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산업…리모델링을 주목하라
2007. 6. 19
1·11 부동산대책으로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리모델링이 크게 부상하고 있다.
재건축 시장은 9월부터 민간 공동주택에 분양가 상한제와 원가 공개 등이 시행돼 사업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리모델링은 조합 설립요건이 종전 20년에서 15년으로 단축됐고, 전용면적도 최대 30%까지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업 추진을 위한 주민 동의도 2/3로 완화되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리모델링 부양책을 쓰고 있어 그 성장세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공사비 절반, 기간도 1/3 수준
리모델링의 사전적 의미는 ‘낡고 오래된 아파트나 주택, 대형건물 등을 현대감각에 맞게 최신 유행의 구조로 바꿔주는 개보수 작업’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서울 강남의 저층아파트를 중심으로 유행한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공사비용이 50~70%나 적게 드는데다, 공사기간도 6개월~1년으로 재건축(2~5년)의 1/3 수준이다. 또 전용면적 18평의 경우 5.4평, 25.7평은 7.7평, 35평은 10.5평까지 평형 확대가 가능하고,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다.
재건축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 속에서 리모델링은 오히려 규제를 완화하고 있어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리모델링은 지금 ‘형성기’
2002년 건설산업연구원이 분석한 바에 의하면 현재 리모델링은 ‘형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2000년을 ‘태동기’로 보고, 5년 단위로 ‘인식확산기’, ‘형성기’, ‘성장기’, ‘성숙기’로 나눴으며,
특히 성숙기인 2011~2015년 사이에는 약 50조 원 대의 리모델링 주도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같은 예상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노원구청이 주최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설명회에는 2500여 명의 지역주민과 관계자가 몰려들어 당초 1000여 명을 예상했던 노원구는 좌석확보에 진땀을 빼야 했다.
1기 신도시의 관심 그러나…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1기 신도시 아파트 시장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재건축 규제가 심해짐과 동시에 리모델링은 오히려 규제를 완화한 데다, 최근 조합 설립요건이 5년 단축한다는 발표가 나자 앞다퉈 리모델링 카페와 추진위원회, 사업설명회 등을 갖고 있다. 건설사들 역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추진위와 접촉을 강화하는 등 리모델링 시장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
1기 신도시 아파트 중 특히 20평형대 이하 소형 아파트들은 중·대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해왔던 터라 그 관심이 더욱 큰 편이다. 가격에 있어서도 중·대형에 비해 강세를 보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은 수주에 있어서는 활황을 보이고 있지만, 착공을 통한 사업 활성화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2007년 수주계획은 24개 단지에 1만2000여 세대였으나, 착공계획은 3개 단지에 750여 세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다.
돈 되는 리모델링 재건축 보다 낫다
‘리모델링은 해봤자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집값이 별로 오르지 않는다’는 게 통념이다. 그러나 서울 방배동 쌍용 예가클래식(구 방배 궁전)은 이러한 인식을 바꾸는 모델이 됐다.
1978년 첫 입주를 시작했던 이 아파트는 지난해 7월 공사를 시작해 올해 말 완료될 예정으로 중형급 단지로는 첫 리모델링 공사다. 애초 재건축을 노렸으나 실패하면서 선택하게 된 리모델링은 뼈대만 남기고 건물 외관, 단지 조경, 주차장, 배관은 물론 아파트 내부 구조까지 완전히 뜯어고쳤다. 창고로 방치했던 기존 아파트 지하실을 신설한 주차장과 연결해 지하 1층까지 엘리베이터를 연결하게 한 것은 이 아파트가 처음으로 시공방법에 대해 현재 특허출원을 해놓기도 했다.
아파트는 전체적으로 가구당 실평수가 7~9평씩 늘어난 것은 물론 기존 지상 주차장을 개조해 만든 미니 공원과 피트니스센터, 가구별 라커, 골프연습장 등 주민공동시설을 새로 만들 계획이다. 그 덕분에 쌍용 예가클래식은 리모델링 전 시세에 비해 3년 새 두 배 이상 뛰었고, 현재 인근의 신축 아파트보다 더 비싸다. 또 실평수 7~9평을 늘리는 대가로 가구당 1억~1억6000만 원을 부담했는데, 주변 같은 평수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2억5000~3억 원 가량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적이고 재건축보다 수익성이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건축 시장은 잠들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리모델링 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물론 사업승인을 받아 리모델링을 사실상 확정한 단지는 3곳 정도에 이르는 상황으로 아직까지는 관심만 많은 상태다. 하지만 정부가 나서서 리모델링을 권장한다는 부분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며, 목재 업계로서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몇몇 업체들은 실제로 리모델링의 덕을 이미 본 곳도 있다.
앞으로 리모델링이 시장을 주도하는 데에는 는 제도적 기술적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목재업계도 거대한 리모델링 시장에서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소재의 개발 등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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