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드륵-'
다음날 아침
아침 조회시간 3학년 4반은 변함없이 시끄러웠다.
"조용히해"
'시끌시끌'
유키의 말에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시끄러운 학생들
유키의 말을 무시했다고 볼수도 있지만,
어쩌면 유키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유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무시할수 밖에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거기 남정네들 조용히좀 하시지"
"야야야 어제 루인이 봤지?"
"어"
"등교거부 하고 집에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까
아르바이트 하고 있더만?"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유키의 귓가에 가장 작은 말인데도 크게 들려오는 말이 있었으니
바로 자신이 내기와 동시에 처리해야 할 '반루인'이라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 였다.
"역시 이치루 때문일까?"
"입 닥쳐!!!!!!!!!!"
조금더 루인에대한 이야기를 듣고싶어 했던 유키였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막는 설 민 때문에 더이상
루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수가 없었다.
"..."
민의 외침에 시끄러웠던 분위기는 단숨에 조용해졌다.
역시 대단한 위력이었다.
"설 민 너나 입 닥치고 앉지?"
모두의 눈이 조금씩 휘둥그레졌다.
아마도 선생의 입에서 나온 욕설때문일 것이라
남 선생이라면 이미 익숙해져서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유키같이 어딜봐도 여자고, 선생이라는 직업만 아니었다면
남학생들이 한번쯤은 대시해볼 예쁜 여자였기에 말이다.
"왜들 그렇게 놀라는건데?
입 닥치라는 말이 그렇게 놀라워?"
"선생이 그런 말 써도 되는거야?"
민이가 유키에게 물어왔고
유키는 민이를 보며 대답했다.
"애송이- 나는 뭐 고등학생 아니었는줄 아냐?
나한테도 니네 나이가 있었어..
나는 선생한테 욕설 안들었을줄 아냐?
나도 학교에서는 꽤나 문제아 였거든(씩-)"
"문제아가 선생이 됐어?"
"썩어빠진 놈들에게 자라는 새싹들을 구출해볼까 하고 말이야"
"쓸떼없는 짓이야"
"쓸떼없는지 아닌지 그딴건 스스로 결정한 내가 생각해"
그나저나 유키는 아까의 애들의 말이 신경쓰였다.
이치루 때문에 등교거부를 하고 있다는 반루인
이치루는 부,모 모두 사망하고 12살의 동생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얼마전 도둑질한 혐의로 정학중인 학생
그렇다면 이치루와 반루인은 친한 것일까?
아니 말을 바꾸자면, 설 민이 루인에 대한 발설을 막아주었으니
설 민, 이치루, 반루인 이렇게 친하다고 봐야하는걸까?
아니면 더 불어.. 설 민, 이치루, 반루인, 천시혁, 오 은 이렇게 친하다고 봐야할까?
어제 기록부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한 유키
설 민, 천시혁, 이치루, 반루인, 오 은
이 다섯명의 휴대폰 뒷 자리를 모두 똑같았다.
'010 - **** - 5079'로 말이다.
"그렇게 된거군"
어쨌든 유키는 머릿속에서 대충의 상황정리가 되었다.
5명 모두 친한가운데 유난히 친했던 반루인과 이치루
사정이 어려운 이치루를 보며 반루인은 친구로써 가만히 있을수가 없어
학교를 뒤로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이치루를 도와주고 있다.
딱 떨어지는 일이었다.
"멍청한 짓을 하고 있군"
"..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데?"
"한 강 내가 싸가지 없는 그 말 고쳐준다고 했지?"
어제는 명찰이 붙어있지 않아 이름을 몰랐던 남학생
그러나 수업이 끝나고 기록부를 보니 싸가지 없던 남학생의 이름은 한 강 이었다.
"나랑 게임해서 지면 당장 그 말투 고치기 어때?"
"뭐야 선생, 자신 없나보지?"
"뭐가?"
