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두편들고 왔어요. 왠지 모르게 벅차오르는 기분. (궁시렁)
연소창에 올리는 '키스'라는 소설 인소닷에도 올려요^^
새싹소설④-10대에서 초절정진서방을 검색하세요 그러면 볼 수 있을 거예요.- 헤헤.
사랑에 미치다. 어느새 50편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완결이 나는 그날까지 화이팅!!!!!!!!!!!!!!!!!
저도 화이팅, 독자님들도 화이팅!!!!!!!!!!!!!
랑싸랑싸해요^^♡
P.S
오타가 나면 지적해주는 센스!!! 잊지말기^_^**
.
.
-47
"원,투,쓰리- 턴! 좋았어!"
모델 수업이 한창인 하원은 선생님의 좋았어!란 말 한마디에 화색이 돈다.
매일 꾸중만 하고 자신을 호되게 가르켰던 그녀였다. 그런 그녀의 한마디에 행복해진 하원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해냈어! 해냈다고!
그리 큰 것을 해낸 건 아니였지만 하원은 날아갈 것만 같았다.
항상 위축되어왔던 것이 사실이였다. 하지만 이겨내고 싶었고, 꼭 성공하고 싶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네, 수고하셨습니다!"
어느 새 날이 저물어 어둑어둑해지는 창 밖의 모습이 낯선 지 하원은 피식 하고 웃어버렸고,
점점 하나씩 사라져가는 학생들과, 이미 나가고 없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렇게 연습실엔 혼자 남겨지게 되었다.
털썩. 연습실 바닥에 앉아버린 하원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은비연, 잘 있냐? 널 못 본지가 몇 주가 지났는데 어떻게 연락한 번 안 할 수가 있냐?
매정한 계집애. 누구때문에 이렇게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휴.
내가 모델 수업을 받고 있는 걸 알기는 하냐? 정말 무심하고 재미없는 계집애.
만나기만 해라, 먼지 나게 두들겨 패 줘버릴테다!!! 흥.
투덜투덜 뭐라고 내뱉지만 분이 다 삭혀지지 않는지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버튼 한개를 꾸욱 누르자 마자 신호가 가기 시작했다.
지루한 신호음이 하원의 짜증을 일으켰지만 금새 비연의 목소리 한줄기가 들려왔다.
[이하원!!!!!!!!!!!!]
"깜짝이야!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너, 너, 어딨어!!!! 어디서 생활하고 있는거야!!!!!]
"내 걱정 하기는 하냐?"
[당연하지! 무뇌아. 너 솔직히 말해. 가출했어? 어? 너 집나간 거 하린이 언니도 알아? 어?!!!!!!!]
"한개씩만 물어봐."
[릴렉스, 릴렉스. 우선 너 어딨어? 그것부터 말해.]
"....."
[말 안해?!!!!!!!!]
"다한이 형한테 이야기 못 들었어?"
[무슨 소리야? 나한테는 말도 없이 나간 주제에 오빠한테는 말했다 이거야?!]
"진정 좀 해."
[진정하게 생겼어?!!!!!!!!!! 빨리 불어!!! 어디야!!!!!!]
"기획사."
[뭐?]
"다한이 형 기획사에서 모델 수업 받고 있어."
[.......!!!!!!]
하원이가 모델 이야기를 하자마자 방금전까지만 해도 귀가 찢어져라 소리 지르던 비연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자, 하원은 기운 없는 듯이 웃어버렸다.
"비연아?"
[그렇게 되고 싶었어?]
"뭐?"
[그렇게 모델이 되고 싶었냐고!!!!!! 결사 반대하는 내 의견을 무시할만큼?]
"....."
[이씨!!!!! 다 미워. 내 주위는 왜 이렇게 미운 사람만 있는거야!!!! 끊어!! 다신 전화 하지마!!!!!]
