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보신탕
문성혜
파주시 평탄면을 지날 때면
유독 눈에 띄는 간판
목련보신탕
왜 하필 목련보신탕인가
지도에는 없는 목련이라는 지명이 있다던가
목련이 한창일 때 그 보신탕집이 들어섰다던가
그맘때 도살된 개들 눈에는 하얗게 목련이 질려 있어
고기 살이 꽃잎처럼 부드럽다던가
그 집 평상에선 좋든 싫든 목련을 바라보며 음식을 들게 된다던가
그때 꼭 한둘은 목련에 얽힌 추억담을 아야기하게 된다던가
급기야 뼈다귀 쌓이는 것도 꽃잎으로 보이면
당신은 빼도 박도 못하는 목련교도가 된다던가
그 흔한 네온 빛 하나 담지 못한
하얀 바탕 검은 글씨의
목련보신탕
꽃 이름 후광을 입어
매캐한 누린내가 없어지는 그 이름
목련보신탕
- 문성혜 시집 <입술을 건너간 이름>(창비 2012)에서.
첫댓글 정말이지 이름이 나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