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footballi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4733
- 오후성도 그런 관점에서 데려왔나?
프로 5년차 선수다. 동계훈련 당시 기준으로 우리는 김종우가 있었지만(※ 1월 말 포항으로 이적) 가짜 9번
유형으로 쓸 수 있는 선수를 더 원했다. 광주가 완성된 선수를 데려올 형편은 아니다. 부족하지만 가능성
있는 선수를 검토하다가, ‘오후성은 지금 어떤 상황이지?’ 싶어서 알아봤다. 처음 대구와 접촉했을 때 언
급된 이적료가 우리 예상보다 높았다. 1년 뒤면 FA가 되는 선수고, 대구의 플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으니까 시간을 끌수록 협상은 우리에게 유리하겠다고 봤다. 3월까지 협상을 끌고 오면서 이적료를 낮
춰 절충안을 봤다. 대구의 조광래 사장님은 선수 보는 눈이 좋다. 신인 선수 10명을 뽑으면 그 중 3명은
크게 성공한다. 오후성이 5년 간 대구에서 뛰었다는 건 이 선수가 좋은 걸 갖고 있다는 반증이다. 아직
부족하긴 하지만, 갖고 있는 기술이 있다. 잘 뛰고, 스피드도 있다. 우리 팀에 맞다고 봤다.
- 보통 지도자들은 높은 레벨, 그러니까 각급 대표팀에서 상위권 팀에서 검증이 된 선수가 좋은 선수라
판단하고 그들을 데려오기 위해 애쓴다. 그런데 이정효 감독은 반대다. 광주가 그런 선수를 데려오긴
쉽지 않지만, 이번 겨울에도 수준급 선수를 데려올 수 있음에도 구단에 그 돈으로 본인이 데려오고 싶
은 선수 3~4명을 요청한 걸로 알고 있다.
구단에서 제안한 선수는 포르투갈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였다. 기량은 정말 좋았다. 우연히 합리
적인 비용으로 나와 우리 리스트로 들어왔다. 처음엔 나도 데려오고 싶었다. 그런데 생각할수록 과하
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외국인 선수를 5+1 꽉 채워서 쓰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구단에서는 원
하면 해주겠다고 했지만, 내가 그 돈으로 다른 선수를 몇명 더 데려오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조합적
인 면에서 국내 선수가 필요했다. 손이 맞아야 박수도 나온다. 4~5월이 지나면 상대가 우리에 대한 대
응도 할 거고, 여름에 돌입하면 경기 수도 많아진다. 같은 비용이면 로테이션을 돌릴 인원을 확보하는
게 더 낫겠다 싶어 김한길, 이강현, 김경재, 오후성을 영입했다.
(중략)
- 다른 유형의 걱정은 안 했나? 가령 안익수 감독을 만나면 어쩌냐고 걱정하는 시선은 주변에 없었나?
A매치 휴식기에 K리그 감독 간담회가 있어서 만났을텐데?
그날 안 감독님이 안 오셨다. (※FC서울 관계자는 간담회가 골프를 겸하는 자리였는데, 골프를 치지 않
는 탓에 안익수 감독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내 표현이 과했던 건 인정한다. 하지만 사과 의사를
전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고, 직접 되지 않아 주변 지인을 통해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거기에서 더 뭘
해야 하나 싶다. 내가 후배이긴 하지만 경기장에서는 감독 대 감독으로서 경쟁하는 관계다. 안 감독님
을 만나는 걸 걱정하고 앞으로 계속 부딪히는 것에 굳이 부담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축구 외
적으로는 당연히 예의를 갖추고, 선후배 혹은 사람 대 사람의 관계로 대해야 한다. 그러나 축구 내적
인 부분에서는 대등한 관계로 거리낌 없이 마주하고 승부를 위해 경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 사실 당사자 간의 문제보다 주변의 반응에 더 신경 쓰이는 경우가 많다. 내가 어떤 이미지로 보일지도
걱정될 테고.