"내 말투 고칠 자신 없으니까 게임으로 판결하자는 거잖아"
"난 승산없는 게임따위는 하지 않아
니 말투를 고칠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3일후 쪽팔려할 널 배려해서 게임으로 끝내자는 거다"
"..게임이 뭔데?"
강의 뒤에 앉아있는 민이 물었고,
유키는 웃으면서 말했다.
"니들이 제일 자신있어할 축구 어때?"
"선생 미쳤냐?"
"방금 그 말투는 정말 맘에 안드는군?
안 미쳤는데 왜?"
"여자가 남자의 체력을 어떻게 이겨
미친거 아니야?
축구를 하면 당신이 뻔히 지는데 축구를 하자고?
차라리 피구를 하자고 하지?
그딴거라도 이길자신은 있으니까
승부가 뻔히 보이는 게임해서 당신 이겨서 당신의 월급을 다 받아가면
비겁하다는 소리가 들려올지도 모르잖아?"
"내가 3대 0으로 이긴다.
비겁하다는 소리는 못나오게 철저히 막아줄테니까 하자고
왜? 자신이 없는거야?"
일부러 강의 감정을 유발시키는 유키
그래야만 게임을 할 것 같아 유키는 일부러 강의 성질을 건들고 있었다.
지금 유키는 강을 최대한 배려하는 것이다.
3일이라는 시간에 강의 말투를 고치는 것은 쉬웠다.
자신이 주먹 한번만 들면 끝날테니까..
하지만 그 짓은 자신도 하기 싫었고 더해서 '여자에게 맞았다'라는
충격에 휩싸여 쪽팔려할 강이었기 때문에 '축구'를 선택한 것이었다.
[#7]
"심판은 내가 하지"
강의 성질 돋구기에 성공한 유키는
결국 강과 구경꾼들인 4반 학생들과 함께 운동장으로 나왔다.
"설 민 니가?"
"이래뵈도 2학년 때까지는 축구부였으니까"
"그럼 심판도 정확하게 볼 수 있겠군 좋다- 니가 해라"
"그렇게 말 안해도 할거였어"
"기분나쁜 자식"
솔직히 유키는 '축구'라는 운동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축구에 대한 관념은 월드컵과 자신의 동료인 동역과 몇 번 해본정도..
그럼에도 유키가 '축구'를 제안한 것은
학생들은 친선을 목적으로 하거나 조금의 돈내기를 걸고
장난으로 운동을 하거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지만
우리는 진심이 담겨져 있는, 이기지 않으면 위험이 닥칠만한
의미있는 축구를 했기때문에 제안한 것이었다.
아무리 반항심이 있어도 질이 나빠도
학생들은 학생들이기 때문에..
아직 사회라는 곳을 모르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적어도 이 게임을 죽을 각오로 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유키는 축구를 제안한 것이었다.
"어이 선생- 뻔한 결과니까 월급을 다 받지는 않고 반만 받을께
당신도 어쨌든 먹고는 살아야 할거아니야"
"걱정은 고마운데 됐다.
어차피.. 넌 말투를 고치게 될테니까"
"재수없어"
"지금이라도 욕 실컷하고 함부러 말하는거 실컷해라
게임이 끝난 후면 넌 '선생'이라는 호칭부터 '선생님'이라고 바꾸고
'~냐?'라는 질문에서 '~어요?'라고 바꾸게 될테니까"
민의 경기시작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경기는 시작되었다.
'내가 이 게임에서 지면 난 이 녀석들에게 절대복종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유키는 상대를 죽일것 처럼 축구에 임했다.
"내가 먼저 간다."
강이 앞에 놓여져 있는 공을 차며 자기가 넣어야 할 골대로 달려간다.
그걸 놓칠세라 유키는 빠르게 강을 쫓아서는 공을 빼앗고는
말했다.
"지금 여기서 내가 이 공을 발로차면 바로 골인이다.
