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휴게소나 유명 백화점 등지에서 ‘건강식품’으로 팔리는 동충하초·오가피·솔잎차 따위 제품 일부가 원료나 함량을 멋대로 표시해 소비자를 우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식품의약품안전청은 5일 올 들어 세차례 광주, 전남·북 지역의 고속도로 휴게소나 유명 백화점·할인점 등지에 건강식품을 공급하는 업체 36곳을 점검한 결과 58.3%인 21곳이 사용한 원료를 속이거나 함량을 멋대로 표시했다가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적발됐다고 밝혔다.
식품안전청은 “원료나 함량을 눈에 띄게 광고한 건강식품들을 집중 점검했다”며 “적발한 업체들은 품목정지나 시정명령을 내리도록 행정기관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광주 남구 ㅁ업체와 ㅎ업체는 ‘무등토종가시오가피골드’와 ‘동과분말’을 만들면서 황기와 솔잎을 전혀 쓰지 않고도 이를 원료로 한 것처럼 허위로 표시했다.
전남 장성 ㅂ업체는 ‘다다솔차’의 부원료로 벌집 28%를 쓴 뒤 토종꿀 28%라고 속였고, 전북 남원 ㅊ업체는 ‘산자’에 밀가루가 주원료인 제품을 45% 사용하고도 영양쌀 45%라고 꾸몄다.
전남 장성 ㅋ업체는 ‘파워라이프’의 함량을 추출액이라는 표현을 뺀 채 오미자 3%·사상자 3%·복분자 2%·감초 2% 등으로 표시해 품질을 과장했다. 전북 전주 ㅌ업체는 ‘땅콩참깨호박엿’의 성분이 실제 물엿 99.2%·참깨 0.17%·땅콩 0.59%·군고구마향 0.024%인데도 갱엿 80%·땅콩 10%·호박 6%·참깨 5%·전분 3%라고 적었다.
전북 부안 ㄴ업체는 ‘늘푸른오가피환’을 오가피 52%·밀가루 40%·찹쌀 8%로 만들고도 오가피 90%·찹쌀 10%로 광고했고, 전남 담양 ㅊ업체는 ‘호박조청’을 쌀 84.4% 호박 13.8%·엿기름 1.3%로 제조했지만 쌀 70%·호박 26%·엿기름 4%로 표시했다.
전북 김제 ㅇ업체는 ‘찹쌀유과’를 만들면서 찹쌀 함량이 실제 30%인데도 72%로 부풀렸고, 식용색소인 적색 3호와 청색 1호를 넣고도 표시는 하지 않았다.
식품감시과 오옥근 담당은 “소비자가 추출액(물을 섞은 뒤 끓인 것)과 농축액(가공한 뒤 수분을 증발시킨 것) 등을 혼동하는 것을 업체들이 악용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출처: 한겨레 2003-12-05 20:33:02
고찰: 건강식품 업체가 적발되는 일이 최근 많아지고 있다. 사람들의 이용이 많은 휴게소나 백화점, 할인점 같은 곳에서 원료와 함량성분을 속이다니 정말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소비자는 당연히 믿고 식품을 사는 것인데, 이렇게 소비자를 속여서 식품을 판매하게 되면 과연 어느 누가 안심하고 식품을 사서 먹을 수 있을까...
지금도 적발이 되지 않은 채 소비자를 우롱하며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을텐데 이런일이 또 생기지 않도록 식품안전청의 세심한 점검이 필요할 것이다.
건강식품 업체뿐만 아니라 다른 식품 업체들도, 소비자가 안심하고 식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좀더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줬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