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0편입니다T-T 자축 겸 위로(토닥토닥;)
앞으로 몇 편까지 연재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많이 갈 생각은 없답니다.T_T**
그래야 다양한 소재로 독자분들을 찾아뵐 수 있으니까요.(뭉기적;ㅇ;)
여튼간에, 오늘도 여전히 춥습니다. 어째 저는 맨날 추위만 타는 것 같습니다. 으엉.
항상 행복한 하루되시는 거 잊지 말구요! 코멘트는 필수-♡
랑싸랑싸하시는 거 알죠~~~~~~~~~??????
그래도 난 독자님을 싸랑해~~~(☜나름대로 웃찾사의 광수버전이였음T_T 돌은 내려놓으심이;)
P.S 오타가 나면 꼭 지적해주시는 센스 잊지 마세요^_^
*
-49
딸랑 거리는 소리와 함께 ‘초이스’에 문이 열렸다.
단정하지만 뭔가 자유로워 보이는 머리스타일에 호감형 얼굴을 가진 남자.
훤칠하면서도 듬직한 몸매에 잘 빠진 스타일의 남자.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어디론가 걸어가는 남자.
그의 이름도 자랑스러운 한태서의 매니저 유 현.
"민소애씨?"
"어? 태서씨 매니저분 아니세요?"
소애를 찾았는지 그녀의 앞 자리에 앉자 소애는 살짝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 자리는 현, 그가 아닌, 태서를 위해 마련된 자리였기 때문이다.
"정식으로 소개하죠. 제 이름은 유 현입니다."
".....왜, 유현씨가 여기 있는 거죠?"
.
.
바로 1시간 전.
자신의 머리를 만지던 태서가 멋져! 라는 말과 함께 고급 향수를 몸에 뿌려주었다.
그리고서는 자신을 전신 거울 앞에 세우며
"형, 스타일 엄청 좋은데? 민소애라도 뻑 하고 넘어오겠어!!!"
"뭐?! 무슨 말이야!!!!!"
"피식."
피식하고 웃던 태서가 현을 향해 엄지를 세워주었다.
충분히 당신은 멋있어. 멋있어. 라며 그를 세뇌하기 시작했고, 순진한 현이 태서의 말빨에 넘어온 것.
8시가 되기 10분 전.
태서가 직접 몰고 온 차 안에서는 두 사람의 큰소리로 시끄러웠다.
"초이스? 너랑 민소애씨 만나는데 왜 나는 데리고 왔어?"
"오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형이야."
"뭐?!!!!!!"
"형은 충분히 멋있어! 최고야 유 현!!"
"한태서!!!!"
"시간에 늦는 남자는 매력없댔어. 얼른 내려!"
"야 임마!!!!!"
"형의 매력으로 민소애를 확 녹여버리는거야. 오케이?! 알았지? 어?"
"내가 어떻게 해?"
"민소애도 형 조금 좋아하는 눈치더라고, 맨날 나랑 같이 있을 때마다 힐끔 쳐다보는 것 같았어"
"저...정말?"
"그래! 얼른 들어가! 민소애를 확 형의 여자로 만드는거야!!!!!!!! 어때 구미가 땡기지?"
태서의 유혹에 현은 침을 꼴깍하고 삼켰다.
태서에게 세뇌당한 그의 머릿속은, 민소애로 가득 찼다.
내가 뭐 꿀릴 게 뭐있어? 나 정도면 여자가 줄줄히 널렸다고!!!!!! 라는 생각으로 자신감이
무리하게 넘치고 있는 현을 구슬려 결국 초이스로 들어와 소애의 앞자리를 차지한 건 현이되고 만다.
.
.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현을 바라보자 그는 빙그레 웃었고, 소애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자신이 원하는 잘생긴 얼굴은 아니였지만 그럭저럭 봐줄만한 현의 미소에
얼굴이 붉어진 건 사실이다.
