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글쓰기를 클릭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인터넷 접속속도가 꽤나 빠른 편이다. 그저께 일부터 쓰려니 머리에 쥐가 나는 느낌이 들어서 그만 두고 오늘 일만 이야기해야겠다.
오늘은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났다. 오늘은 길디긴 추석연휴가 끝나고 다시 강의가 시작되는 날이기에 추석연휴동안 흐트러졌던 몸과 마음을 다잡고자 마음먹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새벽 1시가 조금 넘어서 평소보다 일찍 자리에 누웠다. 이상하게 오늘 아침에는 일어날 시간이 다 되어서 잠든 상태와 깬 상태를 몇 차례나 왔다갔다 하면서 그런 와중에도 '음..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을 수 있겠군'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6시 30분.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휘휘 휘휘 휘휘휘 휘휘 휘휘휘' 저번에 벨소리를 잘못 표기했었다. 멜로디를 제대로 따라하면 앞과 같이 된다. 벨소리야 어쨌든 알람을 끄고 5분 정도 자리에 누워있었다. '일어나느냐 못 일어나느냐'의 갈림길에 누워있었던 것이다.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이상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서 창문을 가리고 있던 블라인드를 걷었다. 아침 공기가 꽤나 상쾌했다. 침대에 잠시 걸터앉아 정신을 차린 다음에 '이제부터 무엇을 할까' 잠시 생각해보았다.
우선 씻은 다음에 맨손체조를 하고 아침을 먹고 다른 날과 다르게 여유를 부리면서 학교로 가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팔굽혀펴기를 몇 개 하고 머리를 감고 세수를 했다.
아 그전에 컨택트렌즈부터 꼈다. 나는 정말 안경이 너무 싫다. '안경을 쓴 것보다 안 쓴 게 나아보인다'는 사람들의 말 때문은 절대 아니다. 그럼 다른 사람들이 화장하면 더 예뻐보일거라고 하면 화장해야 하니까.
내가 안경을 싫어하는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다. 안경 쓴 모습이 마음에 안 들 뿐더러 비스듬히 배게를 끼고 누워서 텔레비젼을 볼 때도 불편하고 특히나 시야가 좁아지며, 이건 최근에 생긴 이유인데, 헤드셋을 쓸 때 거추장스럽다.
7시가 되어서 4층으로 내려가니 문이 잠겨 있어서 다시 방으로 와서 10분 정도 지나서 다시 내려가니 아주머니가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밥 지금 먹으면 되냐고 물어보니 조금 더 있다가 오라고 하는데 일어난지 얼마 안 된 것처럼 보였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서 '무엇을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스타크래프트를 했다. 어제 친구와 그의 여자친구가 나오라고 해서 같이 볼링을 치고 오는 길에 그랜드마트에서 스타크래프트 배틀 체스트를 구입해버린 것이다.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과 브루드 워가 함께 들어있는 것인데 각각 구입할 때보다 가격이 싸다. 사실 얼마전부터 스타크래프트 정품을 사고 싶어져서 홈쇼핑을 들락날락하면서 확인해보니 LG홈쇼핑에서 적립금과 추석연휴 할인쿠폰을 사용하면 47760원만 있으면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나마나 주문하면 상품은 낮에 올 것이고 내가 없는 방에 놔두고 가라고 할 수도 없고 그냥 눈으로 보고 내 손으로 직접 사고 싶어져서 4000원 비싸지만 사버리고 만 것이다.
사실 따지고보면 용산전자상가에 가서 싸게 사더라도 왕복차비하며 시간까지 따지면 비슷비슷하다. 그리고 뭐 4000원에 목숨 걸 필요도 없지 않은가. 사실 4000원에다가 300원만 보태면 미다래에서 베스트 초밥세트를 먹을 수 있지만.. 쩝쩝.
어쨌든 스타크래프트와 상쾌한 아침을 시작했다. 3:3 노멀헌터맵에서 다들 공격을 안 하고 기다리는 분위기여서 히드라를 오버로드에 태워서 적 진영에다가 드랍을 했다.
9시 적 프로토스는 캐리어를 만들다가 캐리어 본체 긇히는 봉변을 당한 것이다. 내 공격은 꽤나 유효해서 금새 전세는 우리 쪽으로 기울어 결국 10분 정도만에 가볍게 1승을 낚아챘다.
7시 30분쯤 되어서 다시 내려가서 아침을 먹었다. 내 옆옆방에 있는 여자아이도 금새 내려와서 아침을 먹었다. 나이는 나보다 3살이 적은데 처음 보고 지금까지 말을 안 놓다가 오늘 처음으로 말을 놓았다.
