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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수의 책과 미래] 작은 환대, 별것 아니지만 도움 되는
출처 매일경제 : https://www.mk.co.kr/news/contributors/11157127
미국 소설가 레이먼드 카버는 단편소설로 이름 높다. 그의 단편은 인생에 깊은 깨달음을 주는 극적 반전이 특징이다. 대표적 소설집 '대성당'(문학동네 펴냄)에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란 작품이 있다. 단편 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여덟 살 생일을 맞은 아이 스코티가 등굣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시작된다. 운전자는 뺑소니를 치고 아이는 의식을 잃는다.
소설은 아이가 깨어나길 기다리는 부모 이야기를 다룬다. 어머니 앤은 생일 기념 케이크를 주문했으나 경황 속에 그 사실을 잊었다. 아버지 하워드가 잠시 집에 들르자 빵집 주인이 케이크를 찾아가라고 전화한다. 앤이 집에 들렀을 때도 전화가 온다. 그러나 아이 걱정 탓에 둘은 케이크를 아예 떠올리지도 못한다. 케이크는 희망의 증거이자 기쁨의 상징이다. 그러나 비극은 갑자기 다가와 삶에서 그것을 송두리째 도려낸다.
기대대로 이루어지는 삶은 없다. "한 사람을 꺾어버리고 내팽개치는 어떤 힘 같은 게 이 세상엔 존재한다." 그러나 어린 스코티가 그 작디작은 달콤함조차 누리지 못하는 건 세계의 끔찍한 부조리를 보여준다. 예약된 축복의 완연한 상실은 우리를 무력하게 만든다. 닥쳐온 비극은 순탄한 하워드 삶을 망치고, 앤의 행복한 삶을 어그러뜨린다.
탄생의 기쁨이 죽음의 공포로 바뀐 시간 속에서 사건이 흘러간다. 소년은 혼수상태에 빠지고, 앤과 하워드는 마음을 졸이며 기도한다. 기다림이란 무엇인가. 미래의 시간을 희망의 기호로 바꾸어 읽으려는 인간의 안간힘이다. 그러나 세계는 가혹할 만큼 무정하다. 인간의 기다림 따윈 상관없이, 스코티는 세상을 떠난다. 기다림이 무력함으로 바뀔 때 인간은 고통과 좌절에 빠져든다. 그 순간 다시 전화가 온다.
앤과 하워드는 자신들 사정을 아랑곳하지 않는 주인 처사에 분노해 가게로 쳐들어간다. 빵집 주인은 두 사람 항의를 가만히 들어준 후 권한다. "갓 만든 따뜻한 빵을 좀 드시지요. 이럴 땐 뭘 좀 먹는 일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될 거요." 그런 다음 세 사람은 빵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창으로 희미한 햇살이 높게 비칠 때까지."
이것이 구원이다. 타자의 억울함에 귀 기울이고, 그들에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 되는 작은 친절을 베풀며 애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이야기하는 동안 앤과 하워드는 아이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전적인 슬픔에서 놓여난다. 경청과 환대는 절망의 밤을 햇살이 높게 비치는 아침으로 만든다. 지금 세계엔 우리의 별것 아니지만 도움 되는 행위가 필요하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빛명상
마음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나는 대저 신문의 사회면이나 시사 월간지의 사회면을 보면 통탄을 금치 못한다. 도대체 인간은 불변한데 사회의 흐름은 왜 이리도 변화무쌍한 것인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천년이라는 세월을 두고 인간이 변한 것이란 고작 생활 습관이나 먹거리, 거기에 임성까지 의 · 식 · 주의 변화 외에 무엇이 있는가? 그것도 문명의 발달로 인한 변화로. 인간 자체만을 두고 본다면 크게 변화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때에도 인간의 눈은 두 개요, 코는 하나, 팔다리도 각각 두 개로 변한 것이 없다.
그런데 사회의 변화는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니, 그 안에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우리의 어린 청소년들에게는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나는 특히 한동안 신문의 사회면이나 방송의 사회 토론장에서 펼쳐지는 ‘왕따’ 문제나 ‘원조교제’ 같은 쟁접들을 보면 가슴 저 밑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누를 수가 없었다.
