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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신(食神)과 상관(傷官)을 설명할 차례다. 둘을 함께 부를 때는 식상(食傷)이라 한다.
식신과 상관은 표현력이다.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돈을 벌거나 사회에 인정받고자 움직인다.
무언가를 경험했으면 알리고자 하고, 생각하는 게 있으면 털어놓는다.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다. 십신의 세계관은 ‘나’와 ‘사회’를 기준으로 한다.
특히나 식신과 상관은 정관과 편관이라 하는 관성에 대해 도전하는 의식을 가진다. 즉, 기득권이나 기존 규율에 대해 불합리한 것을 벗겨내고 새로운 제도를 정립하고자 하는 의식이다. 조건에 따라 식신과 상관은 자신(식신과 상관)의 뛰어난 자기표현 능력, 의견 표출 능력, 여론을 끌고 가는 설득력을 사적 이익을 위해 쓰느냐 공적 이익을 위해 쓰느냐로 나뉜다.
식신과 상관은 표현능력이니 자기 재능이 뛰어나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편인과 정인으로 지식을 쌓아도 표현하지 않으면 알아주지 않으니 재능을 홀로 표현해내기 어렵다. 그러니 편인과 정인은 다른 매개물을 빌려야 한다.
식신과 상관은 자기가 어떻게 표현해낼지 궁리하고 실현하니 그 자체로 자기 재능을 펼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재능을 펼치기 위한, 재능과 의견을 표출하기 위한 조건이 있고, 방해 요건들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십신(비견과 겁재, 편재와 정재, 편관과 정관, 그리고 근(根)이라 하는 일간과 같은 오행이 지지에 있는 것.)이 식신 상관과 어떻게 사주 내에서 교류하고 있는가에 따라 그 모습이 천차만별이다.
일단 식신과 상관을 따로 나누어서 살펴보자.
식신은 자기 내면을 표현하는 데 능하다.
상관은 외적인 상황과 흐름들을 파악하고 활용하는 데 능하다.
식신은 나의 생각이나 경험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표현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상관은 주변 환경에서 가치가 있는 것,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 분석하고 쓸 만한 것들을 가려내어 기억했다가 상황에 맞게 활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상관은 그래서 누군가의 말을 기억했다가 아주 좋은 상황에 써먹는다. 위대한 정치, 철학자의 말을 기억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때 쓰기도 하고, 처음 만난 사람과도 찰나의 특징을 캐치해서 상대를 기분 좋게 해주거나 한다. 한 마디로, 주변 환경을 계속해서 살피고 쓸 만한 것이 있는지에 관심이 있으니 서비스적이다.
식신은 상관과 비교해 지극히 ‘나의 것’에서 시작되는 게 많다. 내 경험이나 동료들과의 교류를 통해 생긴 특별한 가치, 나만이 해왔던 연구들을 표현하려 한다. 내 기질에 맞는 특정 분야에 파고드는 편이다. 내 몸을 써서 하는 일일 수도 있고 연구 분야일 수도 있다. 이건 사주 구성에 따라 다르다. 식신은 비견과 같은 궤도로 영향을 받고 움직이기 때문에 ‘나를 다뤄본 경험’에 대한 특징이 크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가는 다른 문제다.
정작 식신을 가진 사람과 대화하면 상관을 가진 사람보다 능수능란하지 못하다. 실제로 식신을 가진 사람의 경험과 능력보다 어눌할 가능성이 있다.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자신의 분야를 잘 설명하게 된다.
깊이가 있는 것은 식신이고
얕고 넓은 것은 상관이다.
‘나’를 기준으로 해서 내부를 표현하는 것과 외부를 활용하는 것의 차이다.
그런데 식신을 가졌다고 반드시 경험이 농후하고 가치 있는 것이 아니고
상관을 가졌다고 해서 활용하는 게 반드시 올바르지는 않다.
조건을 따져야 한다.
비견(比肩)과 겁재(劫財)
편재(偏財)와 정재(正財)
편관(偏官)과 정관(正官)
편인(偏印)과 정인(正印)
그리고 근(根)(뿌리). (일간(日干)과 같은 오행이 지지(地支)에 있는 경우)
각 글자와의 상생상극에 따라 그 모습이 상당히 다르니 사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상생상극이라 하는 것이다.
식신(食神)의 조건
식신(食神)과 비견(比肩)
식신은 비견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동료들이 있다. 식신은 비견이 없으면 일간을 설(泄)한다. 설(泄)이라는 건 기운이 빠진다는 말이다. 비견이 식신을 생(生)하지 않으면 일간이 식신을 생(生)해야 한다. 그럼 일간을 소모해서 식신의 활동을 이어나간다는 말이다. 비견이 있으면 함께 일하는 동료가 있는 것이고, 내가 탈진하지 않을 수 있게 일을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식신이 비견이 없으면 나를 소모한다. 일하다가 지친다. 몸이 쇠한다. 탈진한다.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니 홀로 버텨야 한다. 여기서 일간의 뿌리가 없으면 체력이 없고 쉽게 지치거나 항상 피로해 힘든 사람이다. 근(根)이 있으면 일간이 쇠약하지는 않으니 체력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고됨을 견뎌낼 능력이 있다.
