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렸어요, 라고 쉽게 말을 하기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던 비오늘 날이었습니다.
일기예보로 비가온다 했는데, 정말
아침 출근길에 한두방울 떨어지다가
결국
산행과 물놀이가 시작되는 오전에는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하더군요.
물놀이를 할거냐 말거냐,
산행은 어떻게 하고,
이렇게 비가 오는데 할수있을까, 라는 고민은
별로 하지 않았더랬습니다.
비가오나 눈이 오나
산에 가자, 그리고 텐트치고 물놀이 하면되지 않느냐, 라고 여기면서
대충은 포기하고 시간표대로 가는 거지요.
비오는날
물놀이를 어떻게 할까?
우선 수영풀을 펼쳐 놓고
그 위에 텐트를 쳤답니다.
그리니깐 비는 안맞을 거고,
바람막이까지 해놓으니 무슨 요새같은 겁니다.
물이 차가울텐데..
그래서 마당 수도꼭지에 연결한 호스를 빼어
안에있는 온수꼭지에 물을 받어 넣었지요.
뜨뜻한 물이 되었으니
온천탕같은 효과가 났을 거예요.
두개 반으로 나누어 고학년은 오전에 물놀이, 저학년은 산행..
오후에는 바꿔 진행을 했습니다.
산행길은 비가 많이 내려
도로위로 물이 흘러내렸지요.
첨벙첨벙 그대로 걸어가는데
조금은 춥기도 하고
조금은 재미있고
조금은 무섭기도 했지요.
비가오면 집에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밖에 돌아다닐일이 있나요.
나이들어 옷이 젖어들을 정도로 비를 맞을 일이 없는 거구요.
그런 것을
아이들과 속옷이 다 젖어들정도로 우산없이
비옷으로 그렇게 돌아다닌 거예요.
이렇게 비가 오는날
곤란한건
아이들 옷갈아 입히는 거지요.
오늘은 수영을 하고나서 한번
산행을 하고 나서 또한번,
두번씩이나 옷을 갈아 입었답니다.
벗기고 입히고 벗기고 입히고.. 정리하고 담고 쓸고..
그게 참 많은 날이었지요.
두현이 생일 축하는
오후 1시 25분에 다같이 모여 했지요.
원래는 1시에 하기로 했는데
점심밥이 모자라 새로 밥을 해서
먹느라 조금 늦었지요.
두현이, 연신 좋아라 얼굴이 함박만해졌지요.
규형이가 그랬어요. 두현이한테.. "생일축하하셨습니까"
그 말이 오늘 내동 제 귀에서, 입에서 떠나질 않네요.
생일축하하셨습니까.. 너무 재미있어서..
귀가차량을 마치고
잠시 옥길동엘 들렀습니다.
건물이 이쁘게 올라가 있더라구요.
어제 콘크리트 타설공사가 있더랬는데
오늘 벌써 벽체 거푸집이 떼어져 있고
학교 모습이 드러난겁니다.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정성이,
땀방울이 들어있는 건지, 현장에 있을때마다
확인하게 됩니다.
땡볕에서 일하는 분들을 보면
내 자리가
누군가의 피땀으로 주어져 있다는 걸
절감하게 되네요.
오늘도, 그 비를 맞고서
물고랑 작업을 하고 있었구요.
고마울따름입니다.
개학을하고 이틀이 지났습니다.
이전에 비슷한 상황을 자꾸 떠올려보는데,
여름방학 마치고 첫날 수업이
작년 다르고 올해다른 걸, 알겠더라구요.
참 차분하였고
편안했습니다.
아마 한주간 큰나무를 너무 기다렸든지,
아니면 너무 오기 싫었는데 가라고 해서 포기했든지..
둘중에 하나가 아닐런지..
곧 가을이 오겠네요.
첫댓글 ㅎㅎㅎ 그러게요. 아침에 물놀이 준비하는 걸 보면서 애들이 색다른 경험을 하겠구나 했어요. 천막아래서 물놀이라 ... 애들 옷갈아입히는 게 여간 손가는 일이 아니지요. 무던히 참아주시는 손길들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애들이 무척 재미있게 놀았는지 밤에 정신없이 자더군요. ..... (가을을 기다리는 엄마맘도 무척 설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