그럼 넌 경기 시작만에 바로 첫번째를 내게 주는거야"
"그런 말도 안돼는 소리가 어딨어- 바보냐?"
그렇게 생각하는 강이가 당연했다.
유키가 넣어야 할 골대는 유키와는 거리가 너무도 멀었기에
하지만 유키는 '씩'웃어주더니 그 자리에서 힘껏 공을 찼다.
모두들 유키가 찬 공을 주의깊게 바라보았다.
'퍽'
'피슉'
'퍽이라는 깔끔한 소리와 함께
'피슉'이라는 지저분한 소리가 났다.
"이럴...수..가.."
유키의 바로 뒤에서 망연자실하게 공을 바라보는 강
'퍽'이라는 소리는 유키가 찬 공이 골대에 정확히 들어가는 소리였고
'피슉'이라는 소리는 유키각 찬 공이 유키의 거대한 힘과 공기의 압력에 의해서
찢어지는 소리였다.
"말..도 안돼"
"공 더 있지?"
유키가 체육부인 한 학생에게 물었고, 그 학생은 고개를 끄덕이며
체육창고쪽으로 달려간다.
"벙쪄있지 말고 일어나, 아직 전반전 제대로 시작도 안됐어"
전반전 20분, 후반전 20분 으로 나누어 할 예정이었던 경기
유키의 발설로 인해 유키가 만약 3골을 넣고 강이 한 골도 넣지 못한다면
경기는 전반과 후반 구분 없이 끝나게 된다.
"저 선생.. 파워가 엄청나"
"응?"
"방금 선생이 찬 공.. 얼마전에 교장이 사들인 새 공이야
아직 일주일도 안된 엄청 튼튼한 공이라고
거기다 비싸게 주고 사서 다른 공이랑 비교도 못할만큼 더 튼튼해"
구경하고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 한 학생이 말했고
그 학생의 말에 학생들이 모두 동요를 하며 긴장한체 유키를 쳐다보았다.
"여기 공!!"
"차!!!"
공을 꺼내러 창고에 갔던 학생이 돌아와 유키에게 공을 전해주었고
경기는 다시 시작됐다.
강의 얼굴에는 방금전 없던 '긴장'이 생겨났고 경기는 더욱 흥미로워졌다.
'좋았어, 이 상태라면 전반전 20분만에 충분히 끝내고도 남겠군'
[#8]
'삑-'
"하아..하아..하아.."
"20분도 안뛰었는데 왜 그렇게 숨을 헐떡거려?
약속대로 3대 0으로 내가 이겼으니까
오늘부터 당장 말투 고쳐라"
"씨..발..."
"남자로써 한 약속을 설마 지키지 않는건 아니겠지?"
역시나 경기는 유키의 예상대로였다.
강은 유키가 여자라고 잔뜩 무시하며 경기를 했다가 첫번째를 놓아주었고
두번째로 뛸때는 '긴장감'을 얼굴에 띄웠지만
유키의 정확한 슛(shoot)에는 당해낼수가 없었다.
"자 모두들 교실로 들어가라"
유키의 외침에 따라 학생들은 모두 교실들로 들어갔다.
설 민 혼자만 빼고
"뭐야, 넌 왜 안들어가는데"
"선생 명령은 안듣는다고 했잖아"
"명령으로 들렸냐? 솔직히 명령이고 뭐고 운동장에 볼 일 없으니까
들어가라고 한건데 그건 명령이 아니라 당연한거 아니냐?"
"당연한거라도 선생의 발설을 행동으로 옮기는건 질색이야"
"그렇군, 그럼 너 알아서 하다 와라"
"어이.. 선생"
"왜 애송이"
"애송이라고 부르지마!"
"넌 아직 클려면 멀었어. 니가 완전한 성인이 될때까지 넌 애송이야"
"..."
"나중에 니가 졸업하면 애송이 딱지 떼줄께"
유키의 말에 민이는 조금 불안정한 태도를 보이며
유키에게 물었다.