뚝. 화를 내듯 울먹거리는 비연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뭐야, 혼내주려고 전화했것만 내가 된통 혼났네."
씁쓸한 듯 핸드폰을 내려놓는 하원이였다.
전화를 끊은 비연의 심정이 어쩔지 너무나 잘 아는 그였다.
그녀가 화가 난 이유는 말을 하지 않고 잠적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야속해서 였을 것이다.
반대하는 자신의 의견이 묻혀져버린 것도 없지않아 있겠지만 그런 것 따위로 이런 대우를 할
그녀는 아니다. 며칠동안 연락도 없고 코 빼기도 보이지 않았던 그를 걱정했을 게 분명하다.
게다가 전화하지 말라니? 그건 비연에게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대사였다.
전화하지 말라고 단단히 내뱉고서도 안하기만 해봐. 죽어!!!!! 라며 후회하고 있을 그녀라는 것도 잘안다
보고싶다. 그 어떠한 의미로든 무작정 보고싶다.
.
.
.
다음 날.
어제 하원과의 전화를 하고 나서 넋이 나간 채로 멍해져 있던 비연이였다.
모델‥ 하원이라면 모델로써의 자질이 충분한 녀석이였다. 하지만 무언가 가슴속에서 빠져나가버린
느낌이랄까? 허전하고, 씁쓸하고 이상하게 기운 빠지는 건 왜일까?
하원이가 유명한 모델이 되서 나 같은 건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지?
너무 많이 유명해져서 진짜 예쁜 여자 데리고 와서 결혼한다고 하면?
"악!!!!!"
말도 안돼. 말도 안돼!!!!!!!
비연은 자기만의 세계에서 상상하고, 판단하다가 결국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핸드폰을 들어
하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핸드폰은 꺼져있었다.
"이씨!!!!! 이하원 만나기만 해! 머리털을 다 뽑아놔버릴꺼야!!!!"
답답한 듯 핸드폰을 침대에 던졌다.
딩-동. 그러던 중에 울리던 초인종 소리에 비연은 문을 열었고, 낑낑거리면서 집으로 들어오는
하린의 모습이 보였다.
"은비연!! 너 미쳤어?"
"왜?!!!!!! 언니 그것보다 하원이 녀석이 지금 뭐하고 사는 줄 알아? 글쎄 모..."
"빨리 가서 씻고 나와!!!!!!! 어제 미뤄진 미씽유 촬영 오늘 하기로 되어있단 말이야!"
"내 말 좀 들어봐! 하원이가 그 자식이 글쎄!!!!! 악!!! 밀지마!!!!!"
하린은 비연의 말을 들을 생각도 없는지 오로히 스케쥴 시간에 맞추기 위해 씻지도 않은
비연이를 욕실에 밀어넣어버렸다.
"10분 안으로 씻고 나와! 안 그래도 늦었구만!!!!!!!!"
하린의 다그침에 욕실로 들어간 비연은 하원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다 삼켜버린다.
칫솔을 들고 치약을 묻힌 후에 입 속에 넣고 이리저리 닦아가는 내내 하원이 생각 뿐이다.
정말 그 녀석이 유명해져서 나타나면 어떻하지? 라는 의문점이 든다.
비연이 씻고 나오자 마자 하린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집 밖으로 나와서는 차에 올라태웠고,
비연과 하린이 타자마자 한새는 목적지로 빠르게 이동했다.
"자, 이거 대본. 미씽유 종영 방송이 두 사람 재회로 끝이 났잖아? 번외는 재회 이후를 그린거래"
하린에게서 대본을 받아든 비연은 한장씩 넘겨가며 내용을 살피고 있었다.
하린의 말대로 미씽유의 마지막 촬영은 두 사람의 재회로 끝이 났다.
물론 번외가 있을 것을 예상하고 조금은 섭섭한 결말을 내놓았었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시청률 1위를 놓지 않았던 드라마 미씽유였다.
