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화학신소재공학전공 유영민(69회) 교수 연구팀이 OLED(올레드,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의 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최초로 발견했다.
이 모델을 활용하여 OLED 재료 설계를 하면 사용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에 2021년 2월 15일(월) 게재됐다.
스마트폰 화면, TV, 자동차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OLED는 색재현율과 명암비가 우수한 동시에 소비 전력도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발광 물질의 열화(분해)로 인해 번인 현상이 나타나는 등 장기간 사용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었다. 특히 4K, 8K 등 초고해상도로 갈수록 번인 현상이 색순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분자 광학(Molecular Photonics) 분야 전문가인 유영민 교수 연구팀은 OLED 발광층을 구성하는 핵심 재료인 도펀트와 호스트 물질 사이의 상호 작용이 구동 수명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OLED 디스플레이의 수명은 재료의 안정성에 의해 지배 받는데, 어떤 화학적 원리가 재료 열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과학적으로 분석해온 것이다. 유영민 교수 연구팀은 이를 통해 2018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청색 인광 발광층의 수명을 지배하는 열화 메커니즘을 최초로 제시해 주목받은 바 있다.
이번에 연구팀은 열활성 지연 형광(TADF, Thermally activated delayed fluorescence) 도펀트와 호스트 재료가 전하 분리종을 형성하면서 분해되는 전체 과정을 직접 규명했다. 전하 분리종이란 전기적 극성이 없던 분자가 주변 분자로부터 전자를 얻거나 잃으면서 성질이 변하는 일종의 변이종으로 OLED의 수명에 악영향을 끼친다. 연구팀은 이러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OLED의 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수치 모델을 정립하는 데 성공했다. 이 모델을 활용하면 긴 OLED 수명에 어떤 재료가 유리한지 예측할 수 있다.
유영민 교수는 “현재는 특정 OLED 재료를 사용했을 때 디스플레이 수명이 얼마일지 알기 어려웠지만 이번에 개발한 예측 모델을 사용하면 분자 구조만 가지고도 수명을 예측할 수 있다”며 “본 연구는 OLED 디스플레이 소자의 구동 안정성을 증진시키는 데에 중요한 발판을 제공할 것이며, 나아가 안정적인 유기 전자 재료를 설계하는 데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본 연구는 이화여대 엘텍공과대학 화학신소재공학부 1기로 입학했던 문유경 학석사통합과정 졸업생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1저자로 논문을 작성했다. 문유경 씨는 이화여대에서 유영민 교수의 지도하에 학·석사 학위 취득 후, 최근 하버드대학교 화학과 박사 과정으로 선발되는 영예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