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신축)년 8월의 마지막 일요일
종일 궂은 날이 될거라는 일기 예보를
믿고서 아침 시간을 흐지부지 다 보내고
11시가 다 되어서 자전거 타고 나가
중랑천을 따라 한강에 나가서 강 북쪽 뚝을 따라 난 길로 18km 쯤 달려가서 암사선사 유적지에 가서 원시인(신석기인) 친구를 만나고 왔습니다
친구왔다고 냇가에 나가 갖 잡아올린
이름모를 생선을 구워줘서 주식인 생선을 안주삼아 동네 슈퍼에서 사간 막걸리를 사이좋게 나누어 마셨습니다
부부 사이에 아이가 셋인데 하나는
젖먹이 갖난 이이고 둘은 너댓살과
일고여덞살쯤 먹었는데 새우깡 이랑
추억의 건빵을주니 주식인 생선구이
보다도 맜있게 잘도 먹내요
저녁에는 이웃집 사내들이 사냥에
성공했다고 큼직한 멧돼지를 메고와서
강변에 떠내려와 쌓인 나뭇가지들로
황덕불을 피워놓고 통돼지 바베큐를
해서 먹었습니다
돌도끼로 두들겨 패고 돌칼로 짖이겨가며 잘라 먹는 바베큐 맞이 소금기가 없어 싱겁기는 해도 단백하고 얼마나 맞있던지 인근 동네 슈퍼로 달려나와 페트병 소주를 사다가 어른아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다같이 칡잎파리 꼬깔을 만들어 나누어 마셨습니다
어쩌다가 순박한 원시 마을을 뒤죽박죽
혼란하게 하는 나쁜 주인공이 되었내요
얼굴이 벌겆게 달아오른 친구가
찐구깡 자꾸까라 (친구야 자구가라)
하루 묵어가기를 권했지만 날도덮고
씻는거야 또랑에서 몸담갔다가
나오면 되겠지만 잠자리는 땅바닥에
눕거나 낙엽깔고 앉아 나무기둥에 기대서 쪽잠을 자야하니 아무래도 불편할거 같아 다음에 다시오마 약속하고 뿌리치고 그냥왔습니다
가는길에는 잠실대교를 건넜는대
올때는 평소에는 2호선 전철을 타지
않으면 전혀 건너본일이 없는 잠실철교를 건너서 왔습니다
지난주 한강 여행이 아픈다리 끌고 하기에는 무리였다 싶어 이번에는 친구의 집 만을 왕복했더니 그동안 아픈 다리 상처가 아문탓도 있겠지만 훨씬 개운하고
무리가 없내요
중랑천변에는 구청에서 운영하는
주말농장에 김장배추심는 행사에
사람들이 많이도 나왔내요
어릴때 비탈진 밭에 한뻠쯤되는
평탄한 곳을 골라 8월 중순쯤이면
푹썩은 외양간 두엄을 내고 밭갈아
일구고 고랑을 내서 배추 씨앗도
뿌리고 무우씨도 심던 기억이 새롭내요
이맘때 화전민들이 떠난 잡초 무성한
밭을 갈아업고 풀뿌리 거두어 내고
메밀 씨앗을 뿌리며 금새 싹이나고
꽃이피어 11월이면 추수를 하던
기억도 납니다