"잘 먹고 잘 사는 내용이야."
"응."
"어제 펑크내는 바람에 일정이 많이 복잡해졌어. 내가 예전에 말한 적 있었지? 미씽유 번외 끝나면
바로 새로운 드라마 촬영 들어간다고."
"응. 학교 이야기라고 했던가?"
"그래. 남자 주인공이 아직 캐스팅이 안 되서 조금 미뤄지긴 했지만 금방 스케쥴 잡힐 것 같아."
"...알았어."
누가보면 비연의 매니저는 하린인 줄 알겠다. 실상 매니저는 옆에서 운전하고 있는 한새이지만
등장하는 횟수가 적다보니 하린 그녀가 매니저이자 코디네이터 역을 맞고 있는 듯 싶었다.
대본을 읊고 있는 동안 어느새 도착한 비연의 벤은 미끄러지듯이 촬영장 앞에 섰고,
그와 동시에 차에서 내려와 마구 뛰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오, 비연씨 왔어? 엄청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네. 감독님도 잘 지내셨어요? 작가님도요?"
"비연씨 보고싶어서 잘 못 지냈어. 피식, 얼른 준비하고 나오도록 해. 대본은 봤지?"
"네!"
감독의 말에 대기실로 들어가서는 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나온 그녀였다.
극 중 청순하고 가련한 여성의 역할은 민아(비연)의 오늘 의상은 산뜻한 느낌의 분홍색 원피스였다.
날이 많이 풀려 코 끝을 시리는 추위는 많이 사그라든 덕분에 얇은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조금의 추위도 느끼지 못했다.
비연이 옷을 갈아입고 나와 대본을 훑고 있을 때쯤, 멀리서 걸어와 그녀의 어깨를 두어번
톡톡하고 손가락으로 건들이는 그가 보인다.
"시후씨?"
"잘 지냈어?"
"그럼요! 이제 괜찮은 거예요? 안 아파요?"
"응. 근데 조금 섭섭한 걸? 한번 오고 병문안도 안 왔잖아?"
"죄송해요. 이런 저런 일로 생각할 게 많았거든요!!"
"그건 그렇고 어젠 무슨 일 있었어? 왜 촬영이 연기 된거야?"
"아...그건."
"촬영 시작할게요!!! 준비해주세요."
"나중에 이야기 하도록 하지."
시후는 비연을 향해 멋지게 웃어주고서는 세트장으로 들어갔고, 비연 역시 따라들어갔다.
한 때 사랑했던 태후(시후)와 민아(비연)는 귀찮아졌다는 태후의 말과 함께 헤어졌지만 민아는
태후에게서 미련을 버리지 못할 만큼 많이 아팠다. 하지만 곧 그의 곁에 다른 여자가 있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자존심을 뭉갰던 태후를 남김없이 마음속에서 버려냈다.
그러나 태후는 자신에게 무관심해진 민아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고, 끌리기 시작해 결국 두 사람은
다시 사랑하게 된다까지가 마지막 촬영분이였고,
오늘 번외 촬영의 내용은 태후가 민아에게 프로포즈하는 내용이였다.
"짧고 굵게 갑시다. 무슨 말인지 알지?"
"네!!"
"큐-!!!!"
감독의 큐 싸인과 함께 민아는 빙그레 웃으며 걸어갔다.
태후와 약속이 있는 날이였다.
잔뜩 치장을 하고 나온 그녀는 설레이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을만큼 두근거렸다.
아픔 없이 처음에 사랑했던 그 때의 마음으로 그녀는 그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만나기로 한 장소가 가까워질수록 그녀의 걸음이 빨라졌다.
"태후씨!!!!!"
약속 시간보다 10분 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그의 모습에
민아는 아까보다 더욱더 행복한 미소를 얼굴에 띄웠다. 그리고서는 달려가 그를 뒤에서 와락 안았고
잠시 휘청거리던 태후는 이내 익숙한 향기에 눈을 감았다 뜨더니 가슴 안에 고이 간직해둔
장미꽃 한다발을 그녀에게 건냈다.