"태서를 대신해서 소애씨를 즐겁게 해드리려고 나왔죠."
"내가 원하는 건 유현씨가 아니라 한태서씨예요."
"상관없어요. 소애씨가 누굴 원하든, 내가 당신 원하니까."
현의 도발적인 말에 소애는 움찔한다. 전혀 왕자님의 이미지는 아니였다.
강하게 여자를 끌어당기는 느낌이 없는 남자였다. 생각보다는 다른 모습에 소애는 현을 바라봤다.
크진 않지만 적당한 눈에, 높지 않지만 예쁜 코에, 섹시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자리를 잡고 있는 입술.
나 평범해요 라고 써있는 듯한 전체적인 분위기에 소애는 한숨을 내뱉었다.
"이런식으로 한태서씨가 저를 물 먹이는 군요. 죄송합니다만,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어딜 가겠다는 거예요?"
"앉아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전 한태서씨를 만나러 온거지, 유현씨를 만나러 온 게 아니예요!"
"그럼 앉아있을 이유를 유현으로 바꿔줄래요?"
"뭐라구요?"
"굳이 한태서여야만 되는 건 아니잖아요? 내가 한태서보다 당신을 더욱더 즐겁게 해주면 되잖아요?"
"혼자서 즐겁게 노세요. 그럼."
소애는 몰아붙이는 현의 모습에 빠르게 초이스를 빠져나왔고, 현은 벌떡 일어나 그런 소애를 따라갔다.
태서가 자신의 머리를 꾸며부면서 몇 가지 일러준 게 있기에 그것을 시행하기 위해 빠르게 달렸다.
첫번째 작전은 ‘남성미를 풍겨라’ 였다. 어느 여자든 자신을 강하게 리드하는 남자라면 조금씩
호감이 가기 때문이다. 소애를 따라나온 현이 걸어가 그녀의 팔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아-얏!!!"
"이봐요. 민소애씨. 이건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잖아요?"
"난 유현씨한테 예의 차릴 기분 아니거든요? 놔줘요!!!!"
"싫다면?"
"뭐요?!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예요?!!!!"
"전혀 여성스럽지 않은 말투."
맘에 들지 않는 다는 듯이 잡고 있던 소애의 팔을 놓아버렸다.
갑작스럽게 자신의 손을 놓는 현에 의해 바닥으로 꼬꾸라져버리는 소애.
아픈 듯 엉덩이를 만지며 자신을 노려보는 소애의 눈빛에 약간 움찔하지만 현은 굽히지 않았다.
두번째 작전 ‘관심없는 듯 버려라.’ 사랑의 기초는 밀고당기기다. 절대로 끌려가면 안된다!!
"갑자기 손을 놓으면 어쩌자는 거예요?! 네?!"
"니가 손을 놓아주길 바라는 눈초리로 나를 바라봤잖아?"
"하? 어이없어! 왜 당신 나한테 말 놔요?"
"당신? 민소애. 니 나이보다 내 나이가 훨씬 많으니까 까불지마."
"뭐라구요?!!!!!!!!"
"땍땍거리는 여자 흥미 없다. 그럼 가던 길 가라."
현은 바닥에 꼬꾸라져 흥분을 하며 소리를 지르는 소애를 일으켜주지도 않고 무작정 반대편으로
걸어갔고, 그런 현의 모습에 화가 난 소애는 벌떡 일어나 현에게 달려가더니 소리를 질렀다.
"야-!!!!! 유 현!!!!! 누가 땍땍거린다는 거야? 말이면 단 줄 알아?!!!!!!"
어두운 탓에 소애의 얼굴이 잘 보일리 없었고, 사람도 많지 않았던 터라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걸 믿고 이렇게 소리를 지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소애의 고함소리에도 불구하고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계속 걸어가는 현의 뒷모습에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신고 있던 구두 한짝을 들어 그를 향해 던졌다.
