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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해의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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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 두 대 간 記 ◆ 스크랩 백두대간 5회차 첫째둘째날 비박산행(도래기재~삽당령)
이거종 추천 0 조회 97 08.06.05 20:44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5월 29일 목요일 근무를 마치고 도래기재로 출발한다~

 

이번 구간은 태백산에 접어들게 되고~

 

백두대간진급법에 의하면 병장계급장을 달게 된다~

 

나는 왜 백두대간에 안기는 걸까?를 생각해 본다~

 

건강을 위해서?~

 

지리산천왕봉에서 설악산진부령까지 쭉~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하니 궁금해서 확인해 보려고?~

 

도상길이로도 실제길이로도 꽤 된다고 하니 도전정신이 발동해서?~

 

조상들부터 쭉 이어져 온 역사와 그 애환을 이해하기 위해서?~

 

민족의 정기를 온몸에 받기 위해서?~

 

글쎄, 잘 모르겠다..

 

그냥 재미있을 거 같애서~

 

필~이 땡겨서 해본다는 게 제일 스스로의 정답에 근접한 거 같은디..

 

그냥 재미라고 하기에는, 끌어땡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남에게 보이는 것이 아닌 스스로에게 미쳐가게 하는 그 무엇~

 

그 무엇이 무엇일까?~

 

본능이다..

 

나는 원래 짐승이라는 본능..

 

옷입고 익혀먹고 집짓고 살지만..

 

옷도 음식도 집도 그저 허울 뿐이라는..

 

야생의 풀이나 꽃이나 나무나 조류들 곤충들 파충류들 포유류들과 똑같은 벌거벗고 필요할 때 먹고자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구름과 바람과 해와 비를 그저 무념무상으로 맞는..

 

남에게 보이려고 사는 삶이 아닌, 그저 내가 나이면서 내멋대로 사는..

그렇게 살고 싶어서인 거 같다~

 

본능적으로 들고날고안기고, 걷고 그저먹고 그저잔다~

 

인천에선 옷입고 비맞고 걸으면 쪽팔리고 처량할 텐데, 산에선 자연스럽다~

나만 맞나, 뭐~

다 맞는데, 뭐~

 

살다보면 종종 객이 된다, 불편하다..

산에서는 나도 짐승이 된다, 편안해진다~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는 버릇이 나에겐 언제부터인가 있다..

그 경우를 감수못할 거 같으면 시작을 하지 않겠지..

 

백두대간을 시작하며 각시한테 말한 적이 있다..

혹시 모르니 재승박덕한 소리라 생각하지 말고 들어두라고..

이 말을 해놓아야 내가 아주 편안한 얼굴일 수 있을 거 같아서 하는 말이라고..

최선을 다해 보다가 그래도 안되는 상황이 온다면 편안하겠노라고..

뭐, 산다는 게 어차피 그런 거 아니겠는가..

 

조용히 편안하게 가신 양반들을 알고 있다..

하룻밤 새에 안녕하신 분들..

어쩔 때..

그양반들은 스스로 기를 거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깊게 해 본 적이 있다..

더이상 구질구질해지기 전에..

이쯤이면 다되었다 싶을 때..

 

대간길을 간다, 힘있게, 흥겹게~

 

자정부터 시작한 대간길은 쭉~ 이어진다~

 

요즘엔 때때로 내가 힘있게 걸으면 대간길이 뒤로 밀리는 감이 든다~

어쩔 땐 쫙쫙~ 밀린다~

그 감이 아주 좋다~

 

스쿠바시절~

바다 속에 잠수할 때~

나는 가만히 있는데 바다의 바닥이 나를 향해 막~ 올라오는 그 느낌~

 

스카이다이빙을 해보려다가 아직 못했지만~

그것도 그렇단다~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낙하산을 피기 전~

두팔두다리 쫘악~ 벌리면~

나는 그대로 하늘에 떠 있는데~

땅이 내게로 막~ 다가오는 느낌~

 

오르가즘엔 여러 가지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대간길을 간다~

 

그러다가 배고프면 먹고~

 

잠오면 배낭맨 채로 잠시 쓰러져 자고~

무서워서 깨는 게 아니다, 이제는~

추워서 다시 일어나 걷는다~

결국 짐승이다~

 

