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에도 삶이
30℃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오늘 중랑천을 향하고 있는 그들은 누구인가. 군자역을 빠져나온 버쁘바 막사리 엉카페 버니재 까토나 다섯명의 노객들이다. 중랑천이라면 1970년대까지도 폐수로 오염된 기피의 하천이었다. 80년대부터 개발이 시작으로 둑방을 비롯하여 자전거도로 산책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어른 팔뚝보다도 더 커다란 물고기들이 유영을 하는 곳으로 철따라 물오리 왜가리 갈매기 민물가마우지등도 즐겨 찾는 곳이다. 주변에는 수레국화 양귀비꽃 장미꽃과 벚꽃을 비롯하여 갖가지 꽃과 나무들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한마디로 한강변에 서식하는 물고기 날짐승 수 많은 꽃과 식물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이다. 경기도 양주시 불곡산(470m) 북쪽계곡이 발원지로 경기도 양주 의정부 서울 도봉구 노원구 중랑구 성북구 동대문구 성동구등을 아우르고 있다. 장안교와 살곶이다리 중간 즈음에서 청계천을 만난다. 살곶이다리는 조선초기 역사의 한 장면이 드리워진 곳이다. 이성계는 다섯번째 아들 이방원이 왕자의 난을 거쳐 태종으로 등극하자 함흥으로 떠난다. 이방원의 등극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무언의 표출이다. 신하들의 간청으로 한양으로 돌아오는 중에 화살을 날린다. 중랑천 하류에서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는 아들 태종을 향한 화살이다. 빗나간 화살이 꽂힌 곳이라 하여 살곶이 또는 살꽂이 다리라고도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버지와 역성혁명(쿠데타의 원조라고도 할 수 있다)으로 고려를 멸망시키고 조선을 건국하는 데 주도적 역할도 한다. 이방원의 ‘하여가(何如歌)’와 정몽주의 ‘단심가(丹心歌)’는 고려의 역적과 충신의 그 시대상을 대변하고 있는 응답이 아닐까. 용비교를 지나 강변북로 밑을 빠져나오면 한강본류와 합류를 한다. 유로연장 34.8㎞로 우이천ㆍ청계천 등 모두 13개의 지류를 거느리고 있다. 폭은 150m 정도이다. 발원지에서 한강으로 진입할 때까지 철교와 다리를 합치면 대략 40여개가 중랑천을 가로 지르고 있는 인간과 동식물 어류와 조류의 삶의 현장이 아닌가. 군자교를 내려서자 중랑천을 좌우로 보행로와 자전거도로가 시원스레 뻗어있다. 하천둑 위쪽에는 자동차 전용 동이로가 상하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후덥지근한 무더위로 거푸 냉수를 들이켜 보지만 별무효과이다. 그런대로 시원한 그늘이 있는 다리 밑이 반갑기도 하다. 군고구마 과일 떡으로 늘어진 근육을 챙겨본다. 한천교 밑에 도착한 노객들의 불만이 터져나온다. 도저히 더 이상 발걸음이 옮겨지지를 않는다고 주저 앉는다. 고지가 바로 저어기이지만 더 이상은 과욕이련가. 한천교를 건너서 공릉역 근처의 횟집으로 마감을 한다. 약 10여 Km는 족히 걸은 셈이다. 씨원한 쏘맥 한잔이 노객들의 불만을 일거에 날려버린다. 터져나오는 권주가에 웃음과 즐거움의 합창소리가 술잔을 흔들고 있다. 30℃를 웃도는 삼복더위도 눈비가 억쑤로 쏟아지는 순간에도 노객들의 발걸음을 계속될 것이 아닌가. 내일인지 모레가될런지 알 수는 없다.
그저 33년 3개월 3주를 내다보면서 꿈을 꾸는 나날이기를 바램이어라.
2019년 7월 25일 무 무 최 정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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