도대체 우리의 훗날을 도모할 청소년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기성세대들은 무엇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 그 어린 새싹과도 같은 마음에 그토록 엄청난 상ㅊ어를 가져다 준 것은 모두 우리 기성세대들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물질 만능의 사회에서 모든 것이 돈으로 해결되는 세상을 만든 것도 기성세대요. 지나친 능력 위주의 사회에서 처지고 못한 사람들을 배제하며 이 사회의 엄연한 일꾼으로서의 자리를 박탈한 것도 기성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의 흐름 속에서 청소년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것 또한 물질 만능과 따돌림뿐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청소년들에게 직면했을 때 오는 반대급부에 있다. 아직 미성숙한 사고를 하는 그들은 값비싸고 유명 메이커의 옷을 입기 위해 자신의 귀한 성을 팔아 물질을 획득하거나 자신의 부류와는 뭔가 다르다는 이유로 무조건 친구를 비방하고 따돌리는 엄청난 결과로 치닫기 때문이다.
내가 지민이를 알게 된 것은 한 2년 전의 일이다. 지민이가 나를 찾아왔을 때의 나이는 열 여덟. 그야말로 세상의 모든 가능성을 지닌 천상의 나이였다. 그러나 나를 찾은 지민이는 이미 세파에 찌들대로 찌든 얼굴로 모든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은 물론 부모조차도 믿지 못하는 닫힌 마음이었다.
“내가 왜 아저씨한테 내 얘기를 해야 하지요? 도대체 엄마는 왜 나를 아저씨한테 데리고 온 거예요? 나는 아무 데도 아프지 않단 말이에요.”
사무실에 들어서자 지민이가 나와 엄마를 향해 내뱉은 첫 마디였다. 지민이의 눈동자는 불안과 공포에 떨리듯 불안정했고, 머리는 울긋불긋 염색의 흔적이 역력했으며, 긴 팔 셔츠를 입었지만 그 밑으로 보이는 손목에는 담뱃불로 지진 듯한 흔적이 보였다.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으면 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이왕 여기 왔으니 조금 앉아 있다가 가거라.”
내 말에 놀란 것은 지민이 어머니였다.
“선생님…….”
“어머니께서 먼저 마음을 안정하셔야 따님도 안정을 하게 됩니다. 뭔가 문제가 있지 않다면 저를 찾으실 이유도 없었겠지요. 하지만 그 장본인이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있는 한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러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저 조금만 거기 앉아 계시다가 따님을 데리고 돌아가세요…….”
어안이 벙벙한 그들 모녀는 그렇게 나와의 첫 대면을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다가 돌아갔다.
나는 그들 모녀가 앉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초광력으로 마음의 탁기를 몰아내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쉽게 안정을 찾은 지민이 어머니와는 달리 지민이는 쉽게 마음의 탁기를 몰아내지 않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뭔가 마음의 변화를 감지하고 더욱 굳게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도 앉아 있다가 가면 되는 거죠?”
다음 날, 다시 나를 찾은 지민이는 털썩 소파에 주저앉으며 불량기 서린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딸의 무례함에 당황한 지민이 어머니가 딸을 제지하려고 했지만 나는 오히려 지민이 어머니를 저지했다.
“그래, 조금만 앉아 있다가 돌아가거라. 그런데 오늘은 지민이가 더 예뻐 보이는구나.”
“저야 원래 예뻤어요.”
“그래, 어제도 네가 여기 들어설 때 참 예쁜 아이로구나 생각했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 예쁘구나.”
“아저씨, 저보구 지금 아이라고 하셨어요? 내 참! 아저씨가 저를 모르고 하는 말인데, 나 이래뵈도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어엿한 성인이라구요. 물론 호적상으로는 성인이 아니지만…….”
“그렇구나……. 그럼 이제부터 나도 너를 성인으로 대접해야겠구나. 그럼 이제부터 말을 높여 주마.”
“마음대로 하세요. 그런 건 상관없으니까…….”
그렇게 그들 모녀는 일주일 정도 나를 찾았고, 지민이는 여전히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처음 나를 찾았을 때와는 달리 점점 불량했던 태도들이 수그러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만일 지민이의 몸에 있는 탁기가 그야말로 귀신의 장난이라면 오히려 쉬운 문제였다. 그러나 지민이는 뭔가에 아주 깊은 상처를 받았고, 그것이 인간이라는 것 외엔 알 수가 없었다. 그런 상처는 지민이 앞에 앉은 나라는 인간까지도 가해자로 보이기 때문에 쉽게 마음의 문을 열기가 어려운 일이었다.