2. 식신(食神)과 편재(偏財)
식신은 편재를 생화하여 자기 능력을 표현한 것으로 자기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 상관과 정재가 이미 시장에 있는, 검증된 영역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다면, 식신과 편재는 물론 시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상관 정재와 비교해 새로운 영역을 확보한 것과 같다. 기존 시장에 새로운 물건을 들고 나타난 것과 같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확장해 나가는 것과 기존 영역을 차지하고 잘 관리해서 영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다르다. 둘이 똑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더라도 그 일에 대한 인식이 다른 것이다. 생각이 자기 기질을 만들어 간다.
3. 식신(食神)과 편관(偏官)
식신은 편관을 극한다. 식신과 편관의 관계는 어떤 식신이 편관을 보느냐에 따라 다른데, 비견을 지키기 위해 편관을 극하는 것이 있고, 일간을 지키기 위해 극하는 것이 있다. 내 동료를 위해 편관을 극하느냐, 내 안전을 위해 편관을 극하느냐의 차이다.
식신이 비견이 있는데 편관을 본 것은 나와 함께하는 동료가, 가족이 힘듦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내 주변에 약자들이 있다. 편관이라는 강압적인 집단, 대기업의 횡포, 갑작스럽고 위협적으로 나타나는 일들로부터 비견이라는 동료와 가족을 지켜내기 위해 행동한다. 책임감이나 저항 의식을 가지게 된다. 자신의 능력을 사람을 지켜내려 사용하는 명예로운 희생 정신으로 발휘하게 된다. 인권 변호사, 노조, 사회 운동가, 검사 등 약자들로부터 권력의 횡포를 막기 위한 역할로 움직인다.
4. 식신과 편인(偏印)
편인이 식신을 극한다. 단순히 편인과 식신만 있으면 도식(盜食)이라 하여 식신의 능력이 저하된다. 일단 행동하고 결과를 얻어내야 하는데, 편인이라는 생각에 갇혀버린 것이다. 단순히 운동을 하러 나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어딘가 몸이 아파서.. 속이 안 좋아서.. 오늘 무슨 일이 있으니... 변명을 쌓아서 행동을 막는다.
이 편인이 편관의 생을 받고 있는 편인이었다면, 편관이라는 억압적인 조직이나 환경에 저항하지 못하는 식신이 된다. 날 괴롭히는 직장 상사에게 화가 나서 내일은 따져야지 하다가도 그래도 직장 상사인데...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는 건 아닐까... 밥은 그럼 어떻게 벌어 먹고 살아.. 하면서 행동을 미루게 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행동을 생각으로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편인과 식신이 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식신’의 입장에서 서술한 것이다.
5. 식신과 근(根)
크게 설명할 것은 없다. 몸을 쓰는 일로써 문제가 없다. 비견이 없어 혼자 해야 하는데, 근이라도 있으면 혼자 할 힘이 있는 것이다. 같이 하는 것보다 혼자 하는 게 더 좋을 리가 없다만 근이라도 있으면 개인적으로 문제가 없다.
상관의 조건
상관(傷官)과 겁재(劫財)
상관은 겁재를 만나 주변 환경에 관해 더 잘 파악하게 된다. 상관만 있어서는 파악한다고 파악했는데 잘 모른 채로 내 식대로만 파악한 것이다. 겁재가 있어야 소비자의 니즈도 알고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나와 다른지도 안다.
단, 정인이나 정관의 제화를 받지 않은 상관과 겁재는 사회적 도덕 윤리의 측면에서 허술함을 보인다. 제도적 차원에서 알맞은 노선을 택해야 범법자가 되지 않을 수 있는데, 겁재 상관만 있으면 소비자의 니즈는 알지만 준비해 놓은 자격이나 상품이 없으니 도용을 하게 된다. 잘 팔리는 것을 조금만 바꿔서 낸다거나 인용처리하지 않은 글을 쓴다거나 한다. 특허, 저작권 문제가 발생한다. 가짜 상품 만들기다.
비견과 식신은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매니아층끼리 자신들의 향유물로 하는 것이니 가짜 상품은 아니다.
제도권 안에서 움직이기만 한다면 시장성 있는 물건이나 영역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상관(傷官)과 정재(正財)
상관은 정재로 향하려고 한다. 상관 겁재는 단순히 영역을 관리하여 시장 가치를 내려고 했다면, 상관 정재는 이미 시장성 있는 영역을 관리하는 위치에 있다. 영역이라는 범위에 따라 그 내용이 좀 달라질 수 있는데, 영역이 조직일 경우, 부서 내 이익 창출에 기여하는 조직원으로 일한다. 조직에 이익을 가져오는 사람으로, 자기 가치를 보존한다.