나무로 만든 멋진 이정표들이 세월에 못이겨 땅에 널부러져 역할을 하고~

 

산불조심 천프랭카드 옆에 멋진 돌로 만든 구룡산 표지석을 지나고~

 

곰넘이재의 두팔벌린 나무이정표~

 

신선봉엔 어느 분의 무덤이 있어 편히 쉬시고~

 

태백산 10KM 남긴 차돌배기엔 차돌베기라 적힌 두팔벌린 나무이정표~

똑바로 하자이~

 

깃대배기봉은 그냥 봉화군관내 백두대간안내도로 얼렁뚱땅 넘어가고~

 

태백산 천제단~

장군단~

그리고 태백산 장군봉~

 

이제 경상도는 완전히 지나고 좌우가 모두 강원도다~

 

멋진 나무들 밑에서 상병계급장 떼어내고 병장계급장으로 바꿔단다~

 

어험~

 

유일사~

 

신령각을 지나고 나니 화방재라 더 많이 불리우는 어평재다~

 

주유소도 있고 휴게소도 있다~

 

단팥빵으로 요기를 한다~

 

민가 사이로 다시 함백산들머리로 들어서니~

민가에 할아버님과 손녀 쯤 되는 듯한 아가씨가 정담을 나누다가 빤히 쳐다본다~

평일에 왠 등산?~

안녕하세요?~

손녀아가씨가 웃어준다~

 

수리봉 올라 만항재로 내리고~

창옥봉 올라 태백선수촌 안내간판들이 보이고~

 

함백산~

고한읍정목회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다~

 

날씨가 꾸무룩하다~

경관은 또 그 나름대로 장관이다~

 

중함백, 은대봉~

 

싸리재라고 불렸다가 다시 두문동재~

모두 두문불출이라 민간인은 볼 수 없다~

정선과 태백을 잇는 재인가 보다~

두문동재 표지석은 정선~

입산안내 표지판은 태백시장의 명의로~

입구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연로하신 근무자가 계시고~

입산하려면 이름과 주소지를 부르란다~

그냥 적고 통과하는 거란다~

호의적으로 불러 드렸다, 뭐~

수고하십시요~

 

 

금대봉~

양강발원봉~이라는 나무표지석이 서 있고 사람은 없는 산불감시초소도 있다~

한강과 낙동강이 시작된단다~

한강발원지 검룡소라는 안내판이 수도 없이 많았다~

모두 대간길에서 2KM 정도 걸리더라~

그래서 안 갔다~

가는 건 문제가 아닌데, 다시 오는 게 싫어서리~

내가 거기가서 억하심정으로 쉬~한번하믄 서울사람들은 다 내 물 먹는건디~^^

아꼽당~

 

무인산불감시초소~

수남성이라면 분명 올라가실꼬얌~

나도 올라간다~

 

경관좋다~

날씨는 흐리지만~

깨스가 가득 차 있다~

 

비단봉~

지나온 태백산, 함백산, 은대봉, 싸리재, 금대봉이 모두 조망된다~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매봉산이라고 더 많이 부르는 천의봉을 향한다~

 

천의봉 오르는 길에 목초지가 있는데~

사래긴밭가는 소를 오랫만에 보았다~

 

바람이 세긴 세더라~

 

여덟기의 풍력발전기가 도는데 고장난 게 있는지 덴마아~크인이(아님말고~) 한국사람과 발전기 밑의 문을 열고 들락거린다~

 

나도 기웃거려본다~

 

덴마아~크인(아님말고~ 확인해 본 바 없음~)이 나를 보고 웃는다~

왜 거, 외국사람들 타인과 눈 마주치면 어깨으쓱~하면서 웃는 자연스러운 그 웃음~

나도 흉내내서 대꾸하고 엄지손가락하나 들어준다~

외국애들은 그러면 서로 무언의 대화가 통하는 거 같더라, 뭐~

 

태백산사랑회에서 세운 정상석이 두개 있는 산~

백두대간 매봉산과 천의봉~

1303.1M~

 