"넌 왜 뭐라고 안하는건데?"
"다음부터는 니 말투를 고쳐야 겠군..
내가 너보다 많아도 훨씬 많은데 반말이나 찍찍 까대고
뭘 뭐라고 안해?"
"니 말 안듣는데 왜 나한테 뭐라고 안하냐고"
"아씨 명령듣기 싫다며! 솔직히 명령도 아닌데! 넌 내 말을 명령처럼 생각하잖아
근데 도대체 무슨말을 하라는건데
학교 생활은 인생에 있어서 단 한번밖에 없는거야
즐거워야 되지 않겠냐?
난 어떻게 하면 니네들이 즐거울수 있을까 생각중이다."
"..."
"넌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걸 거부하고 있잖아
정확히는 내가 아니더라도 선생님이라는 존재에게는 다 듣기싫어하잖아
나는 학교에서 너를 지도하고 옳바른 길로 데려다 주는 길잡이지
이래라 저래라 너에게 명령하면서 널 큰 인물로 만들어 죽을때까지
바라보는 너의 부모님이 아니야, 그런 인물이 될 생각은 추호도 없고 말이야"
유키의 말에 민은 고개를 숙였다.
잠시동안 침묵이 유지됐다.
유키는 계속 민의 곁에만 있을수 없어서 '더이상 할 말 없지? 나 간다-'라는
말과 함께 천천히 민의 곁에서 멀어졌다.
"... 부모님이 되어줬음 바라는 아이들은.. 분명히 있어.."
유키에게는 들리지 않을정도로 작게 중얼거리는 민
그러나 유키는 민의 중얼거림을 놓치지 않고 정확히 들었다.
그리고는 그에 맞는 대답을 했다.
"방금 너의 말은.. 내가 듣지 않길 바란모양이지만
듣게됐으니 내가 말 한마디 하지
그런걸 바라는건 아직 성장이 덜 됐다는거지..
만약 내가 부모님이 되어줬으면 바라는 아이들이 있다면
난 내 의지가 싫다고 거부해도 기꺼이 부모님이 되줄거다.
난 날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발길질을 하지 않아"
그리고는 완전히 민의 곁에서 유키가 사라졌다.
유키가 사라진 것을 본 후에야 민은 고개를 들었고
눈에는 조금의 눈물을 머금은 체로 유키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당신이 찾아야 할 거 아니야..
당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
당신은 알고 있어?
당신같은 선생을 바랬던 우리반들을?
.... 조금의 관심만 주면... 이렇게 비뚤어지지는 않을텐데..."
[#9]
"오늘 저녁은 깔끔하게 우동이나 먹을까"
유키는 학교에서 퇴근한 후
출출한 배를 느끼며 근처 분식집을 찾았다.
"혼자 먹으면 쓸쓸하겠지만 뭐..
쓸쓸하다고 고픈배를 뒤로할수야 없지"
'띠리리리링'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현란한 벨소리가 유키를 제일 처음 맞이했고
다음으로는 종업원이 다가와 유키를 맞이하며 자리를 안내했다.
"어서오세요.. 메뉴는 저기 써있으니까 보시고 벨 눌러주세요"
"네"
꽤나 깔끔한 분식집이었다.
손님이 그렇게 적은 것도 아니었고
하여튼 유키의 취향에 딱 맞는 분식집이었다.
"앞으로는 자주 애용해야겠군"
'Another day、Another night
未來はそこに 立ち止まっているけれど
Now living without your love♪'
멀찍이 적혀있는 메뉴들을 보던 유키는
잔잔하고도 슬픈 자신의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는 것을 듣고는
핸드백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유키야, 어디야?]
전화는 유키가 친오빠 처럼 생각하고 있는
동역이었다.
"음.. 배고파서 분식집 와있어"
[누구랑?]
"누구랑은 무슨 누구랑.. 혼자 와있어"
[쓸쓸하게 혼자 식사하려고?]
