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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지사는 특정 계층을 겨냥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도의회 의장단을 시작으로 7개 상임위별 만찬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간담회는 정례회 개원일인 14일까지 이어진다. 이와 함께 홍 지사는 13일부터 경남·부산지역 언론, 서울지역 언론 등 4개 그룹으로 나눠 기자간담회도 한다.
이런 형식의 행보는 홍 지사가 지난 2012년 12월 보궐선거 당선 이후 처음이다. 이학석 공보관은 '소통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계속해서 대도민 스킨십을 강화하고자 각계각층 다양한 인사를 만나 도정 협력과 조언을 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보는 홍 지사가 지난 4월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휩싸이면서 좁아졌던 운신의 폭을 회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진주의료원 폐업, 무상급식 중단 사태 등으로 취임 이후 전국적인 이슈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독선과 불통'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변화? 글쎄 = 홍 지사가 최근에 '고향에서 마지막 정리하려 한다'거나 '경남도를 위해 지사 하는데 도와달라'는 식의 발언에 비춰보면 최근 행보는 도정에 힘을 실어달라는 요청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반대 세력에 귀를 열겠다는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홍 지사는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불통' 이미지에 대해 "내 갈 길 간다"고 했고, 13일 간담회에서도 "불통이라는 소리 들어도 타협이 불가능한 사람과는 대화 안한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홍 지사 '고발정치'가 도의회 본회의장 발언에 대해 야당 도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았다.
최근 홍 지사 행보에 대한 여·야 반응은 엇갈린다. 김윤근 도의회 의장은 "의원들은 늦은 감이 있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여유롭고 따듯한 행보를 보여 달라고 홍 지사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도 갈등과 혼란 속에서 홍 지사 편을 들긴 했지만 집행부와 도의회 관계, 일방적인 도정에 대해 불만이 쌓여 있었다.
야당 의원들은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의도'라고 봤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지수 도의원은 "간담회 자리에서 홍 지사에게 스토리가 있고, '촉'이 좋은 정치인인데 소통을 잘못해서 안타깝다고 했다"고 말했다.
◇갈수록 여론 악화 = 홍 지사는 나빠진 여론을 무시할 수도 없고, '소통'을 내건 모양새를 보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도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주민투표 청구 서명에 14만 4000여 명이나 참여했고, 무상급식 중단 사태에 대해 책임을 묻는 주민소환 운동 추진은 홍 지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의 한 단면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7일 발표한 '6월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에서 홍 지사는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꼴찌를 했다. 잘한다는 긍정평가(33.5%)는 가장 낮고, 잘못한다는 부정평가(58.7%)는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0.8%p)는 지난 1일부터 사흘 동안 유권자 85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걸기 방식으로 진행됐다. 매달 정례조사 결과를 보면 홍 지사 성적의 흐름은 더 좋지 않다. 긍정평가는 하향, 부정평가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긍정과 부정이 역전한 2월에는 홍 지사가 시·군 순방을 하면서 무상급식 논란이 확대됐었다. 4월 성완종 리스트, 5월 검찰 소환 등 악재가 거듭됐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2일 발표한 '2015년 상반기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8%p)'에서도 홍 지사는 부정 응답비율이 시·도지사 가운데 49%(긍정 38%)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