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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학생이 학교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하자
송경헌(서울교대부속초등학교 교장)
E-mail: hun725@chol.com
발행일자 : 2013.05.10
“창의성 교육, 자기주도적 학습 교육, 창의인성 교육, 열린교육, 교육평등 실현, 교육복지” 등 학생들의 미래 삶 준비를 위한 국가교육의 방향은 그 시대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되었다. 2013년 2월 25일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교육’을 표방하고 있다. 다양한 용어를 사용하여 교육의 방향을 표현하고 있지만 교육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즉 교육은 학생들의 미래 삶을 더 행복하게 하는 준비과정이라는 것이다.
학교교육은 개개인의 자아실현을 도와주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학생의 타고난 소질과 끼를 끌어내주고 열정을 갖고 자신의 꿈을 찾아가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학교교육이다. 이 과정에서 행복교육은 다양한 특성이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학교생활에서 행복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필자는 매년 2월에 졸업을 앞둔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교육 차원의 ‘마지막 수업’을 반별로 하고 있다. 그 내용 중에는 ‘6학년인 여러분, 학교생활이 행복한지’를 ‘매우 행복하다, 조금 행복하다, 보통이다, 행복하지 않다. 매우 행복하지 않다’의 5단계 척도로 두 번 응답하게 한다. 첫 번째 설문에 응답하게 한 후, 설문지를 덮어 놓고 태어날 때부터 한쪽 엄지발가락만 있는 닉 부이치치의 삶에 관한 동영상을 10분 정도 보여준 후 같은 설문에 다시 응답하게 한다. 동영상을 보기 전과 본 후 응답한 결과는 다르다. ‘매우 행복과 조금 행복’에 답한 학생이 81.6%에서 94.0%로 증가하였으며, 이전보다 행복하다라고 1~3단계 높게 응답한 학생이 234명 중 106명(45.3%)이나 되었다. 짧은 시간 동안 본 동영상이 학생들의 행복감 변화에 영향을 준 것이다.
이는 우리 교육현장에서 각종 프로그램 및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시사점을 준다. 행복교육을 시설의 현대화, 수업자료의 다양화, 학급당 학생 수의 감소 등 여건의 조성에서만 찾는다면 투자한 만큼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행복교육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학교의 교육활동 중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게 하고,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만들어 주어 행복을 경험하게 하며, 학생 개인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선생님들이 최선을 다해 지도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사랑받고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행복교육은 생각보다 쉽게 달성할 수 있으며 우리 교육은 내실 있고 수준 높은 교육이 될 것이다.
사례를 통해 본 행복교육
학교마다 학교시설, 교원의 상황, 학생의 상황, 지역의 상황 등 인적·물적·심리적 여건이 다르다. 따라서 학교들은 각 학교에 알맞은 교육과정을 만들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특색 있는 학교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초등교원 양성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서울교육대학교의 부설초등학교인 우리 학교는 국가수준의 초등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하면서 동시에 상설연구학교 운영, 교육실습학교 운영, 귀국반 운영 등의 특수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
다음은 우리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모든 학생이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작은 행복교육의 사례를 소개한다. 우리 학교 구성원들은 ‘모든 학생은 하나 이상의 천재성(재능)을 갖고 있으며, 이 천재성을 계발시키는 학교교육’이라는 신념 아래 ‘모든 어린이가 성공하는 행복한 학교’를 교육비전으로 정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고 행복을 느끼게 하는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실천하고 있다.
◑ 우리 학교의 학생들은 자신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자랑스러운 부설초 학생으로서 학교생활에서 첫째 안전한 생활하기, 둘째 서로 존중하는 생활하기, 셋째 맡은 일 열심히 하기, 넷째 부초인의 품위 지키기 등을 약속하고 최선을 다해 지킨다. 이 4가지 약속은 학교에서 학습지도와 생활지도의 기본적인 규범이 되고 있다.