퍽!!!!!!!! 걸어가던 현의 뒷통수에 뾰족한 무엇이 닿더니 바닥으로 떨어졌고, 떨어짐과 동시에
얄싸하게 느껴지는 고통에 인상을 찌푸리더니 뒤로 돌아, 자신의 뒷통수를 맞춘 그 것을 내려본다.
"구두‥??"
몸을 굽혀 구두를 줍더니, 씩씩거리며 한쪽 발로 자신에게 뛰어오는 소애가 보인다.
그 모습에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고통따위는 잊었는지 피식하고 웃어 버리고 만다.
꽤 재밌는 여자잖아? 라며 의외의 모습을 발견한 듯 웃어버린다.
"내 구두 내놔!!!!"
"무기아니였나? 자기가 불리해지면 던지는 무기말이야."
"너 진짜 말 다했어?!!!!!"
"얌전하고 고상한 여자인 줄 알았더니 이렇게 왈가닥에 무례없는 여자라니, 실망이야."
"뭐?!!!!! 이봐!!!"
"초등학교에 뭘 배운거야? 예의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
"유 현!!!!"
"난 니 친구가 아니거든? 오빠라고 불러봐. 오빠."
"웃기네!!!!!"
탁! 현의 손에 들려져 있는 구두를 빼앗더니, 너무나 당당하게 현의 어깨에 자신의 손을 올리며
몸을 굽혀 구두를 신었다. 그런 소애의 모습에 자꾸만 웃음이 나오는 현이였다.
"아저씨. 왜 자꾸 웃어? 기분 나쁘니까 웃지마!!!!!!!"
"아저씨...?"
"난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무조건 아저씨야. 왜 불만있어? 그럼 나보다 어리든가??"
"당돌한 아가씨네?"
"그래서 어쩌겠다고? 배째라!!!!! 이 아저씨야!!!!!!"
소애는 할말 다했다는 듯이 돌아서려는데, 우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아까 현을 향해 던졌던 구두의
굽이 뚝하고 끊어지자, 소애는 중심을 못 잡고 바닥으로 떨어지려는데
"으..으..으악!!! 아저씨!!!!!!잡아!!!! 잡아!!!!!!"
필사적으로 현에게 자신을 잡으라고 내뱉는 소애였다.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현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덕분에 또 한번 바닥과 인사를 하는 그녀였다.
"잡으라고 했잖아!!!! 뭐 이렇게 둔해?!!!! 아 진짜 으엉....아파.........으엉...."
"......."
"난 공인이야!!!!!! 으엉.... 이렇게 다치면 내 생활에 지장이 온다고!!!!!!! 으엉으엉..."
"....."
"으엉....으엉.......죽을래!!! 왜 그렇게 쳐다봐!!!!! 빨리 나 일으켜세워!!!!!!!"
"...피식. 오빠라고 불러 봐."
"뭐? 지금 장난해?! 빨리 일으켜 세우라고!!!!!!!!"
"싫으면 어쩔 수 없지.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세워달라고 해."
현이 소애를 무시하듯 걸어가려고 하자, 빽- 하고 소리를 지르는 소애.
"오빠!!!!!!! 일으켜줘 오빠!!! 나두고 어디가!!!!!!!!!!!!!!!!"
소애의 말에 피식하고 웃던 현은 그녀에게로 걸어가 무릎 한쪽을 굽혔다.
세번째 작전 ‘상냥해라.’ 상냥하게 대해주는 남자에게 여자는 백프로 넘어온다.
동정이든 연민이든 사랑이든. 자신에게 잘해주는 남자에게 호감을 갖게 되있는 건 여자의 본능이다.
조심스럽게 소애를 안아올리는 현. 그런 현에게 기대 몸을 일으키지만 이곳저곳 안쑤시는대가 없다.
울먹거리며 눈물이 왈칵 쏟아져버린 소애는 현의 가슴을 마구 친다.
"넘어지기 전에 잡아줬으면 좀 좋아?! 으엉으엉.. 아파죽겠잖아. 으엉!!!!!! 으엉!!!!!!!"