그런 부분은 신경 안 쓴다.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분명하면 거길 가야 한다. 매일 상대하고, 함께 일
해야 하는 사이라면 나로 인한 문제나 어색함 관계를 해소하는 데 시간을 쓸 거다. 안익수 감독님과는
1년에 경기장에서 3~4번 볼 거다. 그렇게 뵙는 게 아마 끝일 거다. 내 이미지가 어떻게 보여지고, 사람
들에게 평가 받느냐의 본질은 경기장에서 우리 팀이 보여주는 경기력 방향에 달렸다. 그 본질에 더 집
중하고 싶다.
- 그때 말한 ‘저런 축구’는 과연 어떤 의미였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열린 표현이었다.
나는 우리 팀, 우리 선수가 가장 소중하다. 그건 안익수 감독님과 서울 선수, 팬도 같은 입장이었을 거
다. 우리 팀이 잘한 것과 못한 것을 분석하고, 성장시키는 게 중요하다. 사실 서울에 대해 여러 의미를
담아 했던 말은 아니었다. 해석은 해석하려는 입장에 따라 다양하게 나온다. 남이 저를 어떻게 평가할
지 정말 기대 안 한다. 나는 좋은 축구를 하고 싶고, 거기에 몰두하고 싶다. 나한테 영감을 얻어서 상대
가 우리 것을 응용해도 된다. 그 정도로 좋은 축구를 하고 싶다. 그걸 통해 함께 하는 선수들이 더 좋은
기회를 얻고, 대우를 받는 성장을 하길 바란다.
(중략)
- 축구는 그라운드 위에서 11명과 11명이 싸우는데 다양한 공간에서의 수적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팀
이 유리해지는 추세다. 광주는 지금 K리그에서 그걸 잘 하는 팀 중 하나다.
동료 상황을 잘 확인하라고 한다. 압박 상황인지, 오픈 상황인지. 오픈 상황도 어느 정도인지. 압박을 당
하지만 그 앞에 공간이 있다면 그걸 뚫기 위해 도전해야 한다. 사이드에 엄지성이 혼자 있는데 나와서
공을 받았다고 가정하자. 상대 풀백이 따라오는데 뒤에 공간이 있다면 바로 주지 말고 받아서 도전해야
한다. 왜냐면 뒤쪽 공간을 거머쥐면 본인과 팀이 할 수 있는 선택지가 굉장히 많아진다. 그때는 굳이 동
료가 도우러 갈 필요도 없다. 동료가 가는 게 오히려 지성이의 공간을 줄여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반
면 지성이한테 열릴 공간이 적은 상황에서 상대 풀백이 압박해 오면 동료가 빨리 붙어서 공을 받아줘
야 한다. 그런 상황 인식을 훈련에서 계속 강조한다. 맹목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나의 움직임을 통
해서 동료가 공간을 더 활용할 수 있는지, 상대 선수를 데리고 들어갈 수 있는지 생각을 하며 움직여야
한다.
지금 우리 팀에서 상황 인식 능력이 가장 좋은 선수가 정호연이다. 인천전에서 이희균이 득점을 하는
과정을 보자. 공을 중심으로 보면 패스를 해 준 엄지성, 그걸 잘 마무리한 이희균에 초점을 맞추지만
나는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정호연의 움직임을 가장 칭찬했다. 공과 상관 없었지만 하프스페이스에서
호연이가 침투하다 빠지며 멈춘 그 움직임 하나로 지성이는 이희균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얻었다.
거기다 호연이 때문에 인천의 오반석과 신진호가 쏠렸다. 비디오 분석을 하면서 우리 팀 선수들에게
저 장면에서 가장 잘 한 선수가 누구냐고 질문했다. 오후성이 정호연의 움직임을 얘기하더라. 그 얘
길 듣고 후성이도 우리 팀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지 않겠나 싶었다.
첫댓글 조금만.. 인터뷰 다듬으면 좋을텐데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