어느샌가부터 상대방이 나보다 나이가 적어도 말을 높이는게 무척이나 편해져버렸다. 동호회 활동을 많이 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숙집이니까 말을 얼른 놓아야 서로 부담없고 친해진다.
아침을 먹고 방으로 와서 나갈 준비를 한 다음 여유를 두고 학교로 갔다. 일기예보를 보니 낮기온이 27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는 걸 보니 오늘 하루도 덥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러고보니 아침을 먹기 전에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돌린 후에 학교 가기 전에 널었는데 그걸 까먹었군. 혼자 사는데도 금새 빨랫거리가 생긴다. 에휴 귀찮아라.
10시 수업을 마치고 도서관으로 갔다. 개강 후 처음으로 찾은 도서관이었다. 1층 일반열람실은 역시나 다들 자리를 맡아놓고 어디로 사라졌는지 텅빈 좌석에 책 몇 권들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몇 바퀴 돌아도 도저히 빈 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에이. 치사해서 안 앉는다. 지하 열람실로 가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10시 수업했던 내용을 잠시 훑어보고 나니 금새 시간이 1시가 되버렸다.
점심을 먹을 생각으로 나오면서 친구에게 전화를 해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만두었는데 그녀석에게서 전화가 와서 같이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늘의 메뉴는 햄소시지볶음밥. 메뉴이름만 적는데도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아까 저녁을 너무 적게 먹었다. 쩝쩝.
점심을 먹고 2시부터 6시까지 정신없이 졸면서 수업을 들었다. 평소라면 절대 졸지 않을텐데 추석 내내 밤새다가 아침일찍 일어났으니 몸이 견뎌내지 못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수업을 마치고 바로 집으로 와서 컴퓨터를 켜서 만화책을 보았다. 오늘 새벽까지 보던 아다치 미츠루의 <TOUCH>.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는 정말 열혈만화다. 단연 최고는 <H2>. 며칠전에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를 왠만큼 다운받아서 며칠째 보고 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도 좋고..
뭐 이쯤 써넣고 보니 별로 한 말도 없다. 그저께 이야기도 하고 어제 이야기도 해야겠다.
그저께는 밤새고 아침 8시까지 버티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잠을 잤는데 저녁 6시쯤 친구가 자기 여자친구와 그 친구들과 함께 있다가 나오라는 것이다. 그래서 알았다고 해서 씻고 나갈 채비를 하는데 시계를 보니 그새 20분이 흘러버린 것이다.
친구는 전화해서 왜 안 나오냐고 하고 나는 이제 일어났다고 하고 친구는 때빼고 광내는 줄 알았다고 하고 나는 곧 나간다고 하고..
<도깨비>라는 곳이었는데 밖에서 볼 때는 조그만 지하 1층 술집인줄 알았더니 이게 왠걸 지하운동장에다가 술집을 차린 것처럼 보였다. 친구 말로는 예전에 락카페였다고 하는데 그럴만 했겠다 싶었다.
앞에 사람이 셋이나 있는데도 이 천하의 닭살커플은 서로 좋아라 붙어서 닭살짓을 했다. 하긴 연애의 기본은 닭살짓이니까 뭐라 할 말은 없었다. 나도 예전에는 그랬으리라. 물론 남 앞에서는 아니고.
아 갑자기 연애 이야기하니까 또 생각이 난다. 산술적 계산 말이다.
아래는 스포츠서울의 2003.9.8(월) 11:42 기사이다.
이승엽은 8일까지 팀의 112경기 중 110경기에 출장해 51홈런을 기록했다. 경기당 0.47개의 홈런. 산술적으로 남은 21경기에서 10개가량의 홈런을 추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즌 61홈런이 가능하다.
내가 연애를 시작했던 것이 고3초에다가 내 생일이 11월이니까 나이가 만 17세였다. 내가 연애를 끝낸 것이 고3말 수능치고 나서니까 나이가 만 18세였다.
무덤덤은 만18세가 될때까지 한 번의 연애를 기록했다. 18년당 한 번의 연애. 수명을 90세로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남은 72년동안 네 번의 연애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평생 다섯 번의 연애가 가능하다.