"울지마."
"웅웅......웅.....으엉으엉.......으엉!!!!!!!!!"
"울지 말라니까?"
"아파.....아저씨...나.....아파......으엉으엉....."
"알았어. 알았어 울지마."
우는 소애의 머리칼을 쓰다듬어주더니 몸을 돌려 소애를 업어버리는 현.
놀라운 현의 힘에 소애는 움찔한다.
"어디 가? 날 납치할 생각이야?!!!!!!!"
"....."
"안돼!!! 나 내일 촬영있단 말이야. 으엉 나 이래뵈도 CF계에서는 알아주는 스타라고!!!!!"
"......"
뚜벅뚜벅. 소애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던 현이 어디론가 계속 걸어간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현이 무서운 소애는 그에게서 걷어나기 위해 바둥거린다.
"놔!!!!! 정말 날 납치할 생각인거야? 야!!!!!!!!!!!!!!!!"
"....."
"이씨....나....납치해도..으엉....돈 얼마 안 나와....으엉.....나.....납치하지마."
"....."
"응? 오빠.....으엉....으어"
"푸훗."
자기가 불리해지자, 아저씨에서 오빠로 변해버린 호칭에 또 한번 풋하고 웃어버렸다.
얼마나 걸었을까? 아까 자신을 내려준 태서의 차로 걸어가더니 문을 열고 쏙 들어와버린다.
"왜, 벌써 와?"
차에 앉아서 다음 촬영에 있을 황태자 대본을 읽고 있는 태서가 몸을 돌려 현을 바라보는 순간
어이가 없다는 듯이 벙져 있는 소애와 눈이 마주친다.
"민소애?"
"뭐야!!! 한태서, 너 날 이렇게 물 맥여? 이렇게 가까이 있었으면서 아저씨를 보내?!!!! 죽을래?!"
"......??"
"으엉....으엉...............으엉."
"그만 울으라고 했지."
"힝.."
현의 말에 어느새 울던 눈물이 쏙 들어갔는지 훌쩍거리기만 하는 소애.
도대체 소애에게 어떻게 했길래, 현의 말을 또박또박 듣는 걸까? 게다가 아.저.씨?!
태서는 현재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바라봤고, 소애는 태서를 마구 째려봤다.
"내가 못 할줄 알아? 핸드폰 번호 다 폭로해버릴꺼야-!!!!!"
"뭐?!!!!!!!!!!!!!!!!"
소애의 말에 놀란 태서가 그녀를 바라봤고, 곁에 있는 현은 무관심한 얼굴로 창밖을 바라보다가
물끄러미 소애를 바라봤다.
"넘어진 곳은 안 아파? 약 사줄까?"
전혀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내뱉는 현 때문에 어이가 없는 태서였다.
현은 태서의 매니저였고, 무엇보다 태서의 일에 발 벗고 나서야 할 현은 정작 다른 말을 내뱉고 있었다.
소애는 자신을 어린아이처럼 대하는 그의 태도에 눈을 크게 떴다.
"왜? 어디 아파? 병원갈래?"
"내가 뭐 애긴 줄 알아?!!!!!!! 챙겨주는 척 하지마!!!! 넘어질 땐 잡아주지도 않았잖아!!!!!!!!"
"그거야, 니가 아저씨 아저씨 해대니까 그랬지."
"손은 왜 갑자기 놔?!!!!!!!!!!"
"말했잖아. 니가 원하는 눈초리였다고."
"아씨!!!!!!!!!!!!!!!!!!!!"
아무리해도 현에게는 안 될 것 같은 소애였다.
100번을 싸워도 100번 다 이길 현이기에 소애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소애를 지켜보던 현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다시 잡아주면 되지?"
"뭐?!!!!!!!!"
"손 놔서 화났잖아??"
"아.저.씨!!!!!!!"