이젠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이 나뉘는 삼수령이다~

낙동정맥 예서 갈래치다~

남으로 낙동강~

동북서로 한강~

동으로 오십천~

동서남북으로 다 흐르네~

이름하야 삼수령~

 

대간이 끝나면 낙동정맥에 안길거다~

그래서 유심히 보아둔다~

기둘려라, 삼수령~

 

피재가 더 정겹다~

이 재 이쪽저쪽으로 도망댕겼단다~ 난리나면~

역시 아님말고~

 

삼수령목장으로 한참을 걸어 들어가 목장주인장과 환담을 나눴다~

알바한 거는 아니다, 뭐~

 

나원참~

공터에다가 누가 공터~

그렇게 앉은뱅이 팻말을 맹글어놨네그랴~

 

동쪽 한내리 땅에 아홉남편을 순서에 입각해서 모신 여인네가 살았다는 구부시령~

 

덕항산이 나온다~

어둑어둑해진다~

 

환선봉~

이제는 어둡다~

 

밑으로 내려갈까?~

내려가다 알바하면?~

그만큼 손핸디~

올라가는 길은 갈수록 길이 합쳐지고~

내려가는 길은 갈수록 길이 나뉜다~

백두대간 병장인지라 이 정도는 이제 상식이다!~ 어험~

미리 공부를 해오지 않은 이상 어느마을로 도착할 지는 모른다~

그란디 여기가 어디래요?~♬~라고 강원도 말로 물어보기엔~

쪽팔릴꺼신디~

나는 이미 백두대간 병장이다~

폼생폼사~

그냥 간다, 이거종!~

오케?~

오우~케이!~

직진!~

 

장암재~

그리고 임도길~

임도길이 산길보다 더 으시시하네그랴~

 

큰재~

탈출구는 도로마찬가지~

 

황장산넘고~

 

그렇게 댓재에 다다르니 여명이 튼다~

 

계속 직진!~

 

그랴~ 나 정월초사흘 호랭이고~

울엄마가 나낳고 나니 밤열두시 치더란다~

야행성이란 야그~

근데 우리집 부자였나부아~

괘종시계가 그때도 있었댄다~

다 있었다고?!~

그럼 느그들도 다 부자였나부다, 뭐~

근데 그 괘종시계 지금도 시골우리집가믄 있고 아직도 잘 간다!~

뭔 소리를 하는 거냐고?~

비몽사몽이라는 거다, 뭐~

 

수남성이 울고넘었다는 두타청옥을 향해 간다~

 

날씨는 고지가 고지인지라 종잡을 수 없다~

어?~ 어!~ 의 반복이다~

 

이름도 이쁘다~ 햇댓등~

해가 뜨는 경관이 멋있다~

 

야무지다~ 통골~

 

두타산~

무협지에 나오는 이름같다~

한 양반을 만낸다~ 인근에서 두타청옥 오셨나보다~

부탁해서 사진한방 박히고~

 

인사하고 터벅터벅걷는데~

어라~

추월허시네~

잠이 확~깬다~

이노무 승부근성~

계속뒤쫓아간다~

계속바삐걸으신다, 눈에 보인다 그모냥새~

그렇게 박달령넘어 청옥산에 닿는다~

사진한장 찍어드릴께요~

먼저 가께요~

의연하게 멋진 뒷모습을 보인다~

에고~ 힘들어죽×다~

(울엄마가 죽것다는 말 함부로 쓰지 말랬다, 뭐~)

 

청옥산에서 고적대까지~

다시 추월당하면 백두대간병장 쪽팔리닝까 나름대로 무지하게 쏴댔다~

고적대 오르는 길이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훨씬 힘들더라~

바위도 많고~

 

고적대 지나 암팡진 곳에 나무로 된 긴의자가 있다~

에고~ 잠 한소곰 자자~

배낭비고 한소곰 자다가 추워서 일어나고~

다시 걷고~

 

깜짝이야~

비암이 한마리 고개를 빳빳히 쳐들고 전투자세를 취하고 있네~

예사롭지가 않게 생겼다~

지금까지 보아온 비암들은 부지런히 도망가는 모습들만 보여었었드랬는데~
얘는 바로 물어뜯을 자세다~

 