◑ 꿈가방(꿈을 가꾸는 아침 방송)으로 한 주를 계획적으로 시작한다. 꿈가방은 월요일 1교시를 창체시간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초반 20분은 학교장 특강 및 훈화 또는 계기교육을 실시하면서 그 내용을 퀴즈로 내어 관심을 갖게 하며 다음 주에는 퀴즈 응모자 중 6명 정도를 선발하여 꿈가방 상품을 주는데 650명의 재학생 중 평균 퀴즈응모수자가 100~200명 정도 된다. 또한, 학부모 및 외부 저명인사의 재능기부자 특강(24회의 진로교육으로 의사의 하는 일과 의사가 되려면?, 자동차 이야기, 동창 선배 이야기 등)으로 운영한다. 후반 20분은 담임 지도 시간으로 학교수첩인 SMP(Self management planner: 부초어린이 약속, 나의 행복한 꿈가꾸기, 연·월·주별계획, 각종 인증, 부초어린이들이 1년 동안 꼭 해야 할 일 10가지 등)를 활용하여 1주간의 실천 계획을 세운다.
◑ 성공감, 도전감 그리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신의 학습수준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학기별로 중간평가와 기말평가를 실시한다. 출제와 채점은 동학년 선생님들이 한다. 과목별로 100점 만점으로 하지 않고 출제자가 문항마다 배점을 정하여 합산한 점수를 만점으로 한다(예. 국어 96점 만점, 수학 120점 만점 등). 평가 후에는 학생과 학부모가 학생의 학업성취도 수준을 파악할 수 있도록 과목별 평균점수와 시험지를 가정으로 보낸다. 장기프로젝트 학습은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전교생이 의무적으로 참여한다. 4월에는 모든 학생이 학업계획서를 제출하여 복도에 게시하고, 8월에는 담임이 중간 평가를 실시하며, 9월 말에는 결과보고서와 요약서를 제출한다. 심사를 통해 학교장 표창을 하고, 우수 작품 전시회를 하며, 우수 보고서는 책으로 만들어 도서실에 비치한다. 제출된 요약서는 2월까지 복도 유리창에 게시한다. 그 밖에 학생들의 끼를 살리고 도전감을 맛보게 하는 한빛음악경연대회, 영어말하기 대회, 한빛예술제, 체육기능장제, 우리말 우리역사 바르게 알기 대회, 과학 탐구대회, 여러 가지 인증제 등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
◑ 학생 각자의 재능과 끼를 공개적으로 발산할 기회 제공을 위해 아침을 여는 발표회(이하 아여발)와 이야기가 있는 작은 전시회(이하 이작전)를 운영한다. 3월에 신청하여 4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한다. 매주 화요일 아침 8시 30분 우리학교의 한빛뜨락에 있는 작은 무대에서는 아여발이라는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독창, 중창, 합창, 독주, 합주, 사물놀이, 판소리, 악기연주, 관현악부 발표, 풍물부 발표 등 음악활동이 열리고 있다. 등교하는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관객이 된다. 무대에 서는 학생은 발표자로 행복을 느끼고, 등교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객으로 참여한 학생들은 연주회 관람의 기쁨과 행복을 느끼고 호기심과 동기가 유발되는 기회가 되고 있다. 또한, 우리 학교의 건물과 건물 사이의 공간을 상설 전시공간으로 만들어 사용하며 3월에 주별로 신청을 받아 4월부터 11월 말까지 2~3명이 동시에 작품을 전시한다. 월요일에 학생과 학부모가 같이 전시하고 금요일에 철거한다. 전시장을 지나는 전교생이 자연스럽게 관객이 되며 전시장에 마련된 전시회 축하 메시지 용지에 관람한 느낌과 축하, 격려의 말을 적어 주도록 하였다. 이 밖에도 음악동아리 활동, 청소년 단체 활동 등은 희망하는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참여한다.
