)
그리하여 왕은 그저 초인간적, 불가시적 존재에게 희생제물을 바치고 기도를 올리는 것만으로,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그런 은총을, 숭배자와 기도자에게는 내려줄 수 있다고 믿었다. 일반 백성은 왕을 믿고 따를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종종 왕이 제때 비와 햇빛을 내려줌으로써 곡물의 성장을 촉진시켜주리라고 기대했다. – 65p
왕이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왕을 죽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부여에서는 심한 가뭄 등의 재해를 왕이 해결하지 못하면
왕을 죽여서 신에게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주술의 기초가 되는 사유 원리를 분석해 보면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번째, 유사는 유사를 낳으며 혹은 결과는 그 원인과 유사성을 가진다는
사유 원리이다. (유사성 원리)
두번째, 이전에 한 번 접촉했던 사물은 물리적 접촉이 끝나 서로 떨어져 있어도
계속 상호작용을 한다는 사유원리이다.
첫번째 원리를 '유사의 법칙'이라 한다면, 두번째 원리는 '접촉의 법칙'이라
칭할 수 있다. (한 번 관계를 맺으면 계속하여 유지된다.)
(중략)
유사의 법칙에 입각한 주술은 '동종주술' 혹은 '모방주술'로
접촉의 법칙에 입각한 주술은 '감염주술'로 분류할 수 있다.
(중략)
편의상 동종주술과 감염주술을 묶어 '공감주술'이라고 총칭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두 가지 유형의 주술 모두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사물이 비밀스런 공감을 통해 상호작용을 한다는 사고방식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 70-72p
(*장희빈이 윤비를 상징하는 인형을 만들어서 바늘로 짜르면 멀리 덜어져 있는
윤비에게 영향을 미쳐서 윤비를 고통스럽게, 또는 죽도록 한다.)
터부는 실천적, 실제적 주술의 소극적인 적용이라 할 수 있다.
적극적 주술(magic)이나 사술(sorcery)은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나도록 이런 것은 이렇게 하라"고 말한다.
이에 비해 소극적 주술이나 터부는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런 것은 하지 말라"고 말한다. – 86p
주술사 계급의 발달은 해당 사회의 종교적 발전과 정치적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왜냐하면 부족의 안녕이 주술적 의례에 의존하는 그런 사회에서 주술사는 자연히 막강한 권위와 신임을 얻을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부족의 수장직이나 나아가 왕권까지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주술사 계급은 다른 어떤 직업에서도 얻을 수 없는 명예와 부와 권력을 손에 넣을 수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부족 내에서 가장 우수하고 야심만만한 자들이 그 계급에 모여들게 마련이었다.
이렇게 모여든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들은 종종 우매한 동료 부족원을 기만하고 그들의 소박한 미신적 신앙을 이용하여 자기 이익을 도모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일반 민중의 인지가 깨어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주술사의 늘력이 아니더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주술사의 권위는 떨어지고, 나중에는 천대받는 인물로 전락한다.
고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