“아니. 오늘은 왜 혼자 왔어요? 어머니는 어쩌고…….”
한 열흘쯤 되었을 때 지민이는 많이 맑아진 모습으로 혼자 나를 찾아왔다.
“그냥 오늘은 혼자 가겠다고 했어요. 왜 안 되나요?”
“물론 괜찮아요. 그럼 앉아 있어요. 나는 하던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하니까…….”
나는 문득 지민이와 나와의 관게에 청신호가 비추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지민이는 이제 가해자의 명단에서 나를 제외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섣불리 행동하면 다시 더 굳게 마음의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전의 상황과 같이 지민이의 내심에는 관심이 없는 듯 딴청을 부렸다.
내가 서류들을 만지작거리고 이것저것 뒤적이는 동안 지민이는 뭔가 나를 향해 말하고 싶은 얼굴로 흘끔거렸다. 하지만 지민이가 스스로 입을 열기 전에 내가 먼저 묻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저, 그만 돌아가겠습니다. 내일 다시 올게요…….”
“그러세요. 잘 가요!”
지민이는 쉽게 입을 열지 못한 채 또 며칠이 동안 혼자서 나를 찾아와 그렇게 앉아 있다가 돌아가곤 했다. 나는 딴청을 하면서 내내 지민이 마음의 빗장이 풀릴 수 있도록 초광력을 펼쳤다.
“저 요즘 매일 울어요.”
얼마가 지난 뒤, 지민이가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왜요? 뭐 슬픈일이 있나요?”
“그건 제 자신이 너무 슬프기 때문이에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이젠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멀리 와 버렸다는 것이 너무 슬퍼서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군요. 나도 가끔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면서 후회의 눈물을 흘리곤 하지요. 하지만 언제나 그 눈물 뒤에는 이제 어떻게 하면 되는가에 대한 답이 숨겨져 있더군요,. 그래서 나는 내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 소리대로 행하고 실천 하려고 애쓰지요. 하지만 얼마큼의 시간이 지나면 또 후회의 눔물을 흘리고 마음의 목소리는 끊임없이 이렇게 살아라 하고 나를 깨우치곤 하거든요. 그것은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다 마찬가지일 거예요. 다만 마음에서 울려 나오는 목소리를 관심 있게 듣지 않는 차이라고나 할까?”
지민이는 맑은 눈동자를 굴리며 나의 얘기를 듣다가 한숨만 푹푹 내쉬고는 쉽게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내 마음의 목소리가 뭐라고 해도 다시 돌아갈 수 없어요. 예전의 내 모습으로…….”
어렵게 말문을 연 지민이의 상처는 생각보다 심각해 보였다.
지민이는 평범한 집안의 둘째로, 성적도 우수하고 성격도 밝아 선생님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그런 지민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 중학생일 때까지만 해도 언제나 자신의 주위에 포진해 있던 친구들이 하나 둘 지민이의 곁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게다가 자기를 비난하는 친구들의 목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었던 지민이는 그중 한 친구를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묻기도 했다.
“이유? 그건 간단해. 너는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야. 너는 공부도 잘 하지. 우리는 그렇지 못해. 너는 선생님들이 귀여워하지. 우리는 그들에게 천대를 받지. 다시 말해서 부류가 다르다는 것야. 그러니 너와 친구를 할 수 없을밖에…….”
“그건 이유가 안돼. 중학교 때에도 우리는 친구였어. 그런데 왜 고등학교 때에는 그런 이유로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것니? 더구나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것으로 친구가 되고 안 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그리고 선생님에게 천대를 받는다니?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얘가 모르는 소리 하고 있어. 그럼 너 야자 땡땡이 치고 우리랑 놀러 나갈 자신 있어? 못하지? 그것 봐. 그것부터가 너와 우리는 다르다는 증거가 아니겠니? 너 같은 요조숙녀가 어떻게 우리 같은 불량소녀 흉내를 내겠니?”