"나랑 같은 생각하네.. 그럼 우째?
혼자 밥 먹기 싫어서 멀리 있는 오라버니라도 불러?"
[당연히 그래야지! 어디야? 지금 갈게]
"됐네요. 학교 근처라 멀어"
[지금 니네 학교 근처야]
"엑-? 왜?"
[학교에서의 니 얼굴이나 보려고 잠깐 짬내서 왔지
근데 벌써 끝났네?]
"이봐요.. 거기는 인문계가 아니라 실업계라 6시면 끝난다고요"
유키의 말에 동역은 '하하..핫'하며 뻘쭘하게
웃더니 이내 분식집의 위치를 물었다.
"학교 정문에서 정확히 90˚방향으로 보면 골목길 하나 있지?
골목길에서 직진하다보면 큰 도로가 나오는데 그 도로 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선미분식집'이라고 크게 간판이 적혀있어
거기야"
[흠... 직각?.... 아 저기 골목길 있다]
"얼른와"
[응]
동역과의 통화를 끝내고 유키는 벨을 눌러 주문을 할까 생각했지만
동역의 의견도 중시를 해줘야 할 것 같아서
동역이 올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띠리리리링'
잠시후 누군가를 맞이하는 벨소리가 들렸고
유키는 동역이 왔나보다 하고 문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벨소리가 맞이한 주인공은 동역이 아닌 낯설지만 알고있는 얼굴이었다.
"저 왔어요"
'저 얼굴.. 어디서 봤더라?
분명히 어디서 봤는데... 어디서.. 봤지?'
낯설지만 자신은 이미 알고있는 얼굴
분명 어디선가 봤다.
"아 루인이 왔구나"
종업원이 남자를 부르는 이름을 듣고
유키는 비로소 그 얼굴이 누군지 알수 있었다.
'그렇군 반루인이었어
그 녀석들이 본 곳이 여긴가보군
여기가 저 녀석이 일하는 아르바이트 장소인가?'
루인의 등장이 있은지 얼마되지 않아
또다시 벨소리가 울림에 따라 동역이 등장했다.
"아 여기야"
유키가 한 손을 들어 동역을 리드했고
동역은 유키를 보더니 활짝 웃으며 유키가 앉아있는 자리의
정면에 앉았다.
"저녁 식사는 했어?"
"아니 안했어"
"잘됐네. 같이 먹자.. 오빠 뭐 먹을래?"
"넌?"
"난 우동"
"그럼 나도 우동으로 하지 뭐"
"그래- 오빠 벨 눌러"
"내가?"
"응"
"너도 보스랑 똑같아서 잡일은 다 시키는구나"
"이게 어째서 잡일이야? 먹기위해서 하는 손운동인데"
유키의 말에 동역이 말없이 피식 웃으며 벨을 눌렀다.
벨을 누름에 따라 루인이 서빙을 보러 유키의 자리로 왔다.
"주문 하시겠습니까?"
"... 고등학생 이신가요?"
갑작스런 유키의 발설
루인은 살짝 동요하는 듯 하나 이내 대답했다.
"지금 대시하는건가요?"
".. 그렇다면 그렇게 받아들일수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난 고삐리는 별로라서"
"초면에 나이를 묻다니 예의없는 숙녀분이시네요"
유키는 루인의 대처에 살짝 놀랐다.
'뭐야 이 녀석.. 자기 감정을 억제하고 있잖아?
사회에서 많이 놀아본건가?
수준급이군..'
"대답해줘요- 고등학생이세요?"
"지금은 아무리 예쁜 숙녀분이라도 누구와 사귈 마음없으니 그렇다고 해두죠"
루인은 우동두개의 주문을 받고 유키의 자리에서 벗어났다.
유키는 루인의 일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힐끔 힐끔 쳐다보았다.
"왜 자꾸 쳐다보는건데?"
