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상남자 발언에는 다른 의미가 내재되어 있는가.
홍준표 대구시장이 야권에서 검찰 고위직 인사를 김건희에 대한 특검을 막으려고 한 방탄 인사라는 비판이 있자 "자기 여자 하나 보호 못 하는 사람이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겠는가", "그건 방탄이 아니라 최소한 상남자의 도리다"고 했다. 야권의 비판에 대해 이러한 홍준표의 윤석열 감싸기는 초라한 억지처럼 보인다.
상남자는 어떤 의미인가. 상남자는 사전적 의미로는 아주 남자다운 남자를 말한다.
상남자는 신분과도 관련이 있고 그 도리라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고전적 에로영화의 주인공인 남자를 상남자라고 하는 것은 성적인 것과 관련이 있는 변강쇠 같은 남자를 상남자라고 할 것이고 그런 상남자가 지켜야 할 여자는 옹녀라고 할 수 있다.
일반 국민의 경우에 상남자라면 자가 여자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정도로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런 남자를 상남자라고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일반 국민이라도 자신이 가진 신념과 대의를 따르기 위해 여자를 지키거나 여자를 버리는 것이 상남자일 수도 있다.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어떤 것이 상남자일까. 국민적 비판을 받는 여자를 위해 국민이 용인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을 상남자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제갈량이 울면서 마속을 목을 벤 것이 상남자일 것이다. 만약 검찰 고위직 인사가 윤석열이 김건희를 지키기 위해 방탄 인사를 한 것이라면 윤석열은 상남자가 아니라 여자의 치마폭 속에 숨은 졸장부라고 비판받을 수 있다.
홍준표가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언행은 합리적이다. 그런 홍준표가 윤석열을 상남자로 옹호한 것에는 이중적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외관상으로는 윤석열을 상남자로 지칭하면서도 속으로는 윤석열을 졸장부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처럼 보인다.
정작 홍준표가 윤석열에게 하고자 하는 말은 ‘자기 여자를 지키는 것은 옳다. 그러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 그리하는 것이 상남자다’라는 것은 아니었을까. 이런 의도로 윤석열을 상남자라고 한 것이라면 홍준표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