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이 어느날부터 학교가기를 싫어하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연락을 받은 적은 없어 학교에서 문제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갑자기 아이가 학교를 안가려고 합니다. 아침밥을 먹으며 아이가 갑자기 ‘학교 꼭 가야되?’라고 물었는데, 정신없는 아침이라 쉽게 대답하고 넘어갔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아이가 아프다고 학교를 못가겠다고 하네요. 열이나 다른 증상은 없어보이는데, 속이 안좋아 학교를 못가겠다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꾀병
많은 부모님들은 자신들의 아이가 남을 속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거나 남을 속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21개월된 영아들도 의도적으로 진실을 숨기거나 사실대로 말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3살 아이들의 경우, 장난감을 만지지 말라고 말했을 때, 만져놓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38%정도 였다고 합니다 (Walker, 2011).
나이가 들면 들수록 거짓말을 더 많이 하게 된다고 합니다. 4-7세 사이의 아동들 중 86%의 아이들이 규칙을 위반하고 위반하지 않았다고 잡아떼는 행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 아이들 중 대부분은 진실을 말하는 것과 거짓말을 하는 것의 차이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Walker, 2011).
대부분의 꾀병은 보상을 얻기 위해서 행해집니다. 이는 아이들이나 성인이나 비슷합니다. 어른들 또한 불편한 상황을 피하거나, 부당하게 보험금을 타거나, 병역이나 다른 의무를 피하기 위해서 꾀병을 부립니다. 아이들 또한 어려운 상황을 피하고, 학교나 학원을 빠지기 위해, 부모님의 관심을 받기위해 꾀병을 부립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위한 방식으로 꾀병을 선택하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자주 꾀병을 부리거나, 꾀병이 가정에서 지도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더 깊은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성 질환 (Factitious Disorder)
가장성 질환은 실제로 병이 있거나 아프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나 통증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꾀병이라고도 하며, 뮌하우젠 증후군 (Munchausen Syndrome)이라고도 합니다. 가장성 질환을 가진 이들은 의도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질환의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자신의 병력에 대한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이들의 동기는 외부적인 보상보다는 스스로가 환자가 되는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에, 꾀병과는 이 부분에서 차별성을 두고 있습니다 (Ehrilich, et al, 2008).
가장성 질환의 초기에는 신체적 증상이 조금 더 과장되는 수준이지만, 심해질 경우 뮌하우젠 증후군으로 커지게 됩니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자신의 병력을 꾸미고, 자신이 가진 병을 실제보다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지어냅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가진 병이 극적이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가장성 질환의 진단은 이를수록 그 치료가 원활하며, 많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됩니다 (Ehrilich, et al, 2008).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가장성 질환이나 뮌하우젠 증후군의 연구는 많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소아과를 찾아온 약 1700명 중 12세 이상 아동의 약 0.7%의 아동들이 가장성 질환으로 진단받았습니다. 이는 성인과 비교하여 비슷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전체 아동 인구의 가장성 질환 비율을 추정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합니다. 이는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부족하며, 가장성 질환 자체의 특이성 때문입니다. 가장성 질환의 경우 신체 증상 장애(Somatization disorder)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Ehrilich, et al, 2008).
가장성 질환의 경우 다양한 정신질환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흔한 동반질환으로는 인격장애가 있으며 자해, 자살과 연관성을 보인다고 합니다. 자해의 경우, 겉으로 드러나는 자해인 경우가 많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가장성 질환의 경우 신체적, 성적 학대, 이른 나이에 경험한 죽음, 방임 등을 포함한 트라우마와 연관성을 보입니다 (Ehrilich, et al, 2008).
>>꾀병 부리는 아이, 부모님을 위한 팁
##1 아이가 정말로 아픈건지, 꾀병인지 확실히 알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꾀병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도 확인해보지 않고 꾀병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신체적인 증거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열, 가래, 설사, 구토 등 눈에 보이는 것을 확인해 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실제로 몸이 아픈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2 대화를 통해 원인을 파악해 보세요. 꾀병은 대부분 보상을 얻기위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부모님의 관심일 수 있고, 학교를 가지 않기 위해서 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아이가 학교를 가지 않기 위해 꾀병을 부리는 것이라면, 단순히 아이가 집에서 쉬면서 컴퓨터 게임을 하고 싶은것인지, 학교에서 친구들과 문제가 있는 것인지, 왕따를 당하고 있는건 아닌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인을 파악해야 아이가 꾀병을 통해 얻고자 하는 보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꾀병으로 얻고자 하는 것을 다른 방식으로 얻을 수 있도록 적절한 대처방식을 길러주세요. 꾀병은 거짓말이고 남을 속이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방식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와 방식을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가정에서 아이의 꾀병을 아아보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으며, 그 원인을 파악하기는 더욱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종합적인 심리평가 및 상담을 통해 꾀병의 원인을 알아보고 해결책을 함께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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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hrilich, S., et al. (2008). Factitious disorder in children and adolescents: A retrospective study. Psychosomatics, 49, 392-398.
Walkier, J. (2011). Malingering in children: Fibs and faking. Psychoatric Clin N Am, 20, 547-556.
사진출처: pixabay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목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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