지민이는 날로 심각해지는 친구들의 따돌림에 고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몇몇이 시작했던 따돌림이 어처구니 없는 헛소문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지민이의 주위에는 거의 단 한 명의 친구도 얼씬거리지 않도록 만들었다. 그렇다고 그런 일들을 선생님께 말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지민이는 아예 전교생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할 것은 뻔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지민이는 점심도 혼자 먹어야 했고, 등굣길이나 하교길에 함께 하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뭔가 놓친 것이 있어 전화로 물어볼 친구조차 없는 상태에서 지민이는 깊은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지민이는 점점 우울해지고 어두워져 갔다. 전교에서 수위를 다투던 성적도 점 점 떨어지고 선생님들은 그런 지민이를 더욱 종용하며 야단치기에 이르렀다. 지민이의 성적 때문에 놀라다 못해 분노했던 것은 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민이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야아, 너 여기 웬일이니? 범생이도 이런 곳을 다 오나? 얘들아, 오늘 해 어느 쪽에서 떴니?”
지민이는 갈팡질팡하다가 친구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던 한 카페에 들어가 맥주를 마시고 싶었다. ㅂ물론 어떻게 할 작정도 없었고 술이 마시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다만 너무 힘들고 외로운 학교 생활이 버겁게 느껴질 뿐이었다. 그러나 집과 학교밖에는 모르던 지민이로서는 친구들 입에 회자되던 카페 외에 딱히 갈 곳이 없었던 것이다.
“야, 지민아. 너 왜 그러니? 집안에 무슨 일이라도 있어?”
중학교 때 단짝이나 다름없던 친구 하나가 그래도 걱정스럽게 지민이에게 물어왔다.
“아니, 나한테 문제가 있어. 나도 니들 노는데 끼워 주라.”
지민이의 말에 조금 놀란 반응을 보이던 친구들은 놀려 줄 겸 해서 지민이를 합석시켰다. 그러나 그 시간 이후 지민이는 헤어나기 어려운 수렁으로 빠져들고 말았던 것이다.
“너 도대체 뭐가 불만이야? 왜 성적은 떨어지고 학교에서 끝나면 곧장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거야? 뭐하고 다니니? 너 혹시 이상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거 아니야, 엉?”
지민이의 갑작스런 변화에 선생님도 부모님도 무조건 사춘기의 방황쯤으로 여기고 그저 친구들돠 격리시키려고 애쓸 뿐, 어느 누구도 지민이의 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결국 자꾸만 코너롤 몰리던 지민이는 가출을 했고, 그러면서 지민이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가출을 해서 자취를 하고 있던 친구 집에 머물던 지민이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드디어 원조교제를 하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야, 좋아하는 남자 없어? 하긴 너 같은 범생이가 무슨 남자를 좋아했겠어……. 이 일을 하기 전에 그냔 팍 그 남자한테 처음으로 네 몸을 맡겼어야 하는 건데……. 누군지 그 꼰대 복 터졌다. 얼굴이 나 잘 봐둬라. 너의 처녀를 가진 남자니까…….”
도저히 맨 정신으로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지민이는 친구들이 권하는 대로 본드를 흡입했다.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이 몰려왔지만 조금 지나자 오히려 모든 일에 용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민이의 처녀를 가진 남자는 아버지 또래의 중년으로, 용기를 냈지만 공포에 떨고 있는 지민이의 몸을 구석구석 만신창이로 만들어 버렸다.
그렇게 급변한 생활에 익숙해 지면서 지민이는 두어 차례 낙태 수술도 받았고, 거리를 배회하는 또래 남자 친구도 생겼다. 이미 몸은 술과 담배로 찌들었고 세상은 모두 지민이를 등지고 돌아앉아 있었다.
그렇게 몇 개월이 흐른 뒤, 사방으로 수소문을 하던 지민이 부모가 지민이를 찾았다. 몇 개월 만에 만난 부모와 지민이는 모두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온 지민이는 한동안 마치 정신 분열증을 일으키듯 발작하며 괴로워했다. 지민이 부모는 그런 그녀를 신경정신과에 데리고 다니기도 하고 지극한 사랑으로 고쳐 보려고 애썼지만, 이미 상처에 찌들 대로 찌든 지민이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지민아, 오늘은 집에 돌아가 네 마음의 목소리가 무엇을 말하는지 잘 듣고 내일 다시 얘기하자. 꼭 그 소리를 나한테 말해 주어야 해. 약속하지?”
다음 날, 지민이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음의 목소리가 원하는 것들을 적어 왔다.
“내 마음의 목소리는 게속 내가 할 수 없는 것들만 하고 싶어해요. 나는 다시 학교에 갈 수 없고, 대학에 갈 수도 없으며 예전의 지민이가 될 수 없어요. 그런데 자꾸만 예전의 지민이로 돌아가라고 하는 거예요. 선생님께서도 저를 도와주실 수 없겠죠?”