"와, 왠 꽃이야?"
"피식."
"왜 웃어?"
"이런 모습 보고 싶어서‥"
"응? 무슨 말이야?"
"내가 꽃을 산 이유 말이야. 이렇게 예쁘게 웃는 모습 보고싶어서 샀어."
"......태후씨."
따스한 그의 말투에 민아는 눈에 눈물이 고였지만 예쁘게 웃었다.
그런 그녀를 말없이 안아주던 태후가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뭐할까? 전에 못 했던 거 다 해보자. 뭐 하고 싶어?"
"아무거나. 태후씨랑 함께 있을 수 있다면 뭐든 좋아."
뭐든 좋다는 그녀의 말에 시후는 말 없이 비연을 바라봤다.
이 순간이 연기가 아니길 바라고 또 바라는 그였다. 자신에겐 이렇게 예쁜 웃음을 보이지 않던 그녀였다.
잘 웃지 않는 그녀의 미소는 유독 연기를 하는 내내 행복한 씬이 나오면 세상에서 제일 예쁘게
웃곤 했었다. 자신을 향해 웃어준다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텐데‥ 자꾸만 욕심이 난다.
날 위해 웃어주었으면 하고, 은비연 그녀의 연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자신을 위해 웃어주었으면 하고,
시후는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비연은,
NG를 내지 않기 위해 빙그레 웃어주었다.
"왜? 내가 너무 예뻐?"
대본에는 없는 대사였지만, 이 순간을 자연스럽게 넘기기 위한 비연의 애드립에 정신을 차린 태후는
피식 하고 웃더니 그녀의 볼에 입을 맞췄다.
"그래. 너무 많이 예쁘다. 너무.. 너무 많이."
"그러니까 앞으로 잘해. 한번만 더 나 싫다고 버리기만 해봐. 물어버릴테니까."
"사랑해.."
"!!!!!!"
처음엔 비연의 애드립에 잘 따라와준다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놀란 비연은 결국
NG를 내고 만다.
"컷! 컷! 좋았는데 왜 그래? 정말 연인같았어. 오- 좋은데?"
감독은 좋다며 연신 시후와 비연을 칭찬했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영 아니올시다였다.
시후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향해 내뱉었지만 진심이였다. 사랑하고 있었다. 은비연이라는 여자를‥
"계속 가. 큐!"
감독의 말에 비연과 시후는 방금 전의 일을 잊고 촬영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정말 연인처럼 연기했고, 카페에 들어가 음식을 먹으면서 서로 먹여주기도 하고
정말 사랑하는 사이처럼 예쁘게 웃고 예쁘게 행동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모두 반한 듯 넋을 놓았다
뻔한 커플 코스를 돌고 온 그들이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고 영화관에서 나온 그가 차에 민아(비연)을 태우더니 어디론가 차를 움직였지만,
얼마 가지 않고 컷 소리와 함께 차를 세우는 그 였다.
"프로포즈 할 장소는 바다니까, 다들 이동합시다!"
"춥지 않을까요?"
"괜찮아. 대본보니까 프로포즈 장소는 바다가 딱이야!"
감독과 작가가 이야기를 하는 내내 스탭들은 카메라, 조명등을 들고 하나씩 사라져 차에 몸을 실었고
비연 역시 차에 올라타려고 하는데, 그녀의 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곁에 서게 만드는 시후였다.
"왜요?"
비연의 물음에 대답 하지 않고 누군가를 찾듯 두리번 거리던 시후가 멀리서 걸어와 자신의 곁을
스쳐지나가는 감독을 불렀다.
"감독님! 저희까지 타기에는 차가 조금 좁을 것 같은데, 저희는 따로 이동하면 안되나요?"
