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장자의 무한한 사유의 세계 속에서, 갑갑한 틀을 벗어나 인식의 경계가 털끝 정도라도 넓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짐작이 이 글의 출발점이다. 장자가 체득한 지극한 경지가 중인衆人이 알기 쉽지 않은 것이지, 그가 일부러 알지 못하도록 말한 건 아닐 터다. 소통될 이에게만 대상을 한정하였다면 애써 납득시키기 위해 우언寓言 등의 방식을 차용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장자」의 자字, 구句 하나하나가 매우 심오한 뜻을 담고 있어 이를 해석하고 소개하는 글들마저 너무 전문적이고 논의가 다양하니 여전히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장자의 경지를 공감하지 못한 대중에게는 더욱 어려운 것이 되어버린 듯하다. 다시 자세히 읽다 보면 그동안 어렵고 모호하게 생각했던 장자의 말이 좀 더 다가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전문 연구 수준의 해석이 아닌 평범한 사람의 입장에서 납득해보고자 도전한 에세이 형식의 글이다.
저자 소개
유세웅
화학공학과 철학을 전공. 기업에서 근무 후 현재는 안전·환경·화공 등 전문 컨설팅업에 공동 참여하고, 관련한 교육 등을 수행하고 있음. 쓴 글로서 「월하선집月下選集」, 「행복한 대화」, 「멀리 있는 빛」, 「아웃사이더의 몽상」, 「운명의 상상」, 「품위 있는 죽음」, 「갈 곳 없는 시간 100권의 책」, 「노자, 도와 덕이 회복된 세상의 꿈」 등이 있음.
목차
順
영원한 대자유인의 꿈
장자라는 사람과 「장자」라는 책
이 책 나름의 글쓰기 기준
〈내편內篇〉
ㆍ 대붕처럼 한계를 넘어 날아가기를 (「소요유」)
ㆍ 구태여 무엇에 의지하는가 (「소요유」)
ㆍ 어디 쓸모없는 것이 있으랴 (「소요유」)
ㆍ 만물은 처음에는 하나였으나 (「제물론」)
ㆍ 무엇을 근거로 시비하는가 (「제물론」)
ㆍ 말싸움에서 이긴들 그게
이긴 것일까 (「제물론」)
ㆍ 나비인지 나인지 (「제물론」)
ㆍ 온전하게 제 명대로 살려면 (「양생주」)
ㆍ 조롱 속에 갇혀 지내기보다는 (「양생주」)
ㆍ 먼저 자기부터 보존하고 나서 (「인간세」)
ㆍ 조심하고 주의해야 할 명과 의 (「인간세」)
ㆍ 어찌 나쁜 쪽으로만 빗대는가 (「인간세」)
ㆍ 덕은 안으로 보전하고 밖으로
흔들리지 않는다 (「덕충부」)
ㆍ 대자연은 육체를 주어 짊어지게 하고
생명을 주어 수고롭게 하고,
죽음을 주어 쉬게 한다 (「대종사」)
ㆍ 거울과 같은 마음 씀 (「응제왕」)
〈외편外篇〉
ㆍ 천하의 정도라고 말할 수 없는 것들 (「변무」)
ㆍ 만물과 어울려 벗이 되었으니 (「마제」)
ㆍ 도둑질에도 도가 있다 (「거협」)
ㆍ 온 세상이 미혹되었다 (「천지」)
ㆍ 본성을 잃게 하는 다섯 가지 (「천지」)
ㆍ 보는 것과 듣는 것만으로는
실상을 알 수 없다 (「천도」)
ㆍ 누가 천·지·일·월을 움직이는가 (「천운」)
ㆍ 내 운명은 하늘이 결정하겠지 (「추수」)
ㆍ 지극한 안락은 없는 것일까 (「지락」)
ㆍ 생명이 찾아오는 것을 막을 수
없고, 가는 것을 멈출 수 없다 (「달생」)
ㆍ 가난은 때를 만나지 못한 것일 뿐 (「산목」)
ㆍ 가장 슬픈 일은 마음이 죽는 것 (「전자방」)
ㆍ 사물의 경계가 없는 경지 (「지북유」)
〈잡편雜篇〉
ㆍ 더불어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 (「서무귀」)
ㆍ 세 가지 유형의 사람들 (「서무귀」)
ㆍ 한 바가지 물만 있어도 살 수
있는 것을 (「외물」)
ㆍ 청렴인가, 탐욕인가는 성찰하는
한계의 차이 (「도척」)
※ 참고한 책과 자료 목록
책 속으로
………「추수秋水」편에, 넘치는 강물의 웅장함에 자부심이 가득했던 강의 신 하백河伯이 북해北海의 바다에 이르러 끝이 없는 바다의 장엄함에 놀라자 북해의 신선 약若이 하는 말이 있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를 말해도 알지 못하는 것은 장소에 매이기 때문이며, 여름만 사는 곤충에게 얼음을 말해봐야 알 수 없는 것은 때에 매이기 때문이고, 비뚤어진 선비에게 도를 말해주어도 알지 못하는 것은 가르침에 구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추구하든 틀은 크나큰 장애가 된다. 노자가 말하기를 안팎으로 묶인 자는 도덕을 지킬 수 없다고 하였다. 자기만 보고, 아는 것으로 우기는 경우를 우리는 경험상 알고 있다. 곤과 붕을 말하는 장자가 아마 이런 심정이었을 것 같다. 장자는 왜 곤(크기가 몇천 리인지 모르고)이나 붕(이 새의 등 넓이도 몇천 리인지 모른다.)과 같은 엄청난 크기의 상상 속의 동물을 비유로 들었을까? 사람들이 생각하는 범위 내의 알고 있는 동물이라면 또 분별을 일으켰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