서로 꼬누며 대치~

고개를 살~ 돌리며 뒤돌아간다~

빠르게 가지도 않는다~ 아주 천천히 기어간다~

 

배부분이 뽈록~하게 생긴 것이 이미 포식한 거 같다~

 

짜식~ 내가 백두대간 병장인디 감히 나를 보고 전투태세로 들어가?~

괘씸하여~

또 후답자를 고려하여 뚜드러 잡을라다가~

봐줬다~

진짜로 겁나서 안잡은 거 아니다, 뭐~

옛날 어릴 때 읽었던 걔네 가족들의 후환이 두려워서 안잡은 거도 아니다, 뭐~

나도 짐승, 걔도 짐승으로 만났으니 사이좋게 지내려고 봐준거다, 뭐~

하긴~

지가 물어봤자 난 이미 준비태세 갖추고 있었다~

거금을 들여 마련한 마인들 마카루프로~ 중등산화를 신고 있었다, 뭐~

지가 30cm이상 폴짝~ 뛰어 물지않는 이상 난 이상없다~

 

그래도 추가로~

뱀물림방지용 스패츠하고~

스타킹형으로 된 발목보호대도 준비해야것다~

 

고물 스틱도 고급 스틱으로 바꿔야것다~

 

스틱은 최고급으로~

득용성하고 춘길성(동갑이시라 가나다 順~)한테 사달라 그래야쥐~

 

이후로는 원방재, 백봉령까지 수시로 길만 보며 걷는다~

 

스스로 정리하기를 이번 대간길은 미시냐 거시냐 했을 때~

난 거시로 하겠다~ 마음정리를 했었다~

주변의 세세한 것들에 신경쓰기보다는 크게 능선과 주변 산줄기들을 보기로 했었다~

 

그런데 뱀 한마리 만내고 나서는 수시로 길을 보게 되는거다~

에고, 이거종~ 그러고도 니가 백두대간 병장이냐?~ 쯧쯔~

 

어떡하냐?~ 나도 모르게 보아지는 것을~

나좀내비 도~ 나 하고싶은데로 함시롱 살 것이니께~

 

상월봉이 두개라던디..

하나는 상월봉인 것을 확인했는디..

그건 별거 아니었고..

그거 지나서 원방재가 바로 안나오고 무지 깔딱~ 하나 있더라~

멋도 있고~

그게 진짜 상월봉이 아닌가 싶은디~

이것도 아님말고~

 

달가지고 아랫동네 윗동네 서로 내가 제일입네 하며 싸우니..

산신령님이 산나와라 뚝딱~ 해서 하나 더 맹글어놓으셨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백봉령에 내린다~

어서 오십시요~ 아리랑의 고장 정선입니다~

 

삽당령을 향하여~

 

야생화가 지천이다~

 

하얀 맨살을 드러낸 채 반동강이 난 자병산이 오른쪽으로 보이려 하지만~

애써 쳐다보지 않으려고 앞만보고 걷는다~

 

생계령에도 내리고~

고병이재에도 내리고~

 

눈에 익다~

 

백두대간을 준비하면서 체력측정산행으로 와봤던 길이다~

 

한 달 전 쯤의 일이지만~

비교해 보면 스스로 생각해도 산행체력이 많이 좋아졌다~

 

석병산에 오르고~

 

오른쪽으로 약간 꺾어져 석병산 정상에 오르면~
멋진 바위가 있었는디~

일월봉이던가~

 

그냥 왼쪽으로 꺾어져 대간길을 간다~

 

넓은 평상들이 있는 쉼터 비스꾸루무리한 쉼터도 나오고~

 

그리고 삽당령이다~

 

할머님은 여전히 갓전병을 주시고~

 

산신각도 잘 있고~

 

힘은 들지만 뿌듯하다~

엄청난 거리를 쉬지않고 왔다~

 

진행방향에서 왼쪽도로로 임계로 향한다~

멋진 모텔이 있다~

 

그렇게 긴 이틀이 간다~

 

대가리를 꼿꼿이 쳐들고 혀를 낼름거리드랑게요~

요놈이 나를 먼저 봤시유~

나는 나중에 보고~

잠시 서로 대치한 후에~

요놈이 대가리를 돌리고 앞서가더랑게요~

 

