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 산책길에서 만나는 것들
하지(夏至)가 지난지도 오랜되었다, 6월도 저물고 7월이 시작되며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온 느낌이다. 열대야도 지속되며 밤잠도 설친다. 이토록 여름
은 힘드는 계절인가 보다.
요즈음은 새벽 산책길도 시원하지 않다, 무덥다. 얼마 걷지 않아 등엔 땀이 "주르르~~"
흐른다. 그래도 하지가 지나면서 부터 새벽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젊은 이들
이 많은 것을 보니 여름방학 시즌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대체로 젊은이들은 뛰기를
많이 한다. 2명 혹은 3명 정도가 그룹이 되어 런닝한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뛴다. 남자
들 보다 젊은 여성들이 많다. 다이어트 목적(?)일까??
그래도 나이 드신 분들은 대부분 걷는다. 뛰기는 어렵다, 뛰어보니 몸이 옛날 같지 않았
다. 금새 숨이차고 힘들어 계속 뛸 수가 없었다. 대신 속보로 걷는다. 아니 간헐적 속보를
한다. 요즈음 일본에서 유행(?)이라는데, 5분 속보로 걷고, 5분 천천히 걷는다. 그러면 30
분을 걸어도 1시간 걷는 효과를 볼 수 있단다. 그런 통계적 의미보다는 무엇보다 꾸준히
지속하는 끈기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걷기의 운동효과도 중요하지만 산책하며 느끼는 마음의 평화도 운동효과 못지않게 좋다
고 본다. 새벽이 열리고 만물이 생동하는 이른 아침시간, 조용하고 평화로워 좋다. 가끔
내려준 소나기는 아직도 갑천변 물 흐름소리를 우렁차게 만들었다, 물도 맑기만 하다, 옛
날 같은 황토색 흙탕 물은 이제 오래가지 않는다, 그만큼 산이 숲과 나무로 우거져 정화
를 하고 있다.
철새들, 텃새들도 이른 새벽부터 갑천을 찾는다. 먹이 활동을 하기 위함이다. 청둥오리,
왜가리, 이름모를 새들까지~~. 새벽의 천변은 생존경쟁의 터가 된다. 물고기들도 많다.
물이 맑아 조금 자세히 물속을 지켜보면 손바닥 만한 크기의 물고기들이 많이 유영하고
있다. 자유롭게 노닌다, 사람을 이제는 무서워 하지 않는다.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 쏟살같이 도망가거나 숨지 않는다. 가끔 수달이 나타나면 갑천은 아수라장
이 된다, 쫓고 쫓기는 천적처럼 요란스럽게 물살을 가르며 물고기는 달아나고, 수달은
끝까지 쫓아간다. 생존이 걸린 문제의 물속은 한없이 요동친다.
지금 갑천변은 기생초가 만발했다, 아름답다. 노랗고 붉은 반점이 있는 꽃, 잡초들도 무
성하고, 갈대 숲도 빼곡하다. 식물들도 나름대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굳건히 꽃을 피우고
있다. 어떤 기생초는 목재의자 틈으로 여린 가지를 뻗어 꽃을 피웠다. 길 모퉁이 콘크리
트 틈으로 새싹을 밀어 올려 힘 듦속에서도 꽃을 피웠다. 모두 살아가는 방식일게다.♧
첫댓글
갑천변을 산책하기에
참으로 좋은 지역이지 싶어요
갑천변이 청정수가 흐르나 봅니다
맑아요
어젠 덜 더웠지요
여름엔 땀 좀 흘려야 제철의 진맛이 아닐까요 ㅎ
하루도 더위와 잘 타협 하 십 시다
하여 겨울이 더 좋다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