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 정철(松江 鄭徹)과 서애 유성룡(西崖 柳成龍)이 교외로 나가다가 백사 이항복(白沙 李恒福)을 비롯한 심일송(沈一松), 월사(月沙) 등과 자리를 함께하게 되었다. 술이 거나해지자 소리에 대한 풍류를 논하게 되었다. 먼저 송강이 「맑은 밤, 밝은 달에 누각 위로 구름 지나가는 소리가 어이 좋지 않겠는가」하고 말했다. 이에 심일송은 「만산은 홍엽인데 바람 앞에 원숭이 우는 소리가 절호(絶好)지」하고 거들었다. 그러자 서애가 「새벽 창가에서 졸음이 밀려오는데 술독에 술 거르는 소리야말로 절묘하지」하고 나섰다. 다시 월사가 「산간 초당(草堂)에서 재자(才者·재주가 있는 젊은이)가 시를 읊는 소리가 역시 가경이야」하고 소릴 높였다. 이때 백사가 웃으면서 「그 소리들이 모두 좋기는 하네만 역시 장부에게 절정의 소리는 화촛동방(花燭洞房) 좋은 밤에 가인(佳人)이 치마끈을 푸는 소리가 아니겠소!」하고 모두를 돌아 보자 일시에 호쾌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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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무것도 모르던 때에 저는 정철을 존경했습니다. 그러나
나이 들어 분별력이 생기고 보니 정철이야 말로 양반으로 태어나
저렇게 시를 지으며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 가난한 민초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앗다는 사실이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