"그래? 뭐, 마음대로 해. 대신 다른데로 새면 안 돼. 바로 우리 차 따라와야해."
"알겠습니다."
감독의 말에 알겠다는 대답과 함께 비연의 손목을 잡고 자신의 차로 데리고 가는 시후였다.
-48
시후의 행동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비연은 놔줄 것 같지 않은 그의 힘에 말 없이 걸어갔다.
그리고서는 이내 차에 올라탔고, 앞차가 출발함과 동시에 시후의 차도 유유히 출발을 하기 시작했다.
대본에 써 있는 프로포즈 장소는 촬영장에서 1시간 정도의 거리에 떨어져있는 바다였다.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시후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비연은 먼저 입을 열었다.
"병원에 있는 동안 연기 연습만 했어요? 애드립이 장난이 아니던데요?"
"....."
비연의 장난스러운 말에도 대꾸조차 하지 않는 시후의 행동에 시무룩해진 그녀는
시선을 돌려 영상처럼 스쳐지나가는 창문 밖의 풍경을 하나씩 눈에 담기 시작했다.
앙상해진 나무가 새싹을 피울 준비를 하는 듯 보였다. 소름끼치도록 추웠던 올해의 겨울은 이렇게 간다.
다가올 봄을 준비하는 나무의 모습에 비연은 웃었다.
태서와 헤어져 있던 2년이 지나고, 그 헤어짐 후에 처음 함께 지낼 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행복한 듯 웃고 있는 비연을 힐끔 바라보던 시후는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뭐가 그렇게 좋아?"
"글쎄요. 모든 게 다 좋아요."
"....."
"다가오는 봄도 좋고, 그 봄을 생각하며 웃는 내 자신의 모습도 좋고, 마냥 다 좋아요."
"......"
비연의 대답에 시후는 또 다시 입을 다물어버렸다.
촬영하는 내내 욕심이 났던 그녀를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아 따로 차를 타고 가겠다고 한 그였다.
촬영하는 것 만으로도 피곤한데 운전까지 손수 하겠다며
비연을 자신의 차에 태운 그의 모습에 시후 자신도 웃어버리고 말았다.
잠시라도 좋으니, 바다로 향하는 그 한시간만이라도 좋으니 둘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좋았다. 곁에서 존재감만 느낄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았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
함께 있는 것만으로 좋을 것 같던 시후의 마음 속에는 그녀에게 입을 맞추고 싶다는 생각들이 쌓여간다.
"사람들의 마음은 참 이상해요."
"뭐가?"
"아무 것도 아닌 사소한 나뭇가지도 예뻐보일 수도 있고, 미워보일 수도 있고, 기분에 따라 요리조리
바뀌잖아요."
"....."
"전 지금 기분이 참 많이 좋은가봐요. 아무것도 아닌 것에 즐거우니까요."
"....피식."
"왜요?"
"내 마음도 이상한 것 같아서."
"...뭐가요?"
비연이 궁금하다는 듯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시후를 바라보지만, 운전을 하는 내내
앞만 보고 달리는 그였다.
"기분이 썩 좋은 건 아닌데, 그런데도 다 좋아."
"네?"
"곁에서 웃고 있는 너도 좋고, 함께 있는 이 공간도 좋아."
"......"
"참으려고 했는데도 자꾸 욕심이 나는데 어쩌면 좋을까?"
"시후씨."
"지금 이 순간, 내가 한태서였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
"그렇다면, 키스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지금 참지 않고 무작정 달려들었을테니까."
".....!!!!!!!"
시후의 말에 비연은 얼굴이 붉어진 채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귀까지 빨개진 그녀의 모습에
피식 하고 웃고서는 두 손으로 운전을 하고 있던 시후가 한 손을 뻗어 비연의 손을 잡았다.
"이렇게 꼭 잡고 싶었어."
"저..저기!!!"
"바다에 도착할 때까지만, 안돼?"