지민이는 다시 예전의 지민이로, 희망과 밝은 미래가 있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나는 지민이를 도울 수 없겠지만, 지민이 네가 스스로를 도울 수는 있어. 네가 진정으로 대학에 가기를 원한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 않을까? 게다가 예전의 지민이로 돌아가는 일은 더욱 그래. 네가 이전에 있었던 일들을 발판으로 삼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산다면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 나는 그저 네가 그렇게 네 마음의 목소리가 원하는 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우주의 마음에 간절히 기도하는 수밖에 없어. 잊지마. 네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대로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전부 지민이 네 몫이라는 것을 말야. 도움이 필요하거나 네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을 때, 언제든지 날 찾아와, 언제든 환영이야. 이제부터 지민이 너와 나는 친구니까…….”
지민이는 그렇게 돌아가서 한동안 나를 찾지 않았다. 무얼 하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나는 전화를 거는 대신 지민이의 재활을 위해 우주의 마음에 간절히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수개월이 지난 어느 날, 지민이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으며 나를 찾아왔다.
“선생님, 저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어요. 그 동안 선생님께 가장 먼저 알리려고 했지만 제가 뭔가를 이룬 뒤에 알리려고 참고 있었어요. 궁금하셨죠?”
“그래, 궁금했지만 난 지민이를 믿었기 때문에 기다릴 수 있었어.”
그 후 지민이는 대학에 입학했다. 당연한 결과지만 나는 내 자식이 대학에 입학했을 때보다 훨씬 기뻐하며 우주의 마음에 감사 기도를 드렸다.
이제 지민이는 원래의 지민이로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자기 자신 속에 있는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 그것이 원하는 대로 최선을 다해 스스로를 도운 결과였던 것이다. 그렇게 대견스런 지민이에게 기성세대로서 마음속 깊이 미안함과 최책감을 가지고 있는 내 마음을 지민이는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다.
출처 : 행복을 찾는 사람들에게
2000.07.07. 초판 P. 119~129
첫댓글 지민이의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하고 빗나간 지난일들에서 벗어나 원래의 밝고 희망찬 모습으로 되돌려주신 우주마음과 학회장님의 배려에 감사의 마음 올립니다.
마음의 소리를 들어라. 감사합니다.
빛VIIT으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 지민이, 빛VIIT을 만난 지민이는 행복이지만, 그렇지 못하는 제2 제3의 지민이가 지금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니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 세계엔 우리의 별것 아니지만 도움 되는 행위가 필요하다...이 글귀도 마음을 울립니다. 감사합니다.
내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귀한 메시지 감사합니다 .
마음 아픈 일들이 잘 치유가 되어 잘 살아가고 있겠지요. ~ 우주마음빛께 학회장님께 감사와 공경의 마음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노력
지금의 제마음에 깊이 새겨집니다.
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진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우주마음과 학회장님께 감사와공경의 마음을 올립니다.
아푸상처를 보듬어 주신
우주빛마음님 감사합니다.
밝은 길로 안내해주신 학회장님
감사합니다.
경청과 환대
빛명상과 함께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한 한주되겠습니다
<마음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지민이를 밝은 삶으로 다시 돌아오게 해주신 우주마음과 학회장님께
무한한 감사와 공경의 마음 가득 올립니다~
감사 합니다.
경청과 작은 환대가 한 사람의 마음에 환한 햇살을 비추어 줄 수 있음을 마음에 담습니다.
학회장님과 빛을 만난 지민이가 예전의 다시 맑고 착한 아이로 돌아와 정말 기쁘네요.
마음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마음이 원하는 대로 최선을 다해 스스로를 도운 지민이의
이야기를 마음에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자신 속에 있는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야함을
담았습니다. 우주마음님
학회장님께 감사와 공경의
마음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지민이의 마음을 보듬어주시고,
정화해주신 우주마음과 학회장님께 감사와 공경의 마음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본래의 지민이로. 돌아가서 다행입니다. 우주마음과 학회장님께 깊은 감사와 공경의 마음 전합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빛을만나 한사람의 운명이 바뀌었네요
빛책속의 귀한글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잠시 귀 기울여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마음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빛의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 의 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마음 깊은 곳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봐야 할 것 같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