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인연을 맺은지 20여년이 넘었다. 아니 학교를 마치고 군대 전역을 한 다음 직장 생활을 술 제조회사에서 시작 했으니
술과 인연을 맺은지 30여년이 넘었다. 사실 술 회사에 근무를 해서 남들은 술을 아주 잘 하리라 생각하겠지만 나는 술 마시는 일은
별로 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술과 인연을 맺어 지금것 직장 생활을 하고 있으니 사람의 운명은 잘하는것 하고 직업은 별개의 것인가 보다.
지금 부터 연재할 와인에 대한 이애기는 몇 년 전 어느 신문에 게재했던 내용을 첨삭해서 우리 산악회 회원들의 와인에 대한 상식을 넓혀 주기위해서 게재할 것이다.(몇 년 전의 내용이다 보니 시차에 의한 약간의 차이는 양해 바랍니다) 혹 읽으시다 와인에 대한 궁금증이나 의문난 사항이 있을시는 쪽지나 메일 sukim0624@hanmail.net로 연락 주시면 성실히 답 해 올리겠습니다.
와인 이야기
요즘, 와인 시대다. 와인 저장고인 와인 셀러가 몇 십, 백만 원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으며, 고급 가전에서 와인컬러는 기본이고, 얼마 전 삼성전자에서 런칭한 ‘보르도(프랑스의 와인산지)TV’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와인 셀러가 잘 팔리고 있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와인을 그 만큼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와인을 형상화한 TV는 현재 와인의 파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 와인은 ‘마시는 와인’을 넘어서 하나의 이미지로써 활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렇게 보면 와인은 ‘마시는 와인’ 이외의 거대한 무언가를 내포하고 있는 것만 같아 그저 한없이 어렵기만 한 것 같다.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두 가지다. 예스 혹은 노. 와인을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와인은 정복해야 할 ‘거대한 산’이겠지만, 와인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와인은 그저 일상을 향기롭게 하는 ‘한 잔의 방울방울’이기 때문에.
와인 초보자들이 와인을 쉽게 접하기는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다. 음악에 비유하면 와인은 마치 클래식 음악과 같아서 체계가 복잡하고 종류도 너무 많아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에 초보자가 수백 종의 와인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와인을 정확하게 골라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와인에 대한 관심들은 많지만,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멀게 느껴진다고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딱히 쉽고 재미나며 체계적으로 정리한 자료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특히 관련서적을 뒤적여봐도 너무 어렵게 느껴지거나 복잡하기만 해서 잘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러한 독자들을 위해 쉽고 가볍게 와인을 알아 갈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하니 편안한 마음으로 가벼이 와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으면 한다.
초보자가 와인에 관해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바로 '와인의 종류'이다. 지구상에는 50억의 인구가 있지만 외견상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으로 나눌 수 있듯이(물론 인종 차별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와인도 외견상으로 세가지 종류로 구분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레드와인, 즉 적포도주다. 보통 '와인'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것이 적포도주인 것처럼 레드와인은 포도주의 대명사로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화이트 와인이다. 청포도로 담그기 때문에 빛깔이 붉지 않고 백색에 가까울 정도로 밝다. 그래서 백포도주라고도 하지만 대부분은 밝은 레몬 색이나 노란색이 대부분이며 숙성 차이에 따라서는 조금 더 짙은 빛을 띄는 경우도 있다. 세 번째는 '로제 와인'이다. 와인숍에 가면 핑크 빛 와인을 찾을 수 있을 텐데 빛깔이 장밋빛과 같다고 하여서 로제 와인이라고 부른다. 빛깔이 예쁘고 달콤해서 와인을 자주 접하지 않는 이들도 쉽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 많다. 일단 레드, 화이트, 로제로 구분되는 이 세가지 종류를 알았으면 와인의 종류에 대해 반 이상 알았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이 구분은 중요하다. 이처럼 와인이 빛깔로 구분되는 이유는 포도 품종과 양조 방식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다음 시간을 통하여 더욱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외견으로 구분되는 와인의 종류를 알아봤으니 이제는 스타일로 구분해보자. 와인은 당도의 차이에 따라 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 달콤한 스위트 와인과 달지 않은 드라이 와인이 그것이다. 스위트한 와인 중 화이트 와인은 드라이한 와인에 비해 종류나 생산량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디저트용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특히 초보자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스위트 와인은 발효할 때 당분을 남겨두어 달콤함을 유지시키는 방식으로 양조하는데 이런 경우 알코올 도수가 낮은 와인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일부에는 늦게 수확하는 방식을 이용하여 알코올 도수가 높으면서도 당도가 높은 와인을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이 와인들은 그 양이 적어 귀한 와인으로 취급된다. 스파클링 와인은 탄산이 함유된 와인으로 대개는 '샴페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런데 샴페인은 ‘샹파뉴’의 미국식 발음으로 프랑스의 '샹파뉴' 지역에서만 만들어지는 발포성 와인만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일반적으로 탄산이 함유된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으로 부르는 것이 옳다 것을 알아두면 유용하다. 스파클링 와인도 달콤한 것부터 떫은 것까지 종류가 다양한데, 구입시에 반드시 점원에게 '달콤한지’ '드라이한지’ 밝히고 스파클링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하면 보다 좋은 와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레드와인의 경우에는 떫고 쓴 드라이 스타일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미국과 이태리, 칠레의 일부에서 스위트한 레드와인도 만들고 있다. 일단 초보자에게는 스위트한 레드와인을 권하고 싶지만, 식사 전에 사탕을 먹지 않는 것처럼 단맛이 강한 와인을 식사전이나 식사 중에 마시면 입맛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스위트한 레드와인에는 브랜디나 위스키 등의 증류주를 첨가해 새로운 종류의 와인을 탄생시켰는데, 이러한 와인을 '주정강화'와인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스위트 레드와인의 알코올 도수가 8~12도 사이인데 반해, 주정강화 와인은 18~22도 사이의 높은 알코올 도수를 지닌다. 도수가 높은 술은 쉽게 변질되지 않기 때문에 와인의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는데 포르투갈에서 만드는 '포트와인'을 비롯해 '마데이라', '마르샬라' 등이 유명하다. 이와 같은 주정강화와인들은 대개의 경우 짙은 붉은색을 띄고 있어 레드와인으로 분류 할 수 있으며 빛깔로 봐서는 일반적인 레드와인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다음주에는 와인의 대표 산지에 속하는 프랑스와인에 대해 알아보도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