"반루인... 저 애.. 내 학생이거든"
[#10]
"니 학생이라고?"
"응"
"위험한걸...."
"뭐가?"
"저 애 얼굴 어딘가 알고있는 얼굴인가 싶더니
생각해보니까 우리 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앤데"
"뭐라고?!!!!!"
유키는 동역의 말에 놀라서는 마시고 있던 물을
동역의 얼굴에 정확히 내뿜으며 고함을 질렀다.
동역의 얼굴에 정확히 물을 뱉었는데도 미안한 마음이 전혀 들지 않은 것 같은것이
유키는 꽤나 놀란 듯 싶었다.
"유키야 아무리 놀라도 얼굴에 정면으로 뿜는건 너무했다"
"방금한 말 무슨말이야!!!"
동역은 물수건으로 자신의 얼굴을 닦으며 말했다.
"말 그대로야 반루인이라는 저 애
우리 나이트에서 '루비'라는 닉으로 삐끼하고 있는 애야"
"어떻게? 우리는 미성년자 안받잖아!!!"
"지금 나도 그게 놀라워"
"... 신분 검사는 철저히 하고 받아들인거야?"
"글쎄 그건 내 전문이 아니라서 말이야"
"썩을... 지금 난 대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거나 마찬가지야"
"무슨?"
"내 제자가 나이트 삐끼로 일하고 있는데 그걸 모르고 말리지도 않고
더해서는 내가 운영하고 있는 나이트에 삐끼로 두다니
미쳤어!! 미쳤어!!"
주먹을 쥐고는 강하게 머리를 내리치며 자해를 하는 유키
동역은 그런 유키를 보며 유키의 주먹을 확 잡아버리며
유키를 말렸다.
"당장 잘라야 돼"
"그래야지"
"도대체 어떻게 들어간거지?"
"직원담당을 하고있는 녀석중 하나가 게으름 피운거겠지"
"가만 안두겠어. 지금 당장 집합시켜"
"지금?"
"응. 지금 당장..."
유키의 눈이 조금씩 붉어지는 것을 본 동역은
서둘러 핸드폰으로 연락을 취하며 동료들에게 집합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 * *
"오셨습니까!!!"
유키의 등장을 본 동료들이 허리를 직각으로 굽히며
유키에게 인사를 했고 유키는 손을들어서 아래로 내렸다.
고개를 들으라는 그들만의 제스쳐였다.
"나이트 직원담당 다 나와"
유키의 말에 나이트 직원을 뽑는 담당들은
유키의 앞에 나열했다.
"동역 그 애 구역이 이쪽이니까 A 맞지?
"네"
모두의 앞에서는 동역을 절대 '오빠'라고 부르지 않는 유키
모두의 앞에서는 유키를 절대 '유키'라고 부르지 않는 동역
이런 행동은 그들의 직업에서 비롯된 행동들이다.
동역은 유키를 유키라고 부르지 않는것과 동시에
반말은 일체 삼가했다.
"A구역 나와"
자신이 잘못했는지 잘못하지 않았는지도 몰라하는
한 사내가 유키의 앞으로 더 나왔고
유키는 그의 얼굴을 응시함과 동시에 주먹을 날렸다.
'퍽!!!!!!!!!!!!'
"니가 내 이름에 얼마나 진한 먹칠을 했는줄 아냐?"
"?"
"모르면 모르는체로 있어
하지만 명심해라
넌 오늘 내 가슴속에서 평생 잊혀지지 못할 일을 내게 들켰다.
넌 내 이름에 세상에서 제일 진할 먹칠을 했다.
니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음으로써 내이름은 검게 물들었다.
내가 한 다짐은 일부가 날라간거야"
유키는 주위 동료들을 한번씩 훑어보면서
고함지르듯 크게 말했다.