시후의 말에 비연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고개를 돌려 바라본 시후의 얼굴은 진지했기 때문이다. 속으로 깊게 한숨을 내쉬던 그녀는 손을
그에게 맡긴 채 물었다.
"도착하려면 얼마나 남았어요?"
"피곤하면 눈 좀 붙여. 도착해서 깨울게."
"......."
시후의 말에 알았다며 눈을 감더니 피곤했는지 잠에 빠져버리는 그녀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비연이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바다에 도착한 후였다. 차 안을 둘러보니 곁에 있어야 할
시후가 보이지 않자 몸을 일으켜 차에서 내린 그녀였다.
차에서 내린 그녀가 멀리 보이는 스탭들을 향해 걸어가려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갑자기 자신의 앞에
떡 하고 서 있는 시후를 보고 깜짝놀란다.
"방금 깨우려가던 참이였는데,"
"아,네!"
"가자. 촬영해야지."
시후가 비연을 데리고 걸어가자 촬영 준비를 모두 마친 스탭들이 보였다.
분주한 듯 움직이던 감독이 두 사람의 모습에, 얼른 준비해! 라는 말과 함께 카메라를 점검했다.
비연은 잠에서 방금 깬 탓일까? 몸이 으실으실 떨려왔다. 그것도 잠시 따뜻함이 어깨에 느껴져
뒤 돌아보자 담요를 가져와 어깨에 덮어주고 싱긋 웃는 시후가 보였다.
"아, 고마워요!"
"잠깐이라도 덮고 있으면 괜찮을꺼야. 자고 일어났더니 좀 춥지?"
"네."
"피식."
시후의 자상함에 보이지 않는 미소를 띄우던 그녀.
"촬영 들어갈게요!"
조감독의 말과 동시에 하린이 달려와 덮고 있던 담요를 후다닥 빼앗아가고, 그런 그녀가 야속한 듯
잠깐 노려봐주고서는 걸어가는데 시후가 말을 걸었다.
"아까 물었지? 병원에 있는 내내 연기 연습만 했냐고, 애드립이 장난이 아니라고?"
"아, 그건 그냥 농담으로‥"
"난 무능한 연기자라서 대본에만 충실한 사람이야."
"......!!"
"그래서 애드립이라는 것을 키우지 않는 사람이지."
"!!!!!!!"
".......마지막 촬영이니까 최선을 다하자. 화이팅?"
자신의 말을 다 했는지 촬영 준비로 들어간 시후를 말 없이 바라보는 비연이였다.
무능한 연기자라 대본에만 충실하는 사람이라? 애드립을 키우지 않는 사람이라?
비연의 표정은 급속도로 굳어졌다. 그럼...사랑한다는 말은?........ 그건 뭔데요?
시후의 말 뜻을 이해해버린 그녀가 그를 지긋히 바라봤다.
진심이였던 거야. 저 남자가 내뱉은 사랑한다는 말은 진심이였던 거야.
"비연씨! 정신차려! 이번 씬은 바다에서 장난을 치는 씬이야. 추우니까 한번에 가자?"
"......"
"큐-!"
감독의 큐 싸인과 함께 촬영이 시작되고, 조금 얼어있는 비연이였지만 금새 연기자 은비연의 가면을
쓰더니 연기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민아(비연)과 태후(시후)는 옷이 다 젖도록 열심히 물장난을 쳤다
바다라서 그런지,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열심히
장난을 치던 두 사람. 그러다 금새 민아가 발을 헛디뎌 물 속으로 빠졌고, 순간 놀란 스탭들이
움찔하지만 감독은 그들을 저지했고, 물에 빠진 민아(비연)을 조심스레 건져낸 태후(시후)는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한번만 더 날 믿어줄 수 있니?"
"......태후씨?"
"다신 니 손 놓는 일 없을 거야. 절대로. 그러니까 평생 곁에 있어줄 수 있니?"