그러면 서른 여섯 될때까지 연애 한 번밖에 못한다구? 이왕이면 기하적계산으로 해주면 좋겠다. 흠. 아니야. 평생 다섯 번이 어디야. 고맙습니다.--
그녀들은 자신들의 생일이 될 때 남자친구가 없으면 무엇이든 상관없이 다섯 번을 쏘기로 약속했다고 하면서 그 중 한 친구의 생일이 12월인것을 자꾸 강조했다. 마치 나더러 구제해달라는 뉘앙스로.. 그냥 나도 가만히 있다가 옆에서 얻어먹으면 안 되나.
어제는 또 역시 집에서 놀고 있는데 볼링을 치러 가자고 하면서 나오라는 것이다. 근처 플스방에서 레이싱 게임을 하고 있던 그들은 나에게도 한번 해보라고 하면서 조이스틱을 줬는데 난 이상하게 레이싱 게임은 참 못하는 편이라서 결국 두 사람에게 자꾸 지고 말았다.
신촌볼링장을 찾아갔는데 역시나 시설은 허름하고 지저분했다. 왜 사람들은 이 재미있는 볼링을 즐기지 않는 것일까? 나는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2년동안 야자를 수도없이 빼먹고 친구와 볼링을 치러 다녔다.
이상하게 우리 동네의 학생 볼링비는 다른 곳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이나 다름없어서 우리는 부담없이 시험을 치고 난 오후에도 가서 치곤 했다. 마찬가지로 볼링을 즐겨하던 담임선생님을 만나기도 하면서. 어떻게 시험치는 날은 선생님이 있던 레인만 빼고 죄다 우리 학교 학생들인지 원. --
간만에 하는 볼링 치고는 실력이 죽지 않았었다. 초반 프레임부터 스페어 처리를 해가면서 꽤나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무거운 공을 들고 친 터라 다음 게임부터는 100점을 넘지 못하는 점수가 계속 되었다.
세게임 밖에 치지 않았는데 세 사람에 25500원이나 나와서 깜짝 놀랐다. 이거 비싸서 볼링도 제대로 못 치겠다. 다행스럽게도 이것도 정액 비슷한 게 있어서 평일 낮과 휴일 새벽에 가면 7000원에 몇 시간동안 마음껏 칠 수 있게 되어있었다. 나중에 돈이 생긴다면 혼자서 한번.
오래만에 치는 볼링은 꽤나 힘이 들었다. 예전에는 혼자서 한번에 여덟 게임씩 치고 그랬는데 말이다. 그나마 내가 잘 한다고 할 수 있는 운동이 이 볼링이다. 운동의 기본은 자세라고 하는데 자타공인 좋은 자세를 가졌기 때문에. 헤헷.
첫댓글 읽을 때마다 느끼는거지만...재밌네요...저도 문장력좀 길러 보려고 매일 일기를 쓰고 있는데..님의 글은 제 10일치 일기분량입니다...ㅜㅜ
어제 학교 도서관에 공부하러갔는데 내 옆자리엔 책만펼쳐져있고 책 주인은 밤이되서 내가 집에 갈때까지 보이지도 않더만.. 도대체 자리만 차지해놓고 뭐하는인간들인지; 으이구..
얼마전에 디지털도서관엘갔는데 자리도 적고.... 음.. 자리도 다 있어서 앉지못하고서서봤던;;; 디지털도서관이랬지만- 그다지 뭐가 디지털인지..컴퓨터있는거 그거말곤...? [컴퓨터도 뒤져보라고있는거지만...영...별로..]
어점 이리도 학교생활을 생생중계을 한눈에 좌~~~아보이게 부럼다 나도저시절이 있어는데 왜 아픔만 생각나지.
노원역 잡기왕의 실력을 한 번 더 보여줘야겠군. 볼링 치자~
도루씨 그거 나예요;;;
볼링.. 교양으로 들었었는데 -_- 영 해도 실력이 안느는 -_ㅠ 공이 너무 무거워요 -_-+ / 도서관에 그런 사람 정말 -_-+ /
바다누나 닉을 하늘보다높게로 바꿨군요. 그럼 난 도루보다 느끼하게로 바꿔볼까? ^-^
볼링.. 난 힘으로 하지요..
보드게임은 어떠세요.^^;
바다누나? ㅇㅅㅇ?[냥?] 도루할배>ㅁ</ 느끼라니! 안돼![버럭!] 음음=_= 바람이는 볼링의 ㅂ 자도 모르는걸;;;;;; =ㅅ=;;;움트트트 보드게임 해요>ㅅ</ [보드게임 잼땅~]/곰언냥+ㅁ+! 볼링공이 그리 무거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