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줄곧 인천에 살아온 저는 어쩔수없는 인천야구의 골수팬입니다.
타 지역에 가면 무시당하는 태평양돌핀스의 어린이회원이었지만 그 자부심만큼은 최고였습니다.
그 후에 현대유니콘스로 유니폼을 바꾸긴 했지만 특유의 꼴등이미지는 벗지 못했죠.
그 당시만 해도 프로야구구단의 어린이회원들이 참 많았는데요,
제가 사는 인천지역은 특히나 타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기에 보통 아비들의 의사에 따라 어린이회원을 들곤 했죠.
저희 아버지의 경우엔 부산출신인데 역시 롯데골수팬이지만 저에게 만큼은 롯데정신을 강요하지 않았고, 인천사람은 인천팀을 좋아해야해야되 라는 마음으로 매년 태평양-현대 어린이회원으로 가입시켜 주셨습니다.
특히 인천지역은 전라도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이 많았는데 그러한 이유때문인지 해태와 쌍방울어린이 회원들이 꽤 많았고 나머지는 LG 그리고 현대였던것 같습니다.
쌍방울의 경우엔 우리들과 함께 가는 불쌍한 형제였지만 당시 최고의 성적과 인기를 구가하던 해태와 LG의 어린이회원들의 자부심은 저희와 같은 태평양-현대의 어린이회원에게는 심한 열등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죠.
게다가 좋지못한 팀성적과 재정능력까지 더해졌으니 그러한 감정은 정말 폭발 일보직전이었죠.
야구시즌이 시작되면 저희동네어린이들은 저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잠바나 유니폼, 그리고 모자들을 쓰고 다녔는데, 태평양과 쌍방울의 옷들은 유독 촌스럽던게 기억이 나네요. LG같은 경우엔 미국의 양키즈와 비슷한 스타일인데다 그 자체로도 꽤나 스타일이 나는 유니폼이었고 해태는 입기만해도 뿜어져나오는 무언가가 있었죠.
태평양의 어린이회원복은 해태나 LG어린이 회원들에게 놀림을 받기 실상이었습니다. 제가 사는곳이 인천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동네야구할때도 아이들은 자신들이 한 선수에 빙의해 즐기는데요, 저같은 경우엔 김경기,정명원이었습니다. 사실 박정현선수를 참 많이 좋아했었지만 그 특유의 땅바닥을 스치는 언더스로를 따라하다가 어린나이에 허리를 다칠뻔한 이후로 포기하고, 큰 키에 묵직한 직구를 던지던 정명원으로 바꿨습니다. 보통 해태애들은 조계현,이대진,선동렬같은 강력한 에이스들, LG애들은 이상훈,김용수,정상흠과 같은 강한 포스를 내뿜는 선수로 빙의하였지만 그마나 우리에게 내새울수 있던건 정민태,정명원과 김경기정도 였죠.
태평양의 암흑시기를 지나고 찾아온건 96년 현대시대였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기뻤던 것은 어린이회원의 선물이 늘어났다는 것이었습니다. 모자,가방,배트,글러브,공,유니폼에 회원카드,팬북까지 파격적인 어린이회원선물을 뿌리며 우리에게 현대유니콘스 풀셋트 야구세트가 있다는 것은 또하나의 즐거움이었습니다.
더불어 간만에 4강에 들며 한화-쌍방울을 연이어 격퇴한뒤 만난 해태와의 한국시리즈는 일대 지각변동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당시 어린이들에게 프로야구단 옷과 모자를 쓰고 다닌것은 그 자체로 자랑스럼의 상징이었고 패션트랜드였습니다.
검정에 빨강섞여 있는 강렬한 잠바를 입고 다니던 해태애들과 특유의 스타일리쉬한 줄무늬유니폼을 입던 LG애들, 아름답기 그지없는 Y넥의 현대유니폼까지..
여담이지만, 초등학교시절 같은반 급우중에 현대유니콘스 코치의 딸이 있었는데 키도 키고 무섭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야구에 미친 어린꼬마들이 그 친구한테 박재홍싸인받아달라 조웅천싸인받아달라 정민태싸인받아달라 아주 부탁을 많이 했는데..
그 친구가 지금 아이돌가수로 맹활약 하고 있는것 보면 그때 싸인만 받아달라고할게 아니라 좀 친해질걸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같은 아파트 같은 동 같은 라인이라 친해질기회가 많았는데요..
첫댓글 초딩때 서울살땐 LG어린이회원 점퍼가 그렇게 간지날수가 없었다죠 ㅠㅠ 그거 입고 다니는 친구 부러워했었는데
유이..ㄷㄷㄷㄷ 저는 LG 어린이 회원 출신입니다..ㅋ
LG 1회 어린이회원이었습니다..ㅎ
어릴적부터 태평양 어린이회원이었는데 또래보다 덩치가 컸던 저는 맞는 잠바가 없었다는..... 하지만 어렸음에도 팬북은 매년 정독했던 기억이 나네요...
미괄식 글이군요.
저는 10살부터 13살까지 삼성 어린이회원이었는데요, 이거 신청해달라고 조르면 대백프라자라는 백화점까지 가셔서 2시간 넘게 기다려가지고 신청한 뒤 집에 어린이회원 용품을 떡하니 펼쳐놓으셨던 아버지가 생각나네요.
한화 회원을 초딩 때 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 그해에는 대전거주 어린이만 받았는데, 서울사는 저는 어머니 친구 남편이 한화이사이셔서 그분 빽의 혜택을 받아서 할 수 있었지요 ㅎㅎㅎ
전형적인 미괄식 글이군요;; 근데 대도시에는 야구회원 어린이들이 많았나보군요;; 저는 집이 천안이어서 그런지 어린이회원을 보기 쉽지 않았습니다..가뭄에 콩나듯 말이죠..더구나 충청도이니 빙그레 팬이었는데..그당시 꽤 비싼 돈이어서 부모님께 가입해달라고 하기 뭐하더군요;; ㅠㅠ 그래서 어린이회원 들어서 그 팀의 모자, 점퍼, 가방의 3종세트를 들고 다니는 애덜을 참 부러워했죠;; 그당시 천안에서는 한화 계열이었던 한양백화점(지금은 갤러리아로 명칭 바뀌었죠)에서 회원을 받아서 어린이회원을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태어나서부터 인천에 살고, 태평양-현대 어린이회원이었는데.. 뵈었을 수도 있겠네요 ㅎㅎ
현대로 바뀌면서 팬북 질의 차이가 ㅎㄷㄷ했던 기억이 나네요.. 문득 고릴라 아저씨, 쿠웨이트 박.. 보안 서던 그 성질 사나운 아저씨(전랜 보안도 하시더군요)..
전 삼성리틀어린이야구단 ㄷㄷㄷ OB 행사에도 찾아가서 싸인볼 받아놨다는 ...ㅋㅋㅋ
저는 저희 아버지 회사랑 경산볼파크랑 같은 진량 공단에 있어서 일부러 찾아갔던 적도 있어요ㅋ 마침 코치 중에 할아버지 제자 분도 있어서 사인볼을 선뜻 내주시고 락커도 구경시켜주더라구요
예전에 해태 코스코 슈퍼인가 있었는데, 해태 우승할때 세일...ㅋ
저는 빨간 바탕에 흰색팔을 한 오비잠바를 초등학교 내내 입었던 기억이 납니다.
전 오비베어스 회원+안양LG치타스 회원이었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