"...."
"응. 네. 그래요. 그럴게요. 사랑해요. 골라. 어떤 게 좋아?"
"피식, 그런게 어딨어. 결국엔 다 okay란 말이잖아?"
"얼른 골라. 어떤 거 할래?"
태후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행복하게 웃던 민아가 그녀보다 키가 큰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며
"사랑해요."
라고 내뱉는다. 그와 동시에 태후는 그녀를 더욱더 강하게 끌어당겼고,
한 손으로는 그녀의 손을 만지작 만지작 거리더니 이내 만족했는지 피식 웃었다.
민아는 손가락에 무언가가 들어온 기분에 손을 들어 바라봤고, 순간 눈물이 흐른다.
"다이아몬드야. 엄청 비싼거니까 잃어버리면 안돼?"
"흑.....태후씨...흑흑."
"원한다면, 세계의 모든 보석을 가져다가 바칠게."
"흑....흑.. 하지만..흑흑..난.당신에게.....아무 것도...흑흑.....해줄 수가 없단 말이예요.흑"
우는 그녀를 꼭 안아주더니 눈을 감던 태후는,
"세계의 모든 보석보다 더 갚진 보석을 내게 주었잖아?"
"....!!!!!"
"너라는 보석을 내게 준 것만으로도 충분해."
"흑...흑...."
"결혼해줄래?"
태후의 마지말 말과 함께 민아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그녀에게 입을 맞추는 그였다.
"컷!!!!!!!! 좋았어. 이야 멋져멋져!!!!"
감독의 말과 함께 번외 촬영이 끝이 남과 동시에 최고의 드라마 미씽유의 막이 내려진다.
"마지막 뒷풀이 하러 갑시다!!!!!!!"
조감독과 작가의 말에 모두들 크게 웃었다.
비연은 마지막 촬영에 눈물이 흘렀고, 그런 비연을 스탭들은 안아주었다.
수고했어. 수고했어. 최고의 연기였어. 두사람. 서로를 달래는 말에 비연은 더욱더 눈물이 흘렀다.
참 소중하고 감사한 분들과 함께 했던 드라마였다. 덕분에 많은 추억도 있었고, 많은 배움이 있었다.
잊지 않을 것이다. 비연은 그들의 성원에 감사라도 하듯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리고 그들의 뒤엔 날이 저무는 석양이 붉게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
.
.
태서는 자꾸만 흐르는 시간에 짜증이난다.
8시에 만나기로 되어 있는 소애와의 약속을 어떻게 빠져나가야 하는 것일까?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나가야한다! 라는 답밖에 떠오르지 않는 자신의 머리를 학대하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쯤 자신의 방으로 들어오는 태평한 매니저 유 현.
"왜 그렇게 안절부절이야?! 민소애씨 때문에 그래?"
"그래!!!!!! 다 너 때문이니까 형이 책임져!!!!!"
"내가 왜?"
"내.가.왜?!!!!!! 갈아마셔버린다!!!!!!!"
참지 못하고 현에게 달려드는 태서. 그런 태서가 무서운 듯 도망가려던 시늉을 하던 현은 결국
태서에게 잡히고 만다.
"어제 차에서 당한 것만해도 충분해!!!!! 날 그만 갈궈!!!!!"
"형. 좋은 생각이 났어."
"뭔데?"
"형은 민소애, 그 계집애 어떻게 생각해?"
"음. 솔직히 말하자면, 귀엽게 생겼잖아? 난 그런 스타일 좋던데?"
태서의 질문에 현은 무의식적으로 민소애라는 인물을 머릿속에 그렸고, 그림과 동시에 떠오르는 건
'귀여움'이라는 단어였다. 그것을 내뱉었을 뿐인데 태서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요즘 형 많이 외롭지?"
"그걸 말이라고 하냐? 아주 외로워서 죽겠다."
"좋았어!!!!!"
