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8일 시범경기 '동족 의식' 떠나 양보없는 한판
애리조나 사막 한가운데서 '코리안 삼국지'가 펼쳐진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0ㆍ텍사스 레인저스), '핵잠수함' 김병현(24ㆍ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뉴파워' 최희섭(24ㆍ시카고 커브스)이 다음달 28일(이하 한국시간) 시작되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자존심을 건 맞대결을 펼친다. 소속팀들이 모두 애리조나주에 스프링캠프를 차려 이들이 캑터스리그(Cactus League)에서 맞붙게 된 것.
저마다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야 할 판이라 '동족'이라는 사사로운 감정을 잊고 확실한 기량을 선보여야 한다.
이 세 선수는 서로간에 정면 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박찬호가 LA 다저스 시절 같은 지구의 애리조나전에 등판했을 때도 김병현과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최희섭은 지난해 9월 메이저리그에 올라 선배들과 만날 기회가 없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세팀간에는 총 7경기가 열린다. 텍사스-커브스전이 1경기(3월 6일), 애리조나-커브스전이 4경기(3월 8일, 22일, 29일, 30일), 텍사스-애리조나전이 2경기(3월 12일, 26일)가 각각 예정돼 있다.
로테이션이라는 변수 때문에 붙박이 선발 박찬호와 선발 전업을 선언한 김병현의 맞대결은 미지수이나, 박찬호-최희섭 김병현-최희섭의 한국인간의 투-타 대결은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커브스가 최희섭을 주전 1루수로 점찍어 거의 매경기 선발 출장하기 때문.
'맏형' 박찬호는 지난해 부상으로 인한 부진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후배들과의 일전에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이유다. 현재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는 박찬호는 이미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김병현도 이번 시범경기에서 미구엘 바티스타, 존 패터슨 등 4,5 선발 후보들과의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 남아야 숙원이던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바라볼 수 있다.
최희섭은 이번 시범경기가 자신의 진가를 발휘해야 하는 또 한번의 시험무대. 이미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올라선 박찬호와 김병현을 상대로 타석에 들어선다는 자체가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초봄 메이저리그에 한국 선수들간의 '전쟁' 열풍이 한차례 몰아닥칠 전망이다.
< 노재형 기자 jh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