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호기심, 애매모호함이 현존재 世人의 특징이라고 하이데거가 말한 적이 있다. 일상생활에 마음이 흐리멍덩하고 안개에 싸인 듯 불투명하다. 매사에 중심을 때리지 못하고 변죽만 울린다. 주체성을 상실한듯 사람과 주변환경에 휘둘리는 느낌이다. 늘 시간에 쪼들리며 삶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허둥지둥 한다. 매사에 임시로 땜방 하는 식으로 대처하니, 하는 일마다 확신이 없다. 그래서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그때 그때마다 되는 대로 때우니 제대로 끝맺음 한 게 없다. 늘 여운과 미련이 따라온다. 잘 했나, 제대로 했나, 뒤돌아보니, 뒤로도 오리무중 앞으로도 오리무중이다. 왜 그런가?
생각의 흐름을 딱 끊지 못해서 그렇다. 생각의 흐름에 빠져 있으니까 계속 그 찜찜한 기분에 휩싸인 채 뒤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앞으로도 나가지 못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 그 중간에 어정쩡하게 서서 망연자실하고 있다. 생각의 흐름이 딱! 끊어진 [지금 여기]를 떠나 생각 속에서 어디론가 헤매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생각의 안개가 벗어진 [지금 여기]로 돌아오라. 지금 여기는 생각이 붙지 않는다. 지금 여기는 때묻지 않은 청정본연이다. 지금 여기는 생각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아 늘 말숙하고 해맑다. 그래서 沒踪迹몰종적이다. 매사에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일에 부닥치면 최선을 다하다가, 일이 끝나면 그걸로 끝이다. 다시 미련이나 후회를 갖다 붙일 필요가 없다. 발자국을 남기지 말고 걸어가라. 마음에 자국이 남지 않게 마음을 잘 쓰라. 이게 善用其心선용기심이다.
이거다 저거다 이렇다 저렇다 우왕좌왕 애매모호함이 없다. 그래서 戱論寂滅희론적멸이다. 생각도 없고 생각하는 자도 없고 생각의 흔적조차 없어서, 생각이 있던 없던 상관이 없다. 그래서 三輪삼륜이 淸淨청정하다고 한다. 본래무일물 청정본연에 ‘나’라는 점이 찍힌 적이 없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가? 청정본연 지금 여기는 점을 찍을 수도 없고 점이 찍히지도 않는데, 무슨 일이 있는가? 늘 때묻지 않은 활연 쾌활 청정 안온이다.
一翳在眼일예재안에 空華공화가 亂墜난추로다.
한 티끌(생각)에 눈(마음)에 끼니 허공 꽃이 어지러이 떨어지네.
一片白雲橫谷口일편백운횡곡구하니 幾多歸鳥盡迷巢기다귀조진미소를.
한 조각 흰구름(생각)이 골짜기 입구(마음)에 걸려 있으니 얼마나 많은 새(사람)들이 돌아갈 둥지(지금 여기, 안심입명처)를 몰라 헤매고 있는가?
첫댓글 _((()))_ 사두 사두 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