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을 오랬만에 다시 읽었다. 소설은 바퀴광인 회장의 교통사고로 부터 시작한다. 회장은 속도제한이 없는 독일 아우토반에서 고속주행을 매년 즐겼는데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고속도로의 대명사인 아우토반은 히틀러가 시작했는데 당시 자동차보급율이 높지않아 활용도가 저조했고 경기부양은 군수품쪽이 더 인기가 있어서 부분적인 공사만 이루어졌다. 포르셰 박사는 그의 이름으로 명명한 스포츠카는 물론 히틀러가 건설하던 아우토반에 적합한 국민차를 요구해서 폭스바겐도 설계했는데 회장은 포르셰보다 폭스바겐을 명품으로 간주한다. 참고로 포르셰박사는 독일탱크로 설계해서 부역자로 복역하기도 했다. 22
사람의 의지는 무한한 모양이다. 하긴 오른손잡이도 훈련에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왼손잡이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포기하지않고 노력하면 바꿀 수있는 것이 인간이기도 하다. 45 드디어 남주 임상옥에 이른다. 그는 대대로 만상인 집안에서 태어난다. 의주가 원래 용만이었기에 의주상인을 만상이라 불렀는데 부유하지는 않고 보따리장사수준이었다. 청나라와의 국경도시였기에 인기있는 인삼을 가져가서 팔고 비단을 들여오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당시는 수출입이 자유롭지않아 사신을 따라가는 역관에게 급여대신 일정량의 무역을 허용하는 수준이었다.
남주의 부친은 중국어에 능통해서 역관시험을 보았지만 신분으로 계속 낙방하고 결국 선조가 천인이어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많은 부채를 가진 상태에서 비관하여 술에 취해 압록강에 익사했다. 그의 부채는 사신 행렬의 말몰이꾼으로 밀무역을 시도하다가 지금의 세관에 해당하는 금문에서 인삼만 빼앗긴 것에서 기인했다. 그래서 20세의 남주는 빚대신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점포에서 일을 했다. 하지만 의주의 관행은 급여없이 일을 시키다가 싸가지가 보이면 사업을 내주는 방식이어서 평생을 일해도 갚을 수없는 액수였다는 것이 문제였다. 47
그는 아버지덕분에 인삼을 보는 눈을 길렀고 이 능력으로 주인이 속을 뻔한 것을 구해주었다. 가짜 산삼을 사는 것을 막아서 파산위기에서 구해낸 것이다. 50 주인은 밀무역으로 홍삼 다섯포를 가지고 그에게 기회를 준다. 20%의 이익은 그에게 주어 사업자금으로 사용할 수있도록 해준 것이다. 목숨을 건 무역이었다. 국경을 몰래 압록강을 한밤중에 뗏목으로 도강하는 것도 그렇지만 북경까지 왕복 4천리를 두달동안 여행하면서 촌락사이에서 밤을 맞이하는 경우 노숙은 당연하고 호랑이나 강도를 만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54
그들은 드디어 연경에 도착한다. 연나라의 수도라는 뜻의 연경은 원나라때 수도가 되면서 대도로 이름을 변경했고 북경으로 개칭되어 명나라와 청나라, 그리고 지금까지 중국의 수도로 유지되고 있다. 당시는 백삼에서 홍삼으로 바뀌고 있는 초기여서 거래는 하루만에 끝났고 그는 사업자금을 확보했다. 55 하지만 그 돈은 바로 사라지고 부채가 그만큼 늘게 되었다. 동료를 따라 갔던 홍등가에서 만난 처녀의 살려달라는 청을 들어주기로 했던 것이다. 원래 70냥에 아비가 팔았던 그녀는 인신매매꾼이 두배로 사창가에 팔았고 그는 다시 네배의 값을 치뤄야 했기 때문이다. 80
하안거는 음력 4월16일부터 7월15일까지 한 곳에 들어앉아 수행하는 것이고 겨울에도 비슷한 동안거가 있다. 첫 일주일과 마지막 일주일은 용맹정진으로 묵언에 추가하여 잠도 자지않는 수행을 한다. 남주는 만상에서 쫒겨나 늙은 어미와 어린 동생을 부양하기위해 장돌뱅이가 되었지만 동생들이 전염병으로 몰사하자 어미를 버리고 중이 된다. 그런 그를 송상이 만나러 왔는데 하안거중이라 거절당하자 막대한 금액을 시주해서 만날 수있었다. 97 읽다보니 재미는 있었지만 열하일기와, 손빈이야기의 뼈대가 재활용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가포집에 있는 천우신조를 기존 내용을 가져다 엮어서 그리된 모양이다. 117