"그러니까 잡아준다고. 왜 싫어? 놔?"
"!!!!!!!!"
현의 말에 소애는 반대편으로 얼굴을 돌려버렸다.
어? 이상하다. 손을 놓겠다고 말하는 현의 말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그런 소애와 현의 묘한 기류를 눈치 챈 태서는 크게 웃었다.
"푸하하하!!!!! 푸하하하!!!!!"
"왜 웃어?"
"아니 그냥. 두 사람 엄-청 잘 어울려서."
"뭐?!!!!!!!"
쇄기를 박는 마지막 말에 소애는 얼굴이 시뻘개졌지만, 혹시라도 현이 자신의 손을 놓을까봐
그의 손을 꽉 잡고 있는 소애였다.
-50
미씽유의 뒷풀이 때문에 술을 왕창 마신 비연이 어지러운지 몸을 제대로 가두지 못했다.
휘청, 휘청.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비틀거리는 비연을 곁에서 챙겨주던 시후였다.
뒷풀이는 고깃집에서 열렸는데, 꽤 시끄러웠다. 많은 기자들과 팬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정신도 없었다.
그래도 서로 술도 마시고 고기도 먹여주며 우정을 과시했고, 2차로 노래방까지 갔던 그들이였다.
"비연아 괜찮아?"
"우.....우..괘..괜찮아.....요."
"전혀 괜찮지 않은 얼굴인데? 아, 이를 어쩌지? 집으로 데려다줄까?!"
"우....욱..."
속이 좋지 않은 듯 계속 이상한 소리를 내는 비연이 불안하다.
금방이라도 전봇대를 붙잡고 이물질을 쏟아내버릴 것 같은 그녀였다.
택시를 잡기 위해, 큰 길까지 나온 두 사람. 시후는 손을 뻗어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잘 잡히지 않았다.
게다가 지나가는 사람들 하나 둘씩, 자신과 비연을 알아보는 듯 다가왔고 조급해졌다.
그런 두 사람의 앞으로 미끄러지듯이 차 한 대가 섰고, 놀란 시후가 비연의 허리를 안고
한걸음 물러섰다. 누구지? 라는 생각으로 차를 바라보는데 차 유리가 내려오며
"태워."
라는 말을 내뱉은 후, 차 유리를 닫아버리는 한 남자.
비연의 엔터테이먼트 사장이며, 하나뿐인 오빠. 은다한이였다.
시후는 뒷문을 열어 비연이를 태웠고, 다한을 바라보자 그가 입을 열었다.
"넌 정신이 말짱한 것 같으니까, 택시타고 가도록 해."
"아, 네."
"부축해준 것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하지. 문 좀 닫아주겠나?"
다한의 말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가볍게 목례를 하고 문을 닫아주었다.
문이 닫힘과 동시에 차는 출발했고 그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보던 시후였다.
차를 타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열고 비연을 부축해 들어온 다한이였다.
자신의 방 침대에 그녀를 눕히고서는 말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힘이 없는 듯 쳐져있는 그녀의 몸뚱아리에 다한은 한숨이 먼저 나왔다.
안 그래도 삐쩍 말라서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계속 말라가는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다 아프다.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셨어?"
잠들어 있는 비연에게 물으며 겉옷을 벗겨주자 비연은 중얼거렸다.
"뒷풀이했는데....막........슬펐어...."
다한의 말을 들은 건지 대답을 하는 비연의 모습에, 또 한번 한숨을 내쉬더니
침대 끄트머리에 털썩하고 앉았다.
"미씽유 촬영 끝나서 섭섭해?"
".......응. 좋은 사람들이였으니까....."
"분명, 다음 드라마도 좋은 사람들이 만들어줄꺼야."
".....그래야지........암......그래야지....."
중얼거리듯 내뱉는 비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다한이,
우는 듯 눈물이 잔뜩 고인 비연에게 물었다.
"비연아. 오빠 미워?"
".........응.........응........?"