재생관(정재정관)과 헷갈리면 안 되는 게, 재생관(정재정관)은 조직 관리자로, 조직과 사회를 유지시키기 위한 활동을 함으로써 자기 위치를 보존하는 것이고, 상관생재(상관정재)는 자기 능력을 통한 조직에게의 이익 실현으로 자기 가치에 대한 보존을 이뤄내는 것이다.
재생관하는 사람은 조직이 망하면 자기도 망한다.
상관생재하는 사람은 조직이 망하면 이직하면 된다.
조직을 번영시키는 데 목적이 있냐
일함으로써 내 가치를 보존하는 데 목적이 있냐가 다르다.
상관생재는 관성으로 가면 조직에 소속하려 하고
근이나 비겁으로부터 오게 되면 독립하여 자영업이나 사업을 하려 한다.
3. 상관(傷官)과 정관(正官)
상관과 정관은 상극관계다.
상관은 정관을 극하려 하는데, 이는 사회를 망가뜨리는 주범이 되기도 하고, 부정부패한 사회를 축출해내는 영웅이 되기도 한다. 기존 사회와 기득권은 오래되면 반드시 부패한다. 부정한 사회를 정화하는 역할로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그런데 상관과 정관의 관계에서(상관 기준. 상관격과 같은) 겁재 상관, 근왕한 상관으로 정관을 극하는 관계가 나타나면, 혹은 편인과 상관이 합하고 있는데 정관을 극하는 상황이라면, 개인적인 부를 위해 정관을(사회를) 극하는 사회 활동을 하게 된다. 정인의 제화를 받은 상관이어야 제도권 안에서 정당한 자격을 지닌 채로 부정한 사회를 정화하는 데 힘쓴다. 정인의 제화를 받지 않은 채 상관이 겁재의 생만을 받고 정관을 극하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사람이 되므로 피해자가 생겨난다. 승패의 관점에서 살아가게 되니 그렇다. 공적인 삶을 살 것이냐 사적인 삶을 살 것이느냐는 잘못이 없다. 특히나 현대 사회에서는 돈이 가장 우선시되므로 시간이 갈수록 처벌받지 않는 선이라면 돈 버는 방법에 대한 관대함이 커지고 있다. 명리적 관점에서는 부귀가 둘 다 중요하지만 귀함을 더 높게 친다는 점에서 부를 위해서만 사는 것이 마냥 좋게 볼 수는 없지만 정답은 없다.
정리하자면, 상관과 정관의 관계는 상극 관계로, 기득권과 신흥 세력의 싸움이다. 상관이 정관을 본다는 것은 기존의 틀을 분리, 분석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다. 그 목적이 나를 위한 것이든, 사회를 위한 정의에서든 위와 같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
식신과 편관도 기득권과 신흥 세력의 싸움이지만, 식신과 편관은 반드시 지배와 피지배 관계가 있고, 그에 따른 저항 관계다.
상관과 정관은 식신 편관과 비교해 안정된, 구시대의, 기존의 제도권에 대한 도전이다. 억압적이고 직접적인 권력에 대한 저항이나 도전이 식신과 편관의 관계라면(불평등 계약 노사 관계 벗어나기, 폭력 가정 벗어나기, 군대 조직 문화 바꾸기 등), 상관과 정관은 기존의 안정화된 규율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하면 더 효율적인데 왜 굳이 일을 이렇게 하지?”가 대부분이다. 혹은 정부나 기업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기자와 같다. 기존 안정 세력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수직적인 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꾸려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동등해지자”고 말하는 것과 같다.
식신과 편관 “지금 이건 완전히 불공평하니 그만둬라”
상관과 정관 “지금의 수직적 구조는 마음에 들지 않아. 우리 모두 평등해지자.”
4. 상관(傷官)과 정인(正印)
상관은 정인의 극을 받아 제도권에 속한 자격을 갖춘 채로 경제활동 한다. 상관이 정인의 제화(극)를 받지 않으면 무단 도용의 가능성이 커진다. 상관은 활용하는 것이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므로 반드시 차용해야 하고 출처를 밝혀야 한다.
정인이 있고 나서 상관이 있으면 정당하게 가져온 지식이나 출고품으로 돈을 벌러 간다.
5. 근(根)과 상관
상관은 근이 있게 되면 무조건 개인적인 영역의 확보를 목표로 한다. 돈을 남기는 걸 가장 우선한다. 투자를 하든 물건을 사든 돈 되는, 가치가 남도록 하기 위해 노력한다. 자기에게 이득 되는 행동을 우선시한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