"뭐가? 악!!!!! 왜 이래? 야!!!!!"
현의 외롭다는 말과 동시에 태서는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그의 손을 잡고 자신의 집 안에
드레스룸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건 수백벌의 옷들과 신발, 모자 악세사리 등등.
엄청나게 큰 드레스룸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이였다.
갑작스러운 태서의 행동에 어리둥절하다는 얼굴로 그가 하는 대로 따라가고 태서는 이것저것 고르다가
어떤 옷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것을 쏙 빼서는 현의 몸에 가져다댔다.
"의외로 옷빨이 잘 받을 것 같으니까 이거 입어 봐!"
"니 옷을 내가 왜 입어?"
"말도 많네! 이거 입고 나와. 알았지?"
태서는 매니저 형을 드레스룸에 남겨둔 채 쏙하고 빠져나왔고, 씨익하고 의미모를 웃음을 지었다.
현재 시간 6시 30분. 앞으로 남은 시간 1시간 30분. 좋아. 충분해! 5분쯤 기다렸을까?
불편하다는 듯이 태서가 골라준 옷을 입고 나온 현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나한텐 어울리지도 않는 정장을 입히고 그래! 난 캐쥬얼 한 게 좋다고!"
"괜찮아 괜찮아. 엄청 잘 어울리는데 왜 그래? 여자들이 딱 반하겠어!"
태서가 골라준 옷은 조금 딱딱해 보일 수 있는 검정색 정장이였지만 의외로 잘 어울렸다.
딱딱하다는 첫 느낌보다 왠지 모르게 부드럽다는 느낌이 먼저 다가오는 스타일이였다.
현은 꽤 스타일이 잘 받는 체격을 가지고 있는 남자였다. 키 182cm, 몸집도 꽤 있고
얼굴도 호감형이였다. 그렇기에 잘 소화해내주었다.
"좋았어. 다음은 머리!"
"야!!!! 손대지마. 갑자기 왜 이래!!!!!!!!"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사랑에 미치다● 47-48
다음검색
첫댓글 민소애가 태서보다는 태서 매니져한테 눈돌렸으면 좋겠어요ㅋㅋ 그리고 태서와 비연의 러브러브가 안깨지게......
★다음편기대해주세요ㅎㅎ사랑해요~♡
ㅋㅋㅋㅋ이번에도 역시 재밌네요♡
★감사합니다ㅠㅠ사랑해요~♡
잇죠...저기 어디에 사세요??그를 혼자 사랑하다를 보았는데, 저랑 비슷한 부분이 잇어서..ㅋㅋ 아는 사이일지도 ㅋㅋ<<오직 혼자만의 망상...담편 원츄 입니당..
★저는전주에삽니다^_^**.완결소설봐주셔서고맙구요.이소설도많이사랑해주세요~♡
와 촬영부분 묘사가 정말 잘되있어요 +..+ 실감나게 보고가용 ㅎㅎ
★그래요? 감사합니다ㅜㅜ 사랑해요~♡
좀늦게읽엇어요ㅠ 쬐꿈바뿐일이!ㅋㅋㅋ 설마...태서가??ㅋㅋ
★설마......태서가?-..- 사랑해요~♡
멋잇어요 멋잇어요 ㅋㅋ 하원이가 오랜만에 등장해서 너무 좋았었ㅇㅓ요 ㅋㅋ 그리고 시후!! 너무 멋있어요 ㅋㅋ 왠지 시후랑 비연이가 잘 어울릴것 같아요 ㅋㅋㅋㅋ 그리고 민소애는 현이랑 잘 됫으면 좋겠고 ㅋㅋ
★님은하원이가좋아요? 히히^^* 사랑해요~♡
너무 재밌어요 ! 으헤 ! 진서방님 열심히 쓰세요 !!!!!!!!
★항상건필하겠습니다. 하하^.^항상열심히봐주세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