"오빠가 한태서 녀석한테 막 뭐라고 해서, 오빠 미워?"
"...응...........미워..."
"오빠보다 한태서가 더 좋아?"
"응......"
비연의 대답에 다한은 실망한 듯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지만
눈도 뜨지 않은 채 중얼거리는 그녀의 말이 술주정이겠지 라고 생각하고 방을 나가려는데,
"오빠가 태서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음..."
"....."
"오빠랑 태서...둘 중에 누구 선택할꺼냐고 물으면............난......당연히..........은다한이야."
"!!!!!"
"....태서보다......오빠가.....더.....소중하니까...."
"거짓말쟁이. 나보다 한태서가 더 좋다며?"
"오빠가 더 소중해........음....."
비연의 말에 위로가 되었는지 피식하고 웃던 다한이였다.
다한이 방의 불을 꺼주며,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 내일 아침에 하린이 부를테니까."
".....오빠....."
"왜? 목말라? 물이라도 가져다줄까?"
".....태서...좋은 애야.....오빠가....허락해줬음 좋겠어....."
"...."
"오빠가 소중한만큼......태서도 내게 소중해....."
"......"
"..하지만 오빠가 죽어도 태서 싫다면, 나도........태서 싫어...."
"....."
"......분명 오빠는....내가 행복하길 바라는 사람이니까....오빠가 빌어주는 행복이니까...."
"......"
"난 태서......버릴 수 있어....."
비연의 말에 다한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다.
그를 버릴 수 있다고 말하는 비연의 목소리가 아프게 떨렸기 때문이다.
"...하지만........둘 다 내게 너무 소중해서 잃으면 후회할 것 같아......"
"......"
".....오빠가......허락해줘...............태서......좋은.........녀석이야."
"쉬어."
더 이상 듣기 싫다는 듯이 몸을 돌리려는데, 또 한번 들려오는 비연의 중얼거림에
움직일 수가 없다.
".......오빠.....나.......태서...사랑해..........정말.....너무....많이...."
"!!!!!!"
"..오빠도.......사랑해..........알지....?"
"그래."
"잘자.....오빠."
비연의 마지막 중얼거림을 끝마치고는 더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아마 깊은 잠에 빠진 듯 싶었다. 다한은 비연의 겉옷을 들고 문을 조심스럽게 닫고서 거실로 나왔다.
겉옷을 쇼파 위에 던져놓고 자신 역시 그 위로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느낌이다.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길 거리에 서 있는 비연을 보고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혹시라도 팬들이 그녀를 알아보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그 것을 걱정해 빠르게 그녀를 실고 왔던 다한이였다.
"휴.."
비연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니, 왠지 가슴이 울렁거리듯 요동을 치더니 이내 아파왔다.
진심으로 한태서를 사랑하고 있는 것 같은 비연의 마음이 자신에게 전해졌다.
한숨을 쉬며 생각에 빠져있는데 비연의 겉옷에서 얕은 진동소리가 느껴졌고, 내남자라는 이름과 함께
전화가 울리기 시작한다.
"...."
수신명을 바라보고 있던 다한은 조심스럽게 슬라이드를 올렸고, 올리자마자
태서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사랑 은비연이!!!! 자고 있을 줄 알았더니, 전화 받네?]
"......"
[어라? 왜 대답 안해?! 풋. 뻔하다 은비연. 자고 있는데 전화벨 소리 나서 슬라이드 올려놓은 채로
또 잠든거지? 하여튼 애기같다니까!!!!!]
"......"
[오늘 무슨 일 있었는 줄 알아? 너한테 이쁨 받을 짓 잔뜩 해놨으니까 잠 깨면 말해줘야 겠다!]
"......"
[목소리 듣고 싶었는데. 우리 잠꾸러기 공주님때문에 참아야겠네?]
비연이 전화를 받고 있는 줄 알고 중얼거리는 태서의 말을 듣고 있는
다한의 얼굴엔 표정이 없다.