◑ 봉사와 나눔의 실천을 위해 Share & love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교를 아름답게 하고 학교시설을 잘 유지할 수 있는 활동으로 아침 등교하는 학생 맞이하기, 화단 돌보기, 신발장 주변정리하기, 정수기 주변 정리 정돈, 교통안전 캠페인 참여하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3월 초에 봉사활동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 신청을 받으며, 이때 활동시간에 따른 성금을 후원해 줄 사람(부모, 친척 등)을 정한다. 봉사 활동은 주 1~2회 자율적으로 실천하고, 실천카드에 기록하며 지도교사의 확인을 받아 교무실 카드함에 보관한다. 연말에는 봉사시간을 종합하여 생활기록부에 기록하며, 약정된 성금은 10분당 200원씩 계산하여 봉사한 시간만큼 후원자로부터 받아 연말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한다.
◑ 이 밖에도 매년 학교 우편엽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공하며, 어린이날에는 부모가 자녀에게 편지를 쓰면 이를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학생은 부모에게 편지를 써 어버이날 전달한다. 4, 5, 6학년은 문화답사, 수련활동, 스키캠프 등의 숙박이 포함된 활동을 하게 되는데, 이때 현장에서 부모님께 편지를 써서 보내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4월에는 1학년과 4학년, 2학년과 5학년, 3학년과 6학년 간 의형제 맺기 행사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학교생활을 하면서 의형제 간에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계절마다 의형제와 함께 학교 주변의 산을 다녀오는 활동 등을 한다.
우리 학교에서는 작은 성공과 작은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능한 한 많이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율적 의사에 따라 선택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할 때 학생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학생에게 유익한 활동인지를 먼저 생각한다. 학교 교직원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소중함을 깨우치게 하는 것과 학습동기 유발 활동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에 선택적으로 참여하면서 학생마다 각기 다른 소중한 성공과 행복을 느끼고 경험하게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학생들은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자신들을 사랑하고 있으며 존중해 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스스로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신들의 소질과 적성을 찾고 발전시키며 학교생활에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학교에서는 선생님, 가정에서는 부모, 사회에서는 어른들이 우리 아이들이 가진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하고 존중해 주면서 교육을 해야 성취도 높아지고 행복감도 높아진다. 다수의 학생이 공동생활을 하는 학교에서는 많은 교육 활동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진다. 이런 모든 일을 선생님들이 관리·운영하는 것이 부담은 되지만 본교는 학교장을 중심으로 학교 구성원들이 학교의 여건에 맞게 최선을 다하여 행복한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행복교육 실현방안
행복한 학교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교원의 배치, 학생들의 학습활동과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다양하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의 개발 운영, 학교시설의 다양화와 현대화 등의 교육 여건을 사회와 학생의 변화에 맞게 개선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다. 당장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주어진 여건을 고려하여 학생들이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특히 수준 높은 교원의 배치에 있어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는 학생들의 학교생활, 개인생활 등 개별 상담 활동을 맡아서 할 수 있도록 상담교사를 배정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학습의 기본이 되는 독서지도나 학습정보의 수집 활동 등을 맡아 지도하는 사서교사를 배정하는 일이다. 상담교사와 사서교사의 배정은 담임선생님들의 여러 가지 생활지도와 학습지도의 어려움과 부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또한, 질 높은 서비스로 학교를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어 우리 사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학교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등 학생들의 부적응 행동 등이 예방되고 해결되며 장기적으로 행복교육을 앞당길 수 있게 된다.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한 학교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평생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의 역할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정교육, 사회(국가)교육이 학교교육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어야 학교교육도 더 탄력을 받게 되며 행복교육도 실현 가능하게 된다. 행복교육은 학교, 가정, 사회의 3축이 함께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할 때 더 높은 성과를 낸다. 따라서 지역의 실정에 맞는 학교교육과 가정교육 그리고 사회교육의 협력 시스템을 제도화해야 한다.
모든 학생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학교교육을 담당하는 교직원들도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이 되길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소망이 이루어지려면 학교교육 현장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인정하는 학교, 학생들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모든 학생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작은 성공감을 맛보고, 작은 행복을 느끼면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이러한 목표들이 하나씩 쌓이면 행복교육이 실현되는 것이며, 그들이 주인공인 미래 사회는 더 발전되고, 모든 국민이 행복한 국가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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