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문 앞 느티나무에 서있던 장승 4개와 솟대 2개가 지난주(9월 4째 주)에 뽑혔습니다. 이를 처음 본 것은 25일 있었고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30일 이었습니다. 25일 처음 보았던 친구는 애풍연 의장이 새롭게 세우기 위해 뽑은 걸로 착각을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고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30일에 처음으로 그 사실을 애풍연 의장이 듣고 확인해 본 결과 느티나무에 세워져 있던 4개의 장승과 2개의 솟대가 깨끗이 뽑혀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옆 숲 속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처음에 장승과 솟대가 뽑혔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학교 측에서 공사 명목이나 혹 미관상의 이유로 뽑아 버린 건 아닌가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직접 가서 본 결과 깨끗이 뽑혀는 있었지만 그것이 바로 옆에 버려져 있다는 사실에 만약 학교서 뽑았다면 그곳에 버릴 리가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또한 상식적으로도 학생단체가 세워 둔 장승을 학교 측에서 아무런 논의도 없이 뽑았을 리는 없을 것입니다. 이 후 학교 쪽에 대한 의심보다는 장승과 솟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일부 사람에 의해 뽑혔다는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10월 1일 날 학생처에서 확인해 본 결과 학교에서 그러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곳은 관재과밖에 없는데 관재과에 문의해본 결과 모르는 일이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은 장승과 솟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사람에 의해 뽑혔을 가능성 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뽑힌 모습과 버려진 모습을 보았을 때 단순히 즉흥적, 돌발적 사고가 아니라 계획적으로 여러 사람에 의해 뽑힌 걸로 생각됩니다.
처음으로 이 사실을 접했을 때는 솔직히 짜증부터 먼저 났습니다. 과거 수많은 고민 속에서 장승과 솟대를 세움으로 한양대 학우들의 마음을 모아 나가고자 했던 선배들의 고민과 노력이 몰상식(처음의 마음입니다.)한 사람들에 의해 그렇게 뽑혀 나갔다는 사실에 말입니다. (솟대는 97년에 세운 것이며, 장승은 99년과 93년에 각각 세웠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장승과 솟대에 대한 의미를 모른 체 미신화(아마도 이것이 뽑은 이유라 판단됩니다.)하여 뽑았다는 사실이 우리민족 문화에 대한 무지에 서 나왔음에 안타까웠고 자신들의 문화와 혹은 종교적 양심이 중요하다고 한다면 상대방의 문화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은 망각한 채 그 어떤 이야기와 토론 없이 힘으로 문제를 해결한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또한 그러한 사람들이 저희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애풍연에서는 이 문제를 가지고 범인을 찾아내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저희는 이러한 문제가 일어난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며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일 뿐입니다. 또한 한양대라는 공간 속에서 서로의 사상과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또 하나의 마음이 있다면 장승과 솟대, 그리고 당산나무로 대변되는 우리 전통신앙에 대해서도 단순히 미신이라 치부하지 마시고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과거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와 과학에 대해서도 관심 가져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 속에 내재된 우리 조상님들이 얼마나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이 더불어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마음들을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역시 다른 문화에 대한 무지와 편견 속에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닌가 반성해 봅니다. 또한 장승을 세워내고 풍물굿판을 벌임에 있어 근본정신은 망각한 채 우리만의 이벤트나 우리들만의 즐거움으로 만들어 왔던 것은 아니가 반성해 봅니다. 앞으로 학우들과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풍물패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 돌아오는 11월 7일엔 애국한양 가을굿을 애풍연 주체로 할 예정입니다. 방학 때 부터 이번 가을굿에서 정문 장승들을 정리하고 새롭게 장승을 세우자는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이번에 세워지는 장승은 모든 학우들의 힘과 지혜로 세워 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부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장승에 대한 이러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장승은 스스로 밑동이 썩어 쓰러질 때까지 인위적으로 뽑아내지 않습니다. 만약 사람이 인위적으로 뽑아내거나 훼손시킨다면 그 사람은 자기 명에 죽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이 되는 것은 마을 구성원 모두의 마음을 모아 세운 장승을 자신이 독단적으로 훼손한다면 마음을 모아 낸 구성원들의 원망이 이르지 않는 곳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마을에서 소외당하고 온갖 시달림에 아마도 제명에 죽진 못할 것입니다. 참고적인 이야기일 뿐입니다. ^^;
덧붙임1: 과거 경험상 비추어 종교적 판단으로 행해진 일이라 판단하여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어떤 특정종교나 단체를 의심하진 않습니다. 혹 위 글들을 읽는 와중에 그러한 느낌을 받았을 경우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임2: 학교측의 말을 믿는 것은 지금까지의 모습 속에서 학생단체가 세운 조형을 아무런 통지나 이야기 없이 뽑았던 적이 없어고 몇 달 전 쓰러진 장승을 다시 세운 것도 학교입니다. 그래서 학교 측에서 뽑지 않았다는 말을 믿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애국한양 풍물패 운영 위원회
애풍연 의장 박경우
중앙 풍물패 신명 회장 고재현
공대 풍물패 분풀이 회장 황기주
생활대 풍물패 소리혼 회장 위현진
법대 풍물패 짝드름 회장 권오진
경영경금대 풍물패 얼 회장 김문희
사범대 풍물패 한솔이 회장 김명규
자연대 풍물패 다리 회장 조준상
인문대 풍물패 해방소리 회장 최원석
첫댓글 다른학교일인줄만 알았던 일이 우리학교 에서도 일어나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