[빨리 너 웃는 모습 보고 싶다. 너 웃게 만들어 주려고 얼마나 많이 고민하는 줄 모르지? 하긴 알리없지
바보. 우리 비연이. 뭐 그게 매력이긴 하지만.]
"......"
[잘자. 좋은 꿈 꾸고....]
"...."
[항상 곁에서 웃게 해주겠다고 약속할게. 너 아프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게. 변하지 않을게. 사랑해.]
태서의 중얼거림은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끊어졌고, 뚜-뚜 거리며 끊어진 전화의 슬라이드를
내리지 못하는 다한은 눈을 감아버렸다.
.
.
.
: 드라마 ‘미씽유’ 막을 내리다.
첫 촬영부터 엄청난 스타 캐스팅에 관심을 모았던 드라마 미씽유는, 예상했던 것과 같이
많은 인기를 끌어모으며, 처음과 끝을 한결같은 모습으로 완벽하게 그려냈다.
시청률 1위를 한번도 빼앗긴 적이 없는 드라마 ‘미씽유’의 번외촬영이 끝남과 동시에 오늘 방영되는
마지막회에 사람들은 아쉬워하는 탄성을 내뱉었다.
촬영을 마치고 뒷풀이를 하는 스탭들마저 아쉬움을 내뱉으며, 우정을 과시했다.
서로 아껴주고 챙겨주는 모습이 좋아, 많은 사람들의 박수까지 이끌어냈다.
같은 시간에 방영되는 ‘미씽유’와 타방송 ‘황태자’의 시청률 싸움도 오늘로써 막을 내린다.
최고의 시청률, 최고의 스탭, 최고의 연기자들이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잊지 못할 최고의 드라마 ‘미씽유’ 앞으로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자리잡을 것이다.
"제게 있어 미씽유라는 드라마는 정말 부모님과 같은 느낌을 안겨주었어요.
포근하고, 따스해서 끝이 없기를 바랬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뭐든 순리대로 시작이 있으면 끝이있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이 이렇게 미씽유와 끝을 맞이하게 되네요.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이 있더라도 전 절대로 미씽유를 잊지 않을거예요.
미씽유를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정말 감사드리구요. 더 더욱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게요.
건강하세요"
-연기자 은비연.
"이 드라마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잘 짜여진 구성이 제일이였겠지만 은비연씨의
덕이 가장 크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좋은 파트너였고, 좋은 연기자였기에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고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저에게도 최고의 드라마가 되었던 것 같네요.
많은 걸 얻고 많은 걸 배우고 갑니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기대해주시구요. 여러분 사랑해요"
-연기자 류시후
.
.
.
다음 날.
오늘 날짜로 발행된 신문을 읽던 그가 빙그레하고 웃었다.
"이제 정말 끝이네."
은비연과 유일하게 만날 수 있었던 우리들의 시간은 끝이 났다.
한숨을 깊게 내쉬던 시후는, 왠지 모르게 가슴 한켠이 아려옴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만 더 사랑이라는 감정의 은비연을 빠르게 발견했다면, 이런 아쉬움이 남을 리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놓아주지 않는 그녀의 미소에 질끈하고 눈을 감았다.
잊을 수 있어. 잊을 수 있어. 정말 내 것이 될 수 없으면 잊어줘야 돼.
눈을 감고 자신을 타이르는데, 문득 제주도에서의 여러 장면들이 지나간다.
자신을 위해 울어주던 여자. 자신의 손길을 극도로 거부하던 여자. 한태서라면 사죽을 못쓰는 여자.
그 여자에게 나는 한태서를 떼어놓기 위해 별의 별 말을 다 내뱉었지만
결국 한태서에겐 이겨낼 수 없었다. 한태서를 바닥으로 밀어내버리겠다는 말 조차도,
나 혼자만의 생각이였던 듯 실행되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충분히 실행가능한 일이였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로 인해 아파할 그녀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
행복한 얼굴만 보여줘.
