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화를 벗은 김광석은 이제 직접 뛰는 것에는 미련이 없다. 왕왕 인천의 2군 코치 역할을 맡아 그라운드에 서는 그는 “남들은 축구할 때가 가장 좋다고 하는데, 나는 마흔 살까지 하니까 운동장에서 도와줘도 공 차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든다”며 웃었다.
21년간 쉼 없이 달린 김광석은 애초 1년간 축구계를 떠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계획했다. 그러나 전달수 인천 대표이사, 조성환 감독, 임중용 전력강화실장과 긴 대화 끝에 팀에 다시 돌아오기로 마음먹었다. 인천도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통상 스카우트는 1년 단위로 계약하는데, 김광석에게 2년을 보장했다.
김광석은 “이런 제의를 하셔서 정말 놀랐다.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구단에) 받기만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내가) 줄 게 없다. 그저 열심히 좋은 선수를 관찰하고 팀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게 뒤에서 묵묵히 보좌하고자 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좋은 선수를 발굴해야 하는 스카우트 특성상 외근이 잦다. 그러나 일정이 특별히 없는 날에는 사무실로 출근해야 한다. 인생의 절반을 프로 선수로 살아온 김광석에게는 낯설 만도 하다. 그는 “출퇴근이 왜 직장인들이 힘든지 알겠더라. 그 고통이 있다. 출퇴근이라는 압박감이 확실히 있다. 그것 빼고는 편하다”며 “주마다 구단에 보고서를 드리는데, 쓰는 게 힘들더라. 적응하니까 괜찮긴 하다”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