"오늘 제대로 못박아둔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자신없는 사람들은 지금 이 자리에서 당장 관둬라
하지 못하겠다는 사람, 붙잡을 만큼 난 무능력한 사람이 아니야
너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한 건물을 좌우하는 큰 일일수도 있어
그렇게 큰 일에는 반드시 책임도 따르지
커다란 책임을 물고 싶지 않다면 지금 너희들이 하는 일에
최대한의 노력을 들이는 것이 최대의 방법이다.
그게 자신 없는 사람은 지금 당장 관둬.."
"..."
유키의 경고에도 그 누구도 관두겠다는 사람들은 나오지 않았다.
유키는 다시한번 동료들을 훑어본 후에 마지막 발언을 했다.
"아무도 없지?
그렇다면 확실히 해둬라
다시는 오늘같이 내 이름에 먹칠해서 이렇게 집합되는 일따위는 없게해라
그리고 너희들에게 한가지 과제를 주겠다."
"..."
"지금 당장 자신들이 맡고있는 나이트로 가서
직원들중 미성년자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한 후
만약 미성년자가 있다면 확실히 잘라서 나에게 보고하도록"
"네!!!!!!!"
"가봐도 좋다"
하나둘씩 집합장소에서 사람들이 빠졌다.
유키에게 한 대 맞은 루인을 관리하는 한 사내만 제외하고 말이다.
"너도 가봐라"
"죄송합니다."
"사과할 필요는 없어"
"그..그래도.."
"오늘일은 여기서 끝낸다.
하지만 다시한번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가차없이 용서고 뭐고 없어"
"네!!! 알겠습니다!!!!!!!"
"가봐"
"네!!!"
[#11]
"그나저나 오빠"
"응?"
"오빠 얼굴 혹시 그 녀석에게 들켰어?"
"내 얼굴?"
"응"
"아니 안들켰을거야..
나이트에 얼굴 비춘적도 얼마없고
나이트에 가도 어두운쪽에 있었으니"
"안들켰기를 간절히 바랄께"
유키는 아까부터 조금 풀이 죽어있었다.
선생님으로써의 직업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녀의 잘못이 아닌데도,
그녀는 분명 몰랐을텐데도 그녀는 최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유키 오빠랑 술 한잔 할래?"
"술?"
"응"
"그럴까?"
오늘 만큼은 취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 유키는
쉽게 동역의 제안을 승낙했고, 그들의 걸음은 곧 술집에 멈췄다.
"버드와이저 2병"
"버드와이저 독한데 괜찮겠어?"
"지금 기분으로는 통째로 들이켜도 안 취하겠어"
술이 나오자 마자 유키는 병을 집어들고는 단숨에 들이켰다.
그 모습을 본 동역은 유키를 말렸지만
유키는 동역을 거부하며 열심히 술을 들이켰다.
"뭐야.. 벌써 끝이야?"
"유키야 너 순식간에 그 독한거 한 병을 다 들이켰어"
"너무 쉽게 끝이잖아 한병 더"
유키의 주문에 따라 유키의 앞에는 버드와이저 한명이 놓였고
유키는 또다시 병을 집어들고는 단숨에 들이켰다.
"빨리마시면 그만큼 빨리 취해!
너 술도 잘 못하잖아!"
"잔소리 그만하시고 마시기나 하세요- 주동역씨"
"난 마시겠는데 넌 그만 마셔라"
"오늘은 아무리 마셔도 안취한다니깐"
말은 그렇게 했어도 단숨에 독한 술 2병을 들이킨 유키의 얼굴은
점점 취기에 올라 붉어지고 있었다.
* * *
"끅.."
자그만치 버드와이저 5병을 들이킨 유키는
몸을 주체할수 없을만큼 취했고
1병도 체 마시지 않아 정신이 멀쩡한 동역은 그런 유키를 부축하며
술집에 나왔다.
"너 엄청 취했어"
"끅.. 안..취했어"
"니 얼굴 사진으로 찍어놓고 내일 보여주고 싶다"
"끅.. 뭐라고?"