행복한 미소만 띄어줘.
이젠 굳이 내가 아니여도 좋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어쩌면 철이 들었다고나 할까? 피식, 사랑에 대해서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너의 손을 잡고 바다로 향하는 그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다시는 흐르지 않아도 좋다고, 제발 그렇게만 해달라고 빌었는지도 몰라.
하지만 그렇게 되면 넌 너무 많이 아프겠지? 나야 짝사랑에 불과하지만 너에겐 소중한 그가 있잖아.
"휴.."
끝까지 내가 될 수 없게 만드는 너의 미소에 난 백기를 들었어.
한번도 내겐 웃어주지 않았던 그 미소에 질투가 나고 속상하기까지 했어.
그런데 분명 한태서라면, 한태서 앞이라면 내게 보여주지 않았던
그 미소를 달고 살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 한태서 그녀석은 참 복이 많은 놈이야?
난 운이 조금 나빴을 뿐이야. 더 좋은 여자를 만날 수는 없을 지 몰라도,
날 많이 사랑해주는 여자는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
.............
.......
그런데 자꾸만 미련이 생기는 건 왜일까?
한번만 볼 수 있었음 좋겠어. 한번만 만질 수 있었음 좋겠어. 한번만 그 미소를 내게 지어줬음 좋겠어
........
..........
난 한태서가 아니기에 불가능하겠지?.....
아파. 마음이 아파.......
.........아파.......아파...................아.......파.......
은비연때문에................아니,
한태서를 사랑하는 은비연의 마음때문에......
.........
..........
은비연의 마음을 가질 수 없는 내 가슴이 아파.
......
........
난 정말 무능력한 사람이야.....
............
질끈, 감은 눈을 뜰 수 조차 없을 만큼 빛이 두려워진 시후였다.
자신의 곁에 있는 모든 빛들은, 마치 은비연 같아서...
항상 빛이 나던 은비연이 내 앞에 있는 것 같아서 눈을 뜰 수가 없다.
감은 눈 사이로 흘러내리는 한 줄기의 눈물,
두 줄기, 세 줄기...............
그렇게 은비연을 흘려보낸다.
...........
..............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사랑에 미치다● 49-50
다음검색
첫댓글 결국엔 시후가 비연이를 포기하는 건가요 ㅜㅜ 그리고 현이랑 소애랑 잘 됫으면 좋겠어요 ㅋㅋ 그럼 다음편 기다리고 있을께요 ㅋㅋ
★항상꼬릿말감사합니다^^~
ㅜㅜ 나중엔 다한이가 태서를 인정할 것 같아요.. 왠지 그런 맘이 드네요ㅋㅋ
★끝까지지켜봐주세요.어떻게될지는잘모르게써요ㅜㅎㅎ
시후쫌불쌍하네요ㅎㅎ 그렇지만 태서랑 비연이 얼른 잘되길바래요ㅎㅎㅎ 50편연재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T-T 유일하게축하해주시는군요. 헤헤^_^**
시후도 멋잇어요ㅠ 좋아하는사람을 위해 떠나는게 멋잇어요ㅠㅠㅠㅠ
★모두모두사랑해주세요*.* 제소설에나오는남자들은모두제스타일이랍니다T-T흑
꺅 ㅜㅜ 시후도 불쌍한 ㅜ 흑흑....... 아 50편 축하해용 +..+ 히히히 벌써 50편이군욤~~~ㅎㅎ 아쉬워요
★시후에게도예쁜사랑이찾아올꺼예요^^ 50편축하축하/ㅅ/ 뭐가아쉬우세요ㅜㅜ?
너무 재밌어요 ! 윽. 시후좀 불쌍해염. ㅜㅜ 아 . ! 그리고 진서방님 50편 축하축하 ! 으히히 ! 화이팅이요 !
★50편축하축하/ㅅ/ 쫑쫑님도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