빨리도 안갑디다~

찬차니~

세월아네월아~

 

지금까지 하루에 한번꼴로 비암을 보아왔지만~

다 뒷모습보이며 도망가는 놈들이었쥬~

이눔처럼 도전적인 눔은 처음이유~

 

배아지가 뽈~록~ 헌 것이 이미 한 입 허셨드만~

포식허시고 능선길에 나와 햇볕쬐고 있는디~

요는 내가 방해를 했다 그것이여~ 쩌놈말인즉슨~

 

너 이 눔~

후답자들을 위하야~

내 너를 스틱으로 때려잡아야 마땅허나~

너도 태어났으니 살만큼은 살거라~

나쁜 짓꺼리는 허지 말고~이~

특히 사람들을 문다든지 허면 이 인근의 느그종족은 멸종되야브꺼시다, 아마~

인간들이 그런 종족들이거등~

차커게 살어라~이~

 

 이후로 백두대간병장 이거종은 땅만 보고 걸었다는 전설이~

 

 

산불감시초소~

주변에 나무들이 있어 저기에 올라가야 조망이 제대로일 듯 싶다~

수남성은 분명 올라가실거다~

나도 올라간다~

 

 

백두대간병장 배낭 봐라~

날렵허게 생겼네~

있어야할건~ 다있구요~ 없을건~ 없답니다~ 병장배낭~♬

 

이양반이 두타에서 청옥까지 나 델다주신 양반이구만이라~우~

목하~ 째~까~ 힘드시는 중이꺼시여~

아마 이양반은 사진에 보이는 뒷길로 내려가셨을 것이고~

대간길은 내가 사진찍고 있는 왼쪽으로 올라왔다가 오른쪽으로 꺾어져내려가고~

 

여기서 한숨 늘어지게 잤다우~

 

소치는 아해놈은 상기 아니 일엇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밧츨 언제 갈려 하나니~

 

애저녁에 일어나서 소몰고 나갔당게요~

지금쯤 하마 다 갈았것네요~

 

사모님 한바꾸 돌고~

나도 한바꾸 돌고~

아싸라비야 지꼬땡~

 

농부양반이 리듬을 타시는 폼이 내공이 대단허십디다~

추임새도 좋고~ 얼~쑤~

 

잊어버리고 있었던 풍경입니다~

소꼴 뜯으러 가고~

소여물도 끓이고 그랬었는디~

 

소는 채식동물이여~

채식동물한테 풀을 먹여야제~

욕심사납게 동물사료 먹이니께 소가 미쳐불제~

이름하야 광우병~

아님말고~

 

이번 대간길의 날씨는 다 이렇습디다~

꾸무럭~

그래도 공기는 참 착합디다~

 

기둘려라~

낙동정맥~

내 곧 다시오마~

 

 

여기 주인장 사십대 초반인디~

통통허니~ 잘~생기셨습디다~

내 이쪽 목장길 따라 한참을 들어가서 주인장하고 환담나눴슈~

근디 몬닐이래유?~ 허시길래~

기냥 여기저기 댕겨유~ 했슈~

 

 

그 여인~

표정관리할라믄 째까 힘들었것다~이~ 

 

에고~

삽당령에 내리다~

 

장하다~

백두대간 병장 이거종~

 

수염을 길러서인지 포장마차 할머님이 아는 체를 하신다~

 

전에보다 더 마른 거 같은디~

몸생각도 해가면서 산에 다녀~

 

하긴 꼬질꼬질허고~

척~ 보시니 모냥새가 말이 아니었을꺼시여~

산에서 대강자고 이틀을 걸었으니께~

 

몸하고 대화는 진지하게~

많이~

독대로~

나누고 있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할머니~

 

그리고~

내 어머니~

어머님 주신 몸으로 열심히 살다가~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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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6.07 00:48

    첫댓글 밭을 가는 가장이 부럽고~~~ 배고 픈 이박사를 공격하는 살모사가 오직 배를 곪았으면 그랬을까/?생각 해 봅니다. 그래도 아들 놈 쏙 썩여서 함께 못 하는 이 심정보다는 낮지요??/ 각시가 옆에 계시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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