"... 귀엽네.."
"응?"
취해서 동역의 말이 흐릿흐릿 하게 들려오는 유키
동역은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하며 유키의 머리칼을 만졌다.
"이것 놔!!!!"
"이 자식이, 어른한테 대들어?
야 이 새끼야!!!
니가 먼저 쳤으니까 사과를 해야할거 아니야"
"당신이 먼저 치고 간건데 내가 왜 사과를 해!!!!"
"이 자식 봐라?"
"이것 놔!!"
'퍽-'
덩치큰 사내에서 무자비하게 대들다가 결국은 얻어터지는 한 소년
큰 소리가 나서 그 쪽을 바라본 유키의 눈에 들어온 소년은 익숙한 얼굴이었다.
"엇? 아까 그 녀석이네?"
유키가 응시하는 곳을 덩달아 응시하던 동역의 입에서
소년을 아는듯한 말투가 흘러나왔고,
유키는 소년이 누군지 직감으로 알수있었다.
"반루인?"
취할대로 취해있던 유키가 앉아있던 몸을 일으켰다.
분명 취한것이 틀림없는데 맞고있는 사람이 자신의 제자라고 생각하니
취기는 온대간대 없고 정신은 멀쩡했다.
"야! 유키야 어디가!!"
"내 제자 구하러"
"싸움 잘하는 너로 들켜도 돼?"
"더러운 내 성질.. 아무리해도 감출수 없듯
싸움도 어쩔수 없어 가벼운 호신술 알고있다고 둘러대지 뭐"
유키는 현장으로 뛰어들었고
그런 유키를 보며 동역은 중얼거리며 말했다.
"정말 선생님이 되고싶었긴 한가보군
잔뜩 취했는데도 정신이 확 들정도로 말이야"
유키는 무자비하게 루인을 때리던 인상 더러운 남자의 손을 잡아서
더이상 루인을 때리지 못하게 막았다.
"뭐야!! 넌!!!!"
"내가 찜해놓은 아이 아프게 하지마"
"뭐?"
"이 녀석은 내 소유야...
이 녀석 아프게 하지 말라고"
"뭐라는거야 이 미친년이..."
남자는 유키의 얼굴을 쳐다보았고
곧 남자의 얼굴은 붉어졌다.
"오- 얼굴.. 이쁜데?
정신은 미치더라도 몸은 쓸만하겠어"
"변태같은 말을 잘도 나불대는군"
"어때 오빠랑 저기- 들어가서 소리 질러볼까?"
남자가 가르치고 있는 곳은 '모텔'이었다.
유키는 남자를 향해 '쯧쯧쯧'하더니 있는 힘껏 남자의 손을 잡았다.
'우드드득'
뼈가 맞물리는 소리가 유키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아예 이 손을 못쓰게 만들어주지"
"미친년아!! 이 손 안놔?"
"니가 언제까지 날향해 미친년이라고 하는지 한번 보자"
유키는 더욱 세게 남자의 손을 잡았고
남자는 못참겠다는 듯 '그만!!!'이라고 외쳤다.
"한번더 날 불러봐"
"죄..죄송합니다.."
"...그딴식으로 함부러 얘기하면 다음엔 죽여버릴줄 알아
당장 꺼져!!!"
유키가 손을 놔주자 마자 남자는 삼십육계줄행랑을 쳤다.
유키는 쓰러져 있는 루인을 일으켰다.
"으..윽..."
"병신같이 얻어터져서는"
"당신은..아까..."
"야 너 반루인이지?"
"내 이름을.. 어떻게..?"
"난 너에관한거면 이제 거이 다 뚫었어
너 말이야"
"..."
"내일은 꼭 학교에 나와라"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 무서운 여선생과 반항심 학생들 ※[#6-11]
꼬천
추천 0
조회 434
06.02.18 15:3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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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재미있네요,ㅎㅎ
고쿠센2랑똑같아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