인삼무역독점권과 흉작을 배경으로 공급이 제한되자 가격인상을 그는 시도했지만 불매동맹으로 역습을 받는다. 결국 죽음으로서 죽음을 벗어나는 내용은 상도의 진수를 보여준다. 자원을 필요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상인의 도이기에 인삼이 필요한 수요가 충분한데 공급을 독점하고 있으니 결국 합리적인 선택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나올 수있는 결론이기는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대응하기 쉽지않다. 여기서도 오자대신 이순신의 필생즉사를 사용해서 조금 깊이가 의문시된다. 181
결국 인삼소신공양으로 몇년간 인삼공급이 없을 것을 깨닫게된 중국인들은 타버린 인삼까지 포함한 가격으로 구매하기로 합의한다. 1-999 그렇게 죽음을 죽을 각오로 피한 그는 홍경래의 난으로 다시 역경에 처한다. 반란에 참여를 요청받았지만 권력, 재력, 명예를 모두 추구하는 것은 의롭지않다는 것을 생각하여 거절하고 반란에 맞서는 의병에 참여는 의병장의 순수한 대의를 생각하여 지원해준 결과는 역사의 기록에서 확인된다. 그리고 반란진압에 대한 공으로 종2품에 제수받았지만 거절하고 대신 반군에 참여했다 처형당한 친구의 시신을 요청한다. 장례는 못해도 묻어는 주려는 것이다.
그런데 장례라는 것이 산 사람들을 위한 의례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차피 흙으로 돌아갈 시신을 수습하는 것이 의미가 있었을지는 모르겠다. 스스로를 위로하는 효과는 있었겠지만, 비용대비 효과가 그렇게 높지는 않을 수있기 때문이다. 88 계영배의 잔글씨가 술을 부으니 커보였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사실과는 다르다. 물은 오목렌즈 역활을 하기때문이다. 물거품은 반대로 볼록렌즈가 된다. 참고로 현미경은 두개의 볼록렌즈로 구성되나 망원경은 오목렌즈로 우선 대상을 잡아서 볼록렌즈로 확대하여 본다.
우리눈의 시선은 물이나 유리 등 고밀도인 렌즈로 저밀도인 공기 등를 통해 진행하면서 접면에서 렌즈내부로 입사하는 광선은 고밀도여서 진행속도가 늦어지기에 법선쪽으로 각도가 바뀌어 렌즈내부를 진행하고 그 선은 다시 저밀도인 공기 등을 통해 물체로 진행하는데 이 때에는 반대로 법선바깥쪽으로 각도가 바뀌어 렌즈별로 초점을 형성하게 된다. 오목렌즈도 동일하나 초점은 눈쪽에 가상적으로 생긴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수정체는 볼록렌즈라고 할 수있는데 노안이 오면 초점이 길어지므로 볼록렌즈를 사용하여 짧게 만들고 근시는 그 반대다.
더운 여름의 한낮에 식물에 물을 주면 물의 표면장력으로 둥근 방울을 만들고 이는 볼록렌즈역활을 한다. 결국 물방울은 빛을 집중시켜서 초점부분을 고온으로 만들기에 조직이 파괴되고 죽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99 그는 대역죄로 능지처참된 친구의 딸이 노비가 된 것을 알고 구해주고 솔개가 그의 암탉을 잡아가는 것을 보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채소를 가꾸며 살다가 죽는다. 사실 배부르고 따뜻하면 되지 많은 재산은 의미가 없다. 모든 자원은 필요한 곳에 필요한 때에 있어야 효용이 극대화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네기도 죽기전에 막대한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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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1. 천하제일상
작가의 말; 바퀴벌레
서곡; 비밀의 열쇠
운명의 밤; 기사회생; 천우신조
2권; 1. 폭풍전야
계영배; 개미와 꿀
불매동맹; 요원; 푹풍전야
3권; 1. 상사별곡(相思別曲)
정(鼎)의 비밀; 혁명의 종말
전설의 잔; 호사다마; 상사별곡
4권; 1. 계영배의 비밀
누란지위; 계영배의 비밀
석숭 스님; 길 없는 길
5권; 1. 상업지도(商業之道)
세한도; 혈세(血洗)
적중일기; 종장; 상업지도
작가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