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사회학과 70주년, 한국외대 사학과 40주년을 보면서
10월 7일 한국외국어대학교 사학과 창립 40주년 기념 국내학술회의를 한다는 웹자보와 메일을 받았다. 며칠 후 11월 1일 경북대학교 사회학과 설립 7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 대한 카톡내용을 보았다. 결국은 외대 국내학술회의는 거리가 멀어서 가지 못했고 70주년 기념 학술대회는 연차를 쓰고 참석하였다. ‘로컬리티와 트랜스 로컬리티: 영남지역의 사회학’이라는 주제로 경남대, 창원대, 경북대, 대구교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동아대. 계명대 교수들이 와서 발표를 하였다. 여기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발표자 중에 경남대 교수가 폐과를 이야기했다. 2023년부터 신입생 모집이 중지되었다고 한다. 경남대 사회학과에는 발표자인 조정우, 양승훈와 지주형 교수가 있는 학교인데 폐과라니. 그리고 더욱 이슈가 된 것은 대구대의 사화학과 폐과였다. 11월 7일 장례식이 예정되었다. 물론 11월 1일 학술대회는 의미있고 흥미로운 주제로 진행되었다. 소제목처럼 영남지역의 사회학을 위한 모임도 결성한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대학원생인 나는 왜 교수들이 ‘영남지역의 사회학’으로 사회학을 좁히려고 하는지 이상했다. 경북대 학생들은 사회학 공부를 하러 서울로 갔다. 아니면 가고자 한다. 사회학을 하다가 여성학을 하고자 다른 사립대학교로 갔다. 이런 현상들을 알고 있을텐데.
그리고 사회학과의 폐과는 그렇게 놀라운 이야기가 아니다. 앞서 말한 한국외국어대학교 사학과에서 내가 석사과정을 하고 박사과정을 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현대사 교수의 채용되지 않아서였다(두 분의 근현대사 교수가 퇴임한 이후). 물론 사학과 교수들이 주축인 정보기록학과 박사과정을 제의받았지만 사학을 전공하다가 정보기록학을 하고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사학과도 역사콘텐츠학과로 바뀌는 경우도 많다(상명대, 전주대). 주제 또한 공공역사로 시야를 확대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는 사회학과에는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도시재생에서 ‘젠트리피케이션’ 을 문제시하는데 생각해보면 언제나 장소에 주인이나 사용자는 바뀐다. 단지 시간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닐까? 변화를 할 수밖에 없다. 그 변화에 선도하거나 따르지 못하면 퇴보하거나 없어지는 것이다.
역사학과는 변화하고 있다. 역사콘테츠를 개발하고 공공역사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물론 문제도 있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렇지만 사회학과가 변화하기보다 고수한다고 보인다. 지금의 사회학은 여성학, 도시재생학 등등으로 분화되어 특화되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전체로 묶인 사회학과는 폐과가 되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공부를 하다보면 같은 학과 교수들이지만 전공분야가 다르면 글쓰는 방식부터 차이가 나기도 한다. 그렇기에 지도받는 학생 입장에서는 혼선이 오기도 한다.
다시 경북대 사회학과 70주년이 지나고 80주년을 기약하며 모임들은 끝이 났다. 대구대 사회학과 장례식을 기억하는 기사들도 보이고 페북에서 글도 보았다. 사회학과 폐과를 아쉬워하는 내용이 많았다. 그렇지만 나는 사회학과의 폐과를 아쉬어 하기보다 사회학과를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좀 더 선명해졌으면 한다. 그 이유는 10월 31일 한국외대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있었고 그 시국선언을 하는 교수 중에는 나의 지도교수님과 다른 역사학과 교수님들이 있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경북대 사회학과에서는 아무런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영남지역 사회학준비모임을 하고 있는 듯하다. 대구대의 사회학과 장례식을 걱정해야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